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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교계의 동성애 논쟁

칼럼니스트 이민우 승인 2019.09.24 13:45 의견 0

교계에 동성애 논쟁이 또 시작됐다. 보고 있자니, 무지에 한탄만 나올 뿐이다. 어디서 부터 말을 해야 할지..

저명한 과학자들도 심지어 그들의 연구를 빗대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 짓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 우리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학은 이렇게 소통하려고 하는데 신앙은 이러한 겸손을 모르는 것 같다.

성경이 이해 안되도 '무조건 문자 그대로 믿어라'고 말하거나, 신은 실수하지 않으시기에 선천적 성소수자는 없다고 얘기하는 용기있는(?) 신앙인들이 꽤 많다. 그들은 과학은 아직 밝히지 못했기에 가능성 을 열어두는데, 신앙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고 해서 신념하려 하는가? 이게 정말 참 문제이다. 어떻게 이해를 시켜야 할까?

경험상 난 선천적 동성애자가 있다고 믿는다. 누구는 그건 "하나님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창조의 질서에 어긋난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선천적 동성애자가 존재하더라도 하나님을 실수하시는 분으로 보지 않으며 창조의 질서가 유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선하신가?"의 신정론은 유전자적인 것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사람이 이땅에서 공동체적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로 판단되어야 한다. 과학이란 지금까지 밝힐 수 있는 영역 안에서의 증명의 수단이지, 아직 밝히지 못하는 수많은 영역은 당연히 존재한다.

왜, 선천적 성소수자들이 혐오세력으로 분류되는가? 이에 대해 참을 수가 없다. 따라서 자신의 인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사회를 향해서는 노블라인드적 표출을 통해 저항하는 것이 분명히 필요하다. 그래야 포비아 인간들도 조금은 각성하고 굳어있는 사상들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엔 성소수자들과 함께 사는 이들 중 포비아 들만이 존재하진 않는다. 두 부류가 있는데, "A: 그들을 불쌍히 여겨 고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류이고, "B: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고칠 필요가 있는가?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라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나는 B의 입장이다. 그래서 두 가지 일을 한다. 첫째로 포비아 사람들에 대항하여 성소수자 편이 되어 싸우고, 둘째는 그들을 불쌍히 여겨 '치료며 인권'을 이야기 하는 보이지 않는 갑질들과도 싸운다.

물론 그들을 위한 인권의 보장은 계속적인 저항과 행동을 통해 보편적 성장을 이루며 보호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래서 그 일에 동참하기 원한다. 그러나 나는 B의 입장이며, 그들을 치유나 인권이라는 굴레를 씌워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퀴어축제에서 벌어지는 인권표현적 퍼포먼스들에 대해 상당히 동의하면서도 그것들이 또다른 (여기서 또다른 이란, 퀴어축제 또한 반대를 하는 성소수자들) 성소수자들에 대한 구분과 사회로 부터의 낙인, 그리고 상처를 주게 될 수 있다.

내가 아는 몇몇의 성소수자들은 퀴어축제를 반대한다. 우리의 외침이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하면서도 그 퍼포먼스가 또다른 성소수자들을 외면하게 하고 사회 속에서 구별 짓게 만든다면 그건 한번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나는 그런 퍼포먼스를 지향하면서도 A들 앞에서는 반대한다. 나는 B다. 동성애자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다. 자신들의 성향대로 성숙한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면, 그것으로 창조질서에 부합될 뿐이다.

[칼럼니스트 이민우 / 세상의벗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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