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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NC, 계속된 악재에 성적 부진 그리고 우승 감독의 쓸쓸한 퇴장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05.14 17:53 의견 0

2022 시즌 초반 최하위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감독 경질이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NC는 5월 11일 롯데 전 직후 이동욱 감독의 경질을 전격 결정하고 언론에 이를 발표했다. 이동욱 감독은 2024시즌까지 계약이 남아있었지만, NC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이로써 이동욱 감독은 2020 시즌 팀을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역사를 이뤄내고도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NC는 2020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 제9구단에서 신흥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 창단 직후부터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빠른 시일 내 강팀 반열에 올랐던 NC였다. 초대 감독인 김경문 감독은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NC는 상위권 팀으로 만들었고 잠시 고비가 있었지만, 그의 뒤를 이은 이동욱 감독은 NC는 우승 팀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프런트와 구단은 과감한 FA 영입과 지원을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장과 프런트가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이동욱 감독인 이런 NC의 역사과 함께 하는 인물이었다.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NC가 창단한 2011년부터 수비 코치로 함께 했다. 그는 데이터 야구에 능숙하고 현대 야구 흐름을 잘 이해는 젊은 지도자로 호평을 받았다. 그렇게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가는 시점에 큰 기회가 찾아왔다.

2018 시즌 NC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김경문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시즌 중 사퇴했다. 초대 감독으로 큰 족적을 남겼고 NC를 한국시리즈에도 진출시켰던 베테랑 감독이 팀을 떠났다. 그 자리를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NC는 40대 젊은 지도자 이동욱 감독을 선택했다. 의외의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초보 감독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동욱 감독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2019 시즌 팀을 최 하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 NC는 그 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양의지를 FA로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하기도 했지만, 중심 타자 나성범의 큰 부상과 시즌 아웃이라는 악재가 함께 했다. 이동욱 감독은 이를 잘 극복하고 NC가 다시 상위권 팀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동욱 감독의 NC는 2020 시즌 시즌 초반 압도적인 전력으로 선두로 치고 나간 끝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의 저력을 이겨내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우승 후 NC 선수들은 집행검 세리머니를 하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NC의 우승은 재벌 그룹들이 주도하는 프로야구 흐름에 큰 충격이었다.

창단 초기 IT 기업의 프로야구단 운영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NC는 기존 구단 못지않은 자금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투자를 했다. 이는 연고지 창원에 현대식 신축 구장 건립으로 연결됐다. 지자체의 의지와 NC 구단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NC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마케팅으로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동욱 감독 선임도 NC라서 할 수 있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결국, NC는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프로야구 흐름을 주도하는 구단으로 우뚝 섰다. 이동욱 감독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는 계약 기간 중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의 그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런 NC의 전성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2021 시즌 NC는 예상치 못한 악재에 직면했다. 코로나 상황이 엄중한 시국에 NC 주력 선수 4명이 원정 숙소에서 심야 술판을 벌였다. 음주 자체를 비난하긴 어렵지만, 그 자리에는 외부인도 동석했다. 코로나 감염을 방지하게 위해 리그 전체가 노력하는 시점에 무책임한 일이었다. 이는 실제 감염으로 연결됐다. 그 파장을 매우 컸다. 그동안 코로나 감염을 잘 통제했던 KBO의 방역망에 구멍이 발생했고 감염 사태가 다른 구단으로 확산됐다. 이는 리그 중단으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심야 술판과 관련한 NC 구단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이었다. 사태가 발생 시 NC 구단은 이를 축소하거나 숨기려 하는 모습이었다. 언론 등에 보도되면서 사건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당 선수들은 구단의 자체 징계와 KBO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시즌 아웃됐다. NC는 졸지에 주전 선수 4명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NC는 하위권으로 성적이 곤두박질했고 반등의 가능성도 보였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디팬딩 챔피언의 추락이었다.

NC는 창단 이후 매우 혁신적인 구단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비호감 지수가 크게 오르고 말았다. 이전에 있었던 프런트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더해지며 애써 만들었던 긍정 이미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성적과 마케팅 모두를 잃은 2021 시즌이었다. 이런 NC의 주춤거림과 반대로 제10구단 KT는 투. 타의 조화 속에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내고 큰 대조를 보였다. NC가 가지고 있었던 긍정 이미지를 KT가 고스란히 가지고 간 셈이었다.

2022 시즌 NC는 절치부심했다. 지난 시즌 불가피한 상황 속에 뜻하지 않게 리빌딩이 이루어지면서 유망주 선수들의 전력화가 이루어졌고 FA 시장에서 전력 보강도 했다. 간판타자 나성범의 공백은 박건우, 손아섭이 대신했다. 30홈런 100타점의 타자 알테어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났지만, 좌타자 마티니를 영입했다. 장타력은 다소 떨어져도 스피드와 정확성, 관록이 더해진 타선을 구축했다. 여기에 든든한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에 지난 시즌 기량 발전을 보인 20대 투수 송명기와 신민혁, 베테랑 이재학 등의 선발 마운드도 짜임새가 있었다.

창단부터 팀 주축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임창민, 김진성 두 베테랑 투수들이 떠났지만, 새 마무리 이용찬을 중심으로 트레이드로 영입한 마무리 투수 출신 심창민, 전 마무리 원종현 등으로 구성된 필승 불펜진은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이런 변화를 통해 NC는 팀에 역동성과 젊음을 더하고 팀 컬러를 바꾸면서도 성적까지 함께 잡으려는 시도를 했다. 긴 부상 재활을 하고 있는 좌완 에이스 구창모의 복귀 가능성도 이러한 NC 자신감의 또 다른 원천이었다. 하지만 NC는 시즌 초반부터 흔들렸다. 중심 타자 겸 포수 양의지가 코로나 감염증으로 제 컨디션을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다.

마침 NC는 불펜진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 영입한 심창민의 반대 급부로 주전급 백업 포수 김태군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막상 양의지가 시즌 초반 문제가 발생하자 그의 공백이 커 보였다. 문제는 그런 김태군을 주고 영입한 심창민이 부진한 투구를 거듭하며 필승 불펜진의 한 축으로 자리하기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NC 다이노스

트레이드의 득실 계산 이전에 NC는 초반부터 투. 타 조화가 무너졌다. 특히, 마운드가 애초 구상과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루친스키, 파슨스 두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했지만, 3선발 투수 이후가 문제였다. 선발 투수의 불안과 함께 불펜진도 흔들렸다. 마운드의 불안은 팀 방어율 최 하위의 결과로 이어졌다. 투고 타저의 흐름이 대세인 올 시즌임에도 NC 마운드는 그 효과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NC가 지난 시즌 후 방출한 임창민이 두산에서 김진성이 LG에서 필승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NC의 속을 더 쓰리게 했다.

마운드의 불안은 타선이 힘을 내며 메워야 했지만, NC는 이마저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건우, 손아섭 영입의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두 선수는 분명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장타력에 아쉬움이 가지고 있다. 즉, 팀 분위기를 반등 시킬 임팩트가 부족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장타력이 필요했지만, 박건우와 손아섭은 그런 유형의 타자는 아니었다. 양의지는 여전히 타격감 회복이 더디기만 하고 외국인 타자 마티니도 장타를 앞세운 폭발적인 타격을 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홈런 타자의 부재는 팀 공격 생산력을 떨어뜨렸다. 잘 던지지 못하고 잘 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여기에 내야진의 수비마저 흔들리면서 NC는 패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시즌 개막전에서 SSG 에이스 폰트에 비공인 퍼퍽트 경기 수모를 당하고 연장전에서 팀 노히트 패배를 당한게 올 시즌 NC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위기를 타개할 리더십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동욱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이 아쉬웠다. 이동욱 감독은 전력이 잘 갖추어진 상태에서 이를 잘 조합하고 관리해 최고의 성과를 내긴 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를 내밀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같이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해 분위기를 바꾸거나 하는 등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았다. 출전 정지 징계가 끝난 선수들이 복귀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동욱 감독은 기존 선수들의 클래스를 믿고 이들의 회복을 기대했지만, 회복은 더디기만 했고 성적 회복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팀당 30경기를 넘게 치른 시점에 NC는 최하위로 밀렸다. 5월 11일 기준 NC는 유일하게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팀으로 남았다. 승률은 3할에도 미치지 못하고 한화와 함께 확실한 2약으로 분류되고 말았다. NC의 선수 구성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힘든 성적이었다.

팀 내부에 문제가 있는 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1군 코치들이 경기 후 심야 시간 술자리를 가지다 발생한 폭행 사건이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선수들의 심야 술판 사태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코치들이 말 그대로 사고를 치면서 NC 구단 이미지를 한 번 더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NC는 사건에 연루된 2명의 코치를 즉각 해임했다. 하지만 연이은 악재는 팀 분위기에 분명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NC 팬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성적 부진에 코치들의 일탈까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지난해 NC는 심야 술판 사건과 관련해 구단 대표와 단장이 사임을 했었다. 이동욱 감독은 책임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스스로 자체 출전 정지 징계를 하기도 하며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접적인 책임을 벗어날 수 없었다.

올 시즌 NC의 부진이 감독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무리가 있지만, NC는 시즌 전 성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상당한 투자를 했고 선수 구성 역시 상위권 팀에 밀리지 않았다. NC의 애초 구상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의 복귀 시점에 치고 올라가는 것이었겠지만, 그 구상은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단기간에 팀 분위기를 상승 전환하기 쉽기 않은 상황이다.

NC 구단은 감독 경질의 카드를 꺼냈다. NC는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 느꼈고 이동욱 감독은 구단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감독이라는 명예를 뒤로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여러 복합적인 변수가 있었지만, 우승 감독의 쓸쓸한 퇴장이 아닐 수 없다.

승리 세리머니

이동욱 감독은 전격 경질되면서 NC 감독으로서의 소회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보통 감독을 경질하면 사퇴 형식을 갖추기도 하지만, NC는 경질을 명확히 했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함을 스스로 인정했고 선수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해 술판 파동 당시 초기 대응 미흡은 온정주의가 한 원인이었다. 이는 앞으로 NC에 구단에 지워지지 않는 멍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이동욱 감독은 책임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NC는 강인권 수석 코치를 대행으로 임명해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시즌 중 신임 감독이 올 수도 있지만, 선택에는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감독 대행 체제에서 팀 분위기를 추스르려 하겠지만, 강인권 대해 역시 현재 NC의 상황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감독과 수석 코치는 통상 공동 운명체로 묶이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강인권 대행으로서는 분명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현재 NC의 상황을 반전시킨다면 차기 감독으로 유력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의 운명 또한 정해져 있다 할 수 있다.

NC로서는 남은 전반기 긍정 변화가 절실하다. 선수 구성만 본다면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다. 외국인 원투 펀치가 건재하고 마무리 이용찬도 여전히 위력적이다. 다만, 그들과 보조를 맞출 투수진이 지금의 부진을 벗어나야 했다. 그럴만한 역량을 가진 투수들도 많다.

당장은 흔들리는 마운드는 다시 세우는 게 우선이다. 야수진은 기존 주력 선수들이 모두 전력에 가세한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 강력한 타선의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회복의 시간이 길어진다면 올 시즌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빠른 시간 내 승패 마진을 줄여야 한다. 확실한 건 3할도 안 되는 승률은 NC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라는 점이다.

NC의 모습은 올라가는 건 매우 어렵고 힘들어도 내려오는 건 한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스포츠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추락의 시작은 내부에서 시작하는게 보통이다. NC도 그랬다. NC는 이제 바닥에서 오르기 위한 힘든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동욱 감독의 전격 경질이 침체한 NC를 되살릴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난맥상을 더 부추기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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