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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그리스도인이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한국 교회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24 10:30 의견 0

중고등학교 시절, 신앙적인 방황이 있었다. 성경을 읽다가 처음으로 의심했고, 그 의심은 하나님에 대한 회의(懷疑)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재수 시절 영적 체험, 즉 ‘성령 세례’를 받고 평생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로 작심했다. 이후 대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청년 사역자의 길을 걸었고, 지금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적어도 스스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대부분을 교인으로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예정이다. 신앙인으로 나이를 먹고, 신앙의 연륜을 쌓아서 성숙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연륜이 쌓였다고 해서 신앙이 성숙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개인적인 신앙의 연륜과 성숙 관계가 한국 교회의 역사와 그 성숙의 관계와 비슷하다.

교회의 역사의 여정이 길어질수록 교회가 성숙(발전) 한다면 좋을 텐데,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성숙하지 못하면 교회에 다니는 개인의 신앙적 성숙에도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도들을 볼 때 그들의 열성적인 종교활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교회가 발전하지 못하면, 성도들 역시 발전하지 못하고, 고루해질 수 있다. 그리고 고루함은 개인의 발전을 저해하고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정체시킬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 됐다’라는 말은 교회를 오래 다녔으나 신앙적인 성숙과 발전은 정체한 상황을 말한다. 그리고 이런 신앙의 정체와 고착화는 많은 신앙인이 교회를 등지고, 모태 신앙으로 태어난 청소년들이 스스로 신앙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나이가 되면, 교회를 떠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신앙의 성숙과 발전을 언급하면, 당연히 ‘신앙은 보이지 않는 부분인데, 어떻게 성숙과 발전을 따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리라 생각한다.

하나님을 제외하고 누가 인간의 신앙 정도를 판단해서 따질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질문의 의도는 옳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에 대한 일반적인 의견들을 고려해 본다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기사와 응답이 많음을 근거로 제시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3대 종교와 비교했을 때 윤리적인 수준이나 선호도에서 계속해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청소년과 청년들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조부모, 부모 세대가 열심히 다니는 교회를 그 자녀들은 다니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이 어린 시절부터 보고 따랐던 조부모와 부모의 삶과 신앙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닐까

과감하게 쓴다

이 글은 4차 산업혁명과 한국 교회를 주제로 했다. 필자는 이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다양한 글을 썼다. 처음에는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로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비판하면서 해결 방법을 제언했고, 다음은 『대구의 플라뇌르(Flaneur) 대·프리·카를 말하다』(부제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구)로 필자가 현재 거주하는 대구 지역의 현실을 비판하고 그 대안을 추상적인 수준이나마 제안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필자가 평소에 소중히 여기고, 평생 믿으려 하는 기독교와 4차 산업혁명을 연결해서 과감하게 쓰려고 한다.

왜 과감한 글쓰기인가 우선, 주제가 희소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본 주제와 관련한 책을 읽지 못했다. 필자에 앞선 저자가 없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적극적인 주장에 대한 비판과 반론이 많이 등장하기 바라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쓸 것이다.

다음은 4차 산업혁명과 기독교의 관련성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하는 주장을 할 것이다. 현재 4차 산업혁명과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와의 관계는 상보적이기보다는 상충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과학기술과 종교 관계는 이해 방식에 따라 ‘서로 상보적으로 보는 부류’, ‘서로 무관하게 갈 길을 가면 된다고 여기는 부류’, ‘서로 상충한다고 보는 부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서로 상충한다고 보는 부류’의 예를 든다면, 리처드 도킨스를 대표로 하는 그룹이다. 그는 현재도 종교의 허구를 밝히려고 한다. 그들의 무기는 지속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지속적인 과학기술 발전으로 현재 종교가 제시하는 신의 존재에 대한 근거들이‘망상’이었음을 밝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는 역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과학기술의 발전과 교회 발전(성숙)이 어우러질 수 있음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에 ‘파괴적 혁신’을 제안할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교회가 기존 시스템(존속 혁신)에 머물다가 소멸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혁신해야 함을 주장할 것이다. 이 말은 한국 교회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소금과 빛’이 돼야 함을 의미한다.

이 모든 생각과 주장의 근저(根底)에는 새로운 혁명도 하나님 역사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이며, 이를 활용하는 인간에게 그 사용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적시(摘示)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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