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아.몰.봐] 고전문학 - "파리대왕"

生글독서논술 이민우 원장의 "아는 척 하려면 몰래 봐!"

칼럼니스트 이민우 승인 2018.08.22 16:20 의견 0

파리대왕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윌리엄 골딩이 쓴 소설이죠. 이 소설에는 랄프와 피기, 잭과 로저, 사이먼과 아이들이 등장하고요. 사이먼이라는 사람이 등장하고 소, 안경, 파리대왕이라는 소재들이 등장합니다.

어느 날 핵전쟁이 일어나며 아이들이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하게 돼요. 무인도에 떨어지면서 아이들이 삶이 시작됩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랄프가 섬에서 소라를 주워들고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무인도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은 이 연주를 듣고 랄프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하죠. 그러면서 랄프는 아이들의 리더로 뽑힙니다. 부리더인 안경을 쓴 뚱뚱한 피기를 비롯해 잭과 로저, 섬 곳곳에 흩어져있던 다양한 아이들은 한데모여 섬 생활을 시작합니다.

섬에서 생활하는 무리는 크게 두 집단으로 나뉘게 됩니다. 먼저 자신들이 구출되기 위해 봉화를 하늘로 쏴서 연기가 끊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리가 있습니다. 나중에 구출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해 섬 생활에 적응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무리로 나뉩니다.

주인공 랄프는 이상주의자로 볼 수 있습니다. 랄프는 아이들이 회의를 할 때 처음에 발견했던 소라를 지니고 있어야 발언권을 주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민주적인 지도자로 그려지죠. 소설속의 소라는 민주주의의 질서를 상징하고 정통성을 입증할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불은 어디서 제공될까요 피기의 안경렌즈를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이 안경은 문명과 과학, 지식 등을 뜻합니다. 소설 속 피기는 지성인으로 보이는데, 행동을 하지 않는 지성인, 즉 관료를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잭은 열정적이고 충동적이지만 현실주의자를 상징합니다. 이후에 잭은 집행관으로 그려집니다. 권력자로서 아이들을 한명 한명씩 살인을 하는 사형집행관이 되죠.

어느 날 하늘에서 낙하산을 탄 사람이 내려오다가 나무에 걸려서 죽게 돼요. 사이먼은 이 광경을 보고 멧돼지 머리에 들끓는 파리와 같은 거다. 죽은 시체 위에 파리가 들끓는 파리대왕이다라고 진실을 이야기 합니다. 사이먼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선지자로 등장하죠. 나중에 잭과 로저 집단이 사이먼을 죽이게 되요.

왜 사이먼을 죽였을까요 이들에겐 파리대왕이라는 존재가 필요했던 거죠. 랄프 대신 자신이 리더가 되고 싶은 욕망, 그러기위해 많은 아이들을 현혹시키고자 했다 라는 겁니다. 처음에 이들은 이상주의자의 비현실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현실가운데에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중에 많은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이 욕망을 표출하죠. 이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파리대왕이라는 존재가 필요했던 거예요.

잭과 로저가 남아있는 아이들에게 막연한 공포심을 주며 자신들이 파리대왕을 다스릴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이 파리대왕은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막연한 공포심을 제공하는 대상이에요. 내재된 악마의 속성을 표현하는 소재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파리대왕입니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여기에 휩쓸리고 저기에 휩쓸리는, 생각없이 살아가는 피동적인 인간을 뜻합니다. 나중에 잭과 로저가 피기를 죽이고 랄프마저 죽이려고 쫓고 쫓던 순간, 영국 군인들이 아이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영국 군인들은 너희들 지금 전쟁놀이 하고 있느냐라는 우스갯소리를 내뱉죠. 그러면서 이 소설은 끝나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 중 어느 쪽의 말이 옳다 손을 들어주고 싶으세요 이상주의자가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비전을 향해서 계속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까 현실적이고 단기적인 이익도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랄프는 이상주의자였지만 불평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현실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야 되는 숙제를 달성한 잭과 로저에게로 리더십이 옮겨지는 것처럼 그려집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파리대왕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군림하려고 합니다. 작가는 이런 구조를 통해 계속 이런 역사가 뒤죽박죽 반복되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죠.

여러분은 어디에 속해 계십니까 그리고 무엇이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파리대왕은 어느 하나도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돌고 도는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분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소설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타인을 포용해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가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로도 나와 있지만 꼭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주옥같은 문장들을 읽으며 문학의 세계에 푹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소설을 통해 역사를 생각해보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이민우 / 마곡 生글독서논술학원장 , 세상의벗교회 목사]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