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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_이야기 (15)] 행복예식장

이정환 기자 승인 2018.02.02 10:17 의견 0
두 집안 어머니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예비장모는 셋째 딸과 사귀는 남자가 너무 날라리로 보인다며 평생 자기 딸을 고생시킬 놈이라고 반대를 했다. 예비시어머니는 아들이 그 전에 사귀던 은정이를 못 잊어 새로 사귄 아들의 애인이 눈에 차지 않아서 반대를 했다.

 

힘들게 양가의 어머니들이 만나는 날을 잡았다. 명동 로얄호텔이다. 예비시어머니는 기선을 제압하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나온 듯 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예비시어머니는 인사도 나누기 전에 "애들이 이미 사고를 쳤을 거 아닙니까 애도 뗐을걸요" 라고 말을 꺼낸다.

 

예비장모가 기가 죽을 줄 알았는데 벌떡 일어서더니 "야! 이년아 저런 새끼가 뭐가 좋다고 결혼을 해" 라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사연이 많은 충무로 대한극장 옆 행복예식장은 지금은 호텔로 바뀌었다. <p class=(사진 :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사연이 많은 충무로 대한극장 옆 행복예식장은 지금은 호텔로 바뀌었다. (사진 : 이정환)

여차저차 해서 힘들게 결혼식 날을 잡았다. 우리 식구들이 다니는 하월곡성당에서 혼배성사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결혼을 보름 앞두고 장모가 틀어버렸다.'왜 남자 쪽이 유리한 곳에서 결혼을 하냐'는 어이없는 이유를 대는 거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결혼식장으로 잡겠다'고 억지를 부린다.

 

결국 결혼식은 보름을 앞두고 파토가 났다.

 

나와 승민이는 중간 지점인 대한극장 옆 행복예식장을 어렵사리 잡았다. 결혼 3일을 앞두고 예비장모가 또 튼다. 그날 나는 한마디로 이빠이 술을 먹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고덕동으로 쳐들어갔다.

 

예비장모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 후 결국 3일 후에 사연 많은 결혼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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