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한국 교회는 무엇을 계승하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한국 교회(21)

시사N라이프 승인 2019.06.26 15:29 의견 0

한국 교회는 자본주의 질서를 철저히 옹호했으며, 기복 신앙을 중심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국가와 더불어 성장했다. 기독교인이 아닌 대통령들도 교회 세력을 존중하고 공존을 모색해야 할 정도로 한국 기독교는 힘이 있었다. 즉, 한국 근대화 시기는 교회가 성공하는 시공간이었다.

개헌 국회부터 기독교 세력은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을 비롯해서 의원 중에는 목사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도 그 비중은 줄어들지 않은 상태다. 기독교는 정치, 교육, 복지시설 등 교회 자체를 제외하고도 여타 사회 시스템의 주요 기관을 차지했고, 이러한 든든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기에 반대 세력의 거센 저항에도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이다.

교회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초기에는 신 앞에 모든 인간의 평등함이었고, 그 후에는 생존으로 변했다가 다음에는 적개심을 바탕으로 한 반공으로, 현재는 현상 유지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성경에 근거하기보다는 권력에 근거한다.

교회는 성공한 자들의 축하연을 베풀긴 했어도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곳이 아니었다. 복지시설을 운영한다고 해서 약자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사역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재정의 규모를 생각하고 예산의 사용을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1억 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수 백억 원단위의 연간 예산을 고려하면 크다고 할 수 없다. 쉽게 말해서 ‘돌보는 척’하는 것이다. 이러한 ‘척’도 교회의 필요에 따른 이벤트거나, 전도(교회의 목적이 전도, 선교 등인데, 이 부분을 무시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전도와 선교의 방식도 직접적인 방법과 사회적인 방법 등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도 있을 텐 데, 교회는 전자를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한다)를 목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가 다니던 교회는 구제 비용으로 재정의 20%를 사용한다고 하면서 공공연하게 자랑했는데, 이 말은 대부분 교회가 이 정도 수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머지 80%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대부분 교회가 재정의 20%도 구제 활동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 많은 헌금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이러한 의문을 청년 시절부터 간직했고 궁금증을 풀고 싶었지만, 교회 내에서 해소하기는 불가능했다)

현재 한국 교회가 계승하는 것은 무엇인가 겉으로는 예수 복음을 전하고 약자 편에 서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외치고 있다고 선전한다. 그런데, 아무리 후하게 점수를 줘도 예수 복음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처음 기독교를 받아들였을 때 혁명적이었던 메시지는 당시 현실에 맞게 재해석돼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세상 돌아가는 시스템을 제대로 인지하는 목회자가 거의 없기에 현재에 맞는 발전적 재해석은 무리한 요구이다(종종 목회자들이 설교하는 경우, 무지함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 실수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를 거부하는 태도로 인해 어떤 성도도 감히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세상에 무지한 한국 교회는 석양의 태양처럼 저물어 가고 그 석양을 바라보며 과거 향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