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프로야구] 여름 시작, 연승과 연패가 교차하는 혼돈의 순위 경쟁
칼럼니스트 지후니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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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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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의 1/3을 넘어서는 시점에 프로야구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지키고 있는 KIA를 중심으로 크지 않은 차이로 순위 경쟁이 이어지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한때 KIA는 절대 1강의 면모도 보였지만, 그 기세가 다소 꺾였고 2위 경쟁팀의 추격이 매섭다.
중위권은 매주 순위가 요동칠 정도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순위 경쟁에서 크게 멀어지는 듯 보였던 롯데, 한화, 키움 등 하위권 팀들도 충분히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3일 현재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키움과 5위권 팀들의 승차는 6경기 정도로 추격이 불가능한 차이가 아니다.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순위 경쟁이다.
이런 전망이 가능하게 하는 이유는 올 시즌 유독 연승과 연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기간에 순위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지난주에도 긴 연승과 함께 1위 KIA를 위협하던 두산이 LG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하며 4위로 순위기 밀렸고 두산과의 시리즈를 스윕 한 LG는 1위 KIA에 1.5 경기 차 2위로 올라섰다. 긴 연패로 하위권 추락까지 걱정했던 SSG는 4연승과 함께 다시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박병호 트레이드 효과로 팀 분위기를 전환한 삼성은 4연승과 함께 침체했던 팀 분위기를 되살리며 선두권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시즌 도중 감독 교체의 급변 상황에도 상승 반전 가능성을 보였던 한화는 삼성에 아픈 시리즈 스윕 패를 당하며 아쉬운 한주를 보냈다.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는 연패의 늪
그전에는 올 시즌 좀처럼 긴 연패를 당하지 않았던 KIA가 최하위였던 롯데에 시리즈를 모두 패하며 1위 자리가 크게 흔들리는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한때 선두 경쟁의 중심이었던 NC도 지난주 가까스로 8연패를 끊었지만, 시즌 초반 쌓았던 승수를 상당 부분 잃고 말았다.
이처럼 연승과 연패는 올 시즌 어느 팀도 피해 가지 못하는 현상이다. 전력의 평준화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오히려 각 팀별 전력의 불안정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선발 5인 로테이션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팀이 거의 없고 부상 악재가 팀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불펜진 불안으로 고심하는 팀도 많다.
이런 마운드의 불안은 올 시즌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타고투저의 흐름 안정적으로 시즌을 운영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그나마 그런 변수를 줄이는 팀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연패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주 8연패를 끊었던 NC는 시즌 초반 호평을 받았던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의 위력이 감소하면서 선발 마운드의 힘이 반감됐고 단단하던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지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8연패를 끊은 다음 경기에서도 NC는 중반까지 유리했던 경기 흐름이 경기 후반 불펜진의 난조로 뒤집히며 연패를 연승으로 바꾸지 못했다. 9연승으로 5월을 시작했던 두산도 5월과 6월이 교차하는 시점에 있었던 LG와의 잠실 라이벌 전을 모두 패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들과 주력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도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연승을 달렸지만, 5월이 끝나는 시점에 한계점을 노출했다.
이렇게 연승과 연패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각 팀들은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예상치 못한 연패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KIA는 5인 로테이션의 한 축이었던 좌완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 전력에서 이탈했다. 2위 LG는 교체 위기에 몰렸던 외국인 투수 2인이 각성 모드로 돌아서며 상승 반전의 계기가 됐지만,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지난 시즌과 달리 불펜진이 크게 변화하며서 안정감이 떨어지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3위 삼성은 외국인 원투 펀치가 완전히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고 원태인 이후 선발 마운드가 확실하지 않다. 두산은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 이력이 있다는 점이 향후 레이스를 불안하게 한다. 두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다시 그들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다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중위권에 자리한 SSG는 외국인 투수의 장기 부상으로 대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 상황이고 아직 불펜진이 안정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한 NC 역시 마운드 불안을 안고 있다. 순위 상승 의지가 강한 하위권 팀들도 마운드가 시즌 전 플랜과 크게 달라져있다. 이는 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모두에게 고민인 전력의 불안정성
이처럼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연패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여름을 시작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공격력이 순위 경쟁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승에 들어간 팀들은 대부분 폭발적인 공격력이 그 바탕이 됐다. 하지만 타격은 언제가 기복이 있고 장기간 지속성을 가지기 힘들다. 결국, 순위 경쟁은 마운드의 안정감을 누구 더 가져올 수 있지가 좌우할 수 있다.
승차만을 보면 분명 흥미로운 시즌이다. 이맘때면 서서히 하위권 팀들은 순위 경쟁에서 멀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올 시즌은 그렇게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상위권 팀들 역시 불안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긴 연승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하위 키움도 시즌 초반 긴 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던 기억이 있다.
앞으로 시즌에서는 누가, 보다 투. 타에서 안정을 이루고 조화를 이루며 시즌 전 플랜에 근접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수위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서는 이런 불안정성이 교차하는 리그 환경이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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