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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 롯데 중위권 도약의 열쇠, 공격 야구의 지속성 유지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4.06.18 13:52 | 최종 수정 2024.06.18 13:53 의견 0

한 여름으로 접어든 프로야구 정규 시즌은 역대 가장 뜨거운 순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6월 13일 현재 1위 KIA와 5위 SSG의 승차가 불과 4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두권 팀들도 반경기 1경기 차에 불과하다. 이제는 연승과 연패가 있다면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위권 팀들 역시 점점 중위권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한화를 시작으로 롯데, KT, 키움 모두 4할 이상의 승률이다. 6월이 되면 서서히 순위 경쟁에서 수건을 던져야 할 팀이 나오는데 보통이지만,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위 한화는 6위 NC에 1.5경기 차, 5위 SSG에 4경기 차이다. 연승 분위기만 만들면 중위권 도약이 가능하다.

특히, 올 시즌은 상. 하위권 할 것이 연승과 연패가 자주 교차하고 있다. 이는 선두권 팀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 팀들 역시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고 있다. 각 팀마다 선발 투수진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는 불펜진에 과부하를 불러오고 있다. 여름이 되면서 불펜진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타고 투저의 흐름이 맞물리면서도 페이스를 잃으면 언제든 그리고 누구든 연패에 빠질 수 있다.

이런 혼전은 하위권 팀들에게는 기회다. 상위권 팀들이 단단한 전력을 유지한다면 시즌 초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이에 매 시즌 5월까지 성적이 그대로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일이 많았다. 물론, 후반기 힘을 내며 순위를 반전시키는 KT라는 예외가 있기는 했다.

혼돈의 순위 경쟁이 기회가 되는 롯데

이 상황에서 롯데는 주목받는 팀이다. 롯데는 4월까지만 해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시리즈 7시즈 연속 진출의 성과가 있는 리그 최고 경력의 김태형 감독 영입 효과를 무색하게 하는 일이었다. 롯데는 올 시즌 이전과 다른 루틴으로 준비를 했고 시범경기 등을 통해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경기력이 기대됐다.

하지만 롯데는 개막전 후 긴 연패를 당하며 어려움이 빠졌고 이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시즌 플랜이 투. 타에서 거의 다 어긋났다. 선발 투수진은 2자리가 계속 허전했고 불펜진은 계획했던 필승 불펜진이 사실상 붕괴됐다. 신인 전미르가 셋업맨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은 롯데 불펜진의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이었다.

팀 타선도 주력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속에 힘을 잃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야수진 전반에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진한 선수들은 과감히 2군으로 내리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1군에 콜업하며 분위기를 반전했다. 여기에 유망주 투수 우강훈을 트레이드로 카드로 내주고 LG의 내야수 손호영을 영입했다. 내야진의 뎁스 부족한 하위 타선의 공격력을 보강하려는 시도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주자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한 외야수 황성빈은 그에게 찾아온 선발 출전의 기회를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황성빈은 스피디는 뛰어나지만, 야구 센스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황성빈은 공. 수. 주에서 완성도를 높이며 완벽한 주전 외야수로 올라섰다. 황성빈은 타격과 주루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팬들은 그에게 마황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황성빈의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플레이는 선수단의 사기를 높이고 상대팀을 까다롭게 했다.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스피드 있는 선수를 갈망했던 롯데에 황성빈은 부합하는 선수였다.

젊은 야수들의 급성장

이와 함께 유망주에 머물렀던 젊은 타자들의 성장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지난 시즌 롯데의 새로운 주전 외야수로 등장한 윤동희는 4월까지 타격에서 부진했지만, 5월부터 지난 시즌 그 이상의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장타 생산력이 돋보이고 있다. 황성빈과 윤동희는 어느 팀 부럽지 않은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던 고승민과 나승엽 두 군필 좌타자들이 중심 타선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두 선수는 모두 입단 당시부터 롯데 미래 타선을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고승민과 나승엽은 빠르게 군 복무를 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었다.

올 시즌 두 군필 선수들은 5월 이후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고승민은 외야는 물론이고 안치홍이 떠난 2루수 자리를 공격과 수비에서 잘 메워주고 있다. 나승엽은 주전 1루수로 고정이 되면서 플레이에 자신감을 더하고 있고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손호영이 롯데에 부족한 우타 라인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손호영은 LG 시절 두꺼운 선수층을 뚫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에 머물러 있었다. 잦은 부상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 사이 그는 30살을 넘긴 중견 선수가 됐다. 이도 저도 아닌 위치에 있던 그에게 롯데로서의 트레이드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상시 출전이 보장되면서 손호영은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우려했던 수비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임을 입증했고, 타격에서 놀라운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손호영은 3할을 크게 웃도는 타율에 최근에는 홈런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타점 생산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손호영은 중심 타선에 위치에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 됐다.

타선의 구심점 레이예스

이런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는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그는 화려하지 않지만, 뛰어난 타점 생산 능력에 스위치히터로 좌. 우 타석에서 기복 없는 타격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 내내 큰 기복이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레이예스가 4번에 고정되면서 롯데는 상. 하위 타선에 한층 무게감이 더해졌다.

상위 타선에 비해 큰 격차를 보였던 하위 타선도 전천후 내야수 박승욱이 상위 타선 못지않은 타격 능력을 보이면서 고민을 덜었다. 주전 유격수 노진혁은 여전히 타격 부진에 빠져 2군에 머물고 있지만, 박승욱이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 타율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주전 포수 유강남은 홈런 생산 능력을 보이며 쉽지 않은 타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백업 포수 손성빈도 타격에서의 약점을 서서히 극복하고 있다. 2군에서 콜업된 이정훈도 타선에 힘을 더해주는 존재가 됐다.

이를 통해 롯데 타선은 빈틈이 보이지 않은 촘촘한 타선을 구축했다. 어느 팀도 이제는 롯데 타선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시즌 초반 빠르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타선을 개편한 효과다. 무엇보다 지금 롯데 타선은 중심 타자 전준우의 부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고 주전 3루수 한동희의 입대라는 전력 누수가 있음에도 강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꺼워졌고 대체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롯데 야수진에는 부상 선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외야수 김민석과 베테랑 내야수 정훈과 김민성 등이 이 백업 역할을 하고 있다.

여전한 마운드 불안

이런 타선의 힘은 남은 시즌 롯데의 순위 경쟁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의 불안감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진은 4, 5선발 투수진에 들어가야 할 나균안과 이인복이 부진하면서 김진욱과 이민석 등 영건들이 대신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에이스 반즈도 부상이 길어지면서 한현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시즌 개막전 5인 로테이션 중 3 자리에 공백이 생긴 롯데다.

이 외에 안경 에이스 박세웅도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오직 외국인 투수 월커슨만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체 선발 투수들도 등판을 거듭할수록 한계를 노출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불펜진의 난맥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트레이드는 수준급 불펜 투수 영입을 위해 큰 반대급부가 필요하고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 상대에 득이 되는 트레이드에 응할 팀은 없다. 내부 자원으로 불펜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여러 카드들이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마운드의 불안을 타선의 힘으로 대신해야 순위 경쟁을 지속할 수 있다. 공격은 기복이 있다고 하지만, 롯데는 그런 한계도 넘어서야 한다. 올 시즌 롯데는 공격력 향상 외에 기동력 야구에서 큰 발전을 보이며 공격 옵션을 늘렸다. 롯데로서는 지금 공격력의 분위기를 오래 가져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풀타임 시즌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도 필요하고 기술적으로는 좌완 투수에 대한 약점 극복을 이뤄내야 한다. 롯데는 올 시즌 유독 좌투수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신예 투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상대 팀들은 로테이션 변화로 좌완 선발 투수를 롯데전에 보다 많은 등판 시키려는 마운드 운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약점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


롯데 타선의 분위기 결정할 수도권 원정

6월 13일 키움과의 홈경기는 최근 롯데 타선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롯데는 4 : 4로 맞서던 5회 초 불펜이 무너지며 5실점하면서 4 : 9로 리드를 허용했다. 보통이라면 경기 분위기가 상대에 완전히 넘어가는 상황이었고 시즌 초반 롯데라면 추가 실점을 더하며 패하는 경기가 됐을 가능성 크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6회 말과 7회 말 각각 7득점하는 불꽃 타격을 선보이며 18 :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런 대량 득점은 필승 불펜진 소모를 줄이는 효과도 있었고 팀 사기도 높일 수 있었다. 롯데로서는 타선이 한 점을 주면 2점을 내는 식의 공격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야 앞으로 경기에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다.

롯데는 이번 주말 LG와의 원정 3연전을 시작으로 KT, 키움으로 이어지는 긴 수도권 원정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이는 타자들의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롯데는 올 시즌 홈경기보다 원정 경기에서 공격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 타선의 진정한 모습은 어쩌면 긴 수도권 원정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롯데가 5월부터 점화된 뜨거운 공격력을 6월에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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