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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 한화의 신임 감독 돌고 돌아 다시 관록의 리더십으로?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4.06.03 12:39 | 최종 수정 2024.06.04 17:28 의견 0

시즌 중 감독 교체를 단행한 한화의 차기 감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과거 두산과 NC,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김경문 전 감독의 선임이 유력해 보인다. 한화는 감독 선임에 있어 성과가 있는 경험이 풍부한 감독을 우선순위로 했고 후보군을 압축했다. 몇몇 유력 후보군 중 김경문 감독이 선택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 감독이 된다면 그는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 중 최고령이 된다. 유일한 60대 감독이기도 하다. 최근 KBO 리그가 단장 중심의 프런트 야구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감독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이에 익숙한 감독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감독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은 점점 선택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김경문 감독 선임은 이런 추세를 거스르는 일이다. 하지만 한화는 현재 팀 방향성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상황이고 당장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팀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는 빅 네임 감독이 필요했다. 이는 프로야구단 운영에 있어 의사결정을 사실상 한다고 할 수 있는 모기업의 결정이기도 하다.


빅네임 감독으로 선회한 한화

하지만 한화는 이전에 빅네임 감독을 선임해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한화는 리그를 대표하는 김응용, 김성근 감독을 선임해 성적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은 팬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고 부임 후 특유의 혹독한 훈련과 독한 야구로 반등 가능성도 보였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그의 야구에 있어 중요한 비판점인 투수 혹사와, 베테랑 위주 선수 기용에 따른 유망주 육성 부재, 타협을 모르는 다소 독단적인 팀 운영과 전권을 원하는 스타일에 따른 프런트와의 갈등이 불거지며 시즌 중 경질당하고 말았다. 이후 한화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KBO 리그에서 보기 드문 리빌딩을 중점으로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해 팀 주력으로 자리한 성과도 있었다.

이후 한화는 리빌딩의 성과를 바탕으로 FA 선수를 적극 영입하며 성적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한화는 리빌딩에서 윈나우 기조로 변화를 분명히 했다. 이런 기대와 커진 의욕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고 그 책임인 감독에게 향했다. 2023 시즌 5월 한화의 리빌딩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수베로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그는 2시즌 동안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역할을 했고 투수들의 혹사를 지양하는 등 원칙 있는 선수단 운영을 했다.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와 경기 운영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지만, 전격적으로 계약 마지막 시즌을 다 채우지 못했다. 그의 뒤를 이어 선임된 최원호 감독은 한화에서 오랜 기간 육성 부분을 담당했고 팀 내 사정에 밝았다. 여기에 공부하는 지도자이기도 했고 스마트한 이미지에 현대 야구 흐름에 능통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윈나우를 외친 구단과 이를 감당하지 못한 전임 감독

하지만 최원호 감독의 한화는 한층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FA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해 중심 타선을 더 강화했다. 개막을 앞둔 시점에는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전격 영입하며 야구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 검증된 투구를 했던 재계약 외국인 투수 2명에 현역 메이저리거이자 리그 레전드 투수 류현진, 지난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발돋움한 문동주까지 한화의 선발 마운드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여기에 긴 육성 과정에서 완성한 다양한 불펜 투수진은 올 시즌도 큰 활약을 기대할만했다. FA 채은성과 안치홍에 국가대표 4번 타자 노시환이 이끄는 타선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제는 긴 침체를 벗아나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던 시즌이었다.

이 희망은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한화는 개막전 패배 이후 7연승 하며 선두권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 기간 한화는 투. 타가 잘 조화를 이루며 패배를 잊은 모습이었다. 류현진이 리그 적응 등 문제로 부진함이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투. 타에서 승리 주역들이 등장했다. 특히, 한화가 심사숙고해 영입한 외국이 타자 페라자는 올 시즌 최대 히트작 조짐을 보이며 중심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이런 한화의 분위기는 4월 들어 급속히 내림세로 반전됐다. 선발 마운드가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붕괴 조짐을 보였도 불펜진 역시 지난 시즌의 단단함이 사라졌다. 그 사이 잠재된 불안 요소였던 수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타선도 페라자 홀로 고군분투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팀 장점이 사라진 한화는 이전에 알던 하위권 팀으로 되돌아갔다.

한화는 이를 극복할 모멘텀을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급 추락한 성적에도 홈구장을 가득 메우며 응원을 보냈던 한화팬들 사이에서 서서히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최원호 감독은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일부 경기에서 그의 경기 운영에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최원호 감독에게는 그의 커리어에서 매우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그는 한화에서 감독 대행을 역임하긴 했지만, 육성에 특화된 인물이었고 성적을 내야 하는 시즌은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 도중 감독직에 오른 그는 올 시즌이 그의 감독 커리어의 첫 시즌이나 다름없었다. 그에게 구단의 막대한 지원은 분명 큰 힘이 될 수 있었지만, 성적에 대한 압박을 피할 수 없었다. 일부 보도에서 최원호 감독은 팀이 깊은 부진에 빠진 4월부터 사의를 표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감독이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나오긴 힘들었다. 하지만 한화는 5월 중순에 이르러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다. 투.타에서 주력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경기력도 회복됐다. 최하위로 밀렸던 팀 성적도 다시 반등했다. 이 시점에 한화는 최원호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어떻게 보면 예정된 일이었지만, 그 시점이 다소 의외였다.

윈나우 기조 이어갈 베테랑 감독

최원호 감독의 경질과 함께 한화는 신임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갔고 김경문 감독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신임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빅네임 감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었다. 그에 걸맞은 몇몇 감독들의 이름이 언론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결론은 김경문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에서 아쉽게도 우승의 커리어를 쌓지 못했지만, 팀을 강팀 반열에 올려놓은 이력이 있다. 두산에서는 팀 색깔이 된 화수분 야구의 초석을 마련했고 내부 육성과 경쟁을 통해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 이후 두산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 됐고 지금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두산에서 퇴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2011 시즌 두산은 깊은 부진에 빠져들었고 한 선수의 불미스러운 개인사가 문제가 되면서 팀 이미지가 실추됐다. 김경문 감독은 2004 시즌부터 함께 했던 두산에서 시즌 도중 물러났다. 팀 부진에 대한 책임이라고 했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이를 두고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야구에서 한발 물러서 야인이 되는 듯했지만, 얼마 안 가 신생 구단인 NC 다이노스의 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미 NC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일어났다. 두산을 강팀으로 이끌었던 두산 구단 역사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었던 감독이 사퇴 후, 그것도 시즌 도중 타 팀 감독이 되는 현실은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아쉬움에도 NC에서 김경문 감독은 능력을 발휘했다. NC를 빠르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강팀으로 올려놓았다. NC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의 역량이 크게 작용할 결과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두산 시절에는 SK와 삼성의 벽에 막혔고 NC 시절에는 그가 이끌었던 두산의 벽에 막혔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2018 시즌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시즌 도중 퇴진했다. 두산에서 그리고 NC에서 모두 시즌 도중 감독직에서 물러난 다소 아쉬운 마무리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두산과 NC에서 이룬 성과는 그를 명장 반열에 올려놓기 충분했다.

야구 역사에 남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감독의 성과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은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야구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9전 전승 우승과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는 그에 대한 호불호를 모두 뒤덮을 수 있는 업적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메달권 진입이 현실적인 목표였지만,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우승을 일궈냈다. 그 과정에서 최강의 엔트리로 나선 일본과의 2차례 경기에서 모두 극적인 승리를 하며 강한 카타르시스를 국민들이 느끼도록 했다.

특히, 올림픽 내내 부진했던 이승엽을 끝까지 4번 타자로 중용한 김경문 감독의 뚝심은 이승엽의 일본과의 4강전 극적인 역전 홈런과 쿠바와의 결승전 선제 홈런의 결과를 만들며 믿음의 야구, 뚝심의 야구를 김경문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들었다.

이렇게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낸 김경문 감독이지만, 그의 야구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불펜진 혹사 문제는 늘 따라다니는 문제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 시절 모두 불펜을 적극 활용했다. 그 속에서 필승 불펜진의 과부하가 극심했다. 성적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이는 선발 투수 육성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고 선수 수명을 단축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야구에서 투수 혹사는 팬들의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인 김성근 감독 역시 투수 혹사라는 비판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여기에 NC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상당 기간 공백기가 있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실전 경험 부재는 빠르게 변화하는 야구의 변화를 따라잡기 힘겨울 수 있다.

여기에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력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큰 흠집을 남겼다. 당시 대표팀은 최소 동메달 이상은 무난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미국과 일본전에 연달아 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고 마이너리거들이 주축인 도미니카에 역전패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 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은 선수 기용이나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을 노출했다. 길었던 실전 경험 부재와 정적인 경기 운영은 올드하다는 인식을 줬고 결과도 실망스러웠다.

도쿄 올림픽 실패 이후 야구 국가대표팀은 전임 감독제를 버리고 다시 시즌 우승 팀 감독이 야구 대표팀 감독을 겸직하는 시스템으로 회기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WBC 예선 탈락이라는 실패와 함께 다시 전임 감독제로 돌아가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도쿄 올림픽 실패와 엇갈리는 평가

이런 도쿄올림픽 실패는 김경문 감독의 가장 최근 이력으로 그에 대한 야구팬들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고령의 나이는 올드하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 물론, 김경문 감독은 2022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 연수를 하며 야구에 대한 공부를 지속하기도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그리고 김경문 감독의 성과를 잘 아는 중장년 야구팬들에게는 김경문 감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젊은 야구 팬들에게는 김경문 감독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또한, 프런트 야구가 자리를 잡아가는 현실에서 김경문 감독의 이름값이 프런트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김경문 감독이 그의 역할 비중을 이전처럼 강하게 유지하려 한다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이미 한화는 김성근 감독 시절 그런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부임 초기 전권을 가지고 팀을 운영했고 향상된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한계를 드러냈고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김경문 감독은 모기업의 결정이 크게 작용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부임 초기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성적이 부진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비난도 커질 수 있다. 올 시즌은 그가 원하는 코치진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점도 김경문 감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은 당장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화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만큼 김경문 감독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베테랑 감독들이 큰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감독 선임과 관련한 패러다임을 다양화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젊은 감독만을 선호하는 우리 프로야구의 감독 선임 흐름도 변화시킬 수 있다. 다양성의 공존과 조화는 그 자체로 리그를 보다 흥미롭게 할 수 있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프로야구 가능할까?

과거 김경문 감독이 두산과 NC를 이끌던 시절 KBO 리그는 철저히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는 김성근 감독의 SK, 매우 공격적인 특유의 노피어 야구를 추구하던 로이스터 감독의 롯데, 뚝심의 야구로 정의되는 김경문 감독의 두산 등 각 구단마다 특색 있는 야구를 하며 야구의 인기 상승을 이끌었다.

최근 야구는 모두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과학적 선수 관리, 확률 야구를 추구하며 팀별로 특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야구가 보다 많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긴 하지만, 다양성의 상실은 분명 아쉬움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그런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 물론, 기대한 성과가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다만, 단순의 과거의 영광과 이름값에만 의존한다면 베테랑 감독의 한계라는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매우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 과연 김경문 감독이 시즌 중 부임에 당장 성적이 필요한 압박감을 이겨내고 빅네임 감독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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