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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_이야기(2)] 사라져 버린 궐 (동십자각과 서십자각)

시사-N 승인 2018.01.26 07:22 의견 0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은 궁궐을 지키는 군사가 서있는 커다란 망루입니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양 옆에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을 두었습니다.

 

경복궁 모퉁이에 있는 십자각은 ‘궁궐(宮闕)’의 ‘궐(闕)’의 의미와 관계가 있습니다. ‘궐’은 커다란 기둥이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임금님이 계시는 ‘궁(宮)’을 지키는 충성스런 군사들이 머무르며 임금님을 지키는 망루를 일컫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두 십자각 중 동십자각만 덩그러0.니 남아있습니다. 서십자각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경복궁 앞에 자리한 동십자각의 모습 <p class=(사진출처 : 경복궁 사이트)" width="394" height="273" /> 경복궁 앞에 자리한 동십자각의 모습 (사진출처 : 경복궁 사이트)

 

그것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이 허물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원래 동십자각에는 성벽으로 궁에서 이어지는 계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이라는 나라를 지우고 싶은 일본이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게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동십자각과 연결된 동쪽 성벽을 허물어 길을 만들었죠. 그래서 지금 보이는 모습의 동십자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서십자각 또한 전차가 다니는 길을 만든다고 일본이 허물어버렸습니다. 서십자각이 정확히 어떤 위치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은 동십자각 혼자 덩그러니 경복궁을 지키고 있답니다.

 

법궁과 이궁:쓰임에 따라 다른 각각의 궁궐들

 

지금은 동십자각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있어 '궁'을 지키는 망루가 외부에 독립된 건물처럼 여겨지지만, 원래 망루는 '궁'과 연결된 부속건물입니다. 또한 경복궁만 망루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궁에도 망루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궐에 간다"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궁'이라는 말보다 '궐'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라고 하지, 이는 '궁'과 '궐'의 목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궁'이 임금을 상징한다면, '궐'은 신하와 백성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궐에 간다'라는 말 속에는 "왕을 섬겨 정무를 본다, 공무를 수행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궁궐은 임금님의 통치 권력의 중심이면서도 사적인 생활공간이 공존하는 곳입니다.그 자체의 성격 및 용도에 따라 법궁, 이궁 등으로 구분합니다. 지난 1회에서 "경복궁이 조선의 법궁"이라 설명했습니다만, 원래 법궁이란 임금님이 항상 머무르는 제1의 궁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궁궐을 수리해야 하거나, 궁궐에 화재가 발생한다든가, 질병이나 전염병 등으로 임금님의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경우 궁궐을 옮겨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럴 때를 대비한 궁궐이 이궁입니다.

 

이궁이라고 해서 정궁에 비해 정사를 돌보기에 부족한 곳이 아닙니다. 법궁에 비해 그 격을 조금 낮게 가진 것 뿐입니다.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불타버리자 창덕궁이 법궁으로 사용되었으며, 이 시기에는 경희궁이 이궁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창덕궁의 규모와 형식이 경복궁에 뒤지지 않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Tip.지금의 경복궁은 예전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옛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지요. 옛 북궐도(경복궁 지도)를 찾아 그 규모와 크기를 지금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웅장했던 조선왕조의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재권 / 한누리역사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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