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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3월 13~23일 미완의 연극 재료 찾는 ‘서치라이트’ 공개

김혜령 기자 승인 2018.03.06 11:59 의견 0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아직 미완성인 공연의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무대 <서치라이트(Searchwright)>를 3월 13~23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8일 동안 선보인다.

 

지난 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서치라이트>는 아이디어를 찾는 작품 리서치부터 리딩과 무대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창작의 전 단계를 수용한 공모 프로그램이다.

 

완성된 작품이 있어야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존의 공연 형식과는 달리, 미완성의 공연과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무대 언어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관객과 상호 공유하며 그 발전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했다.

 

신작을 준비하는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공모를 진행했으며 접수된 총 76편의 작품 중 최종 6편을 선정하는 한편 극장이 기획한 2편을 추가해 희곡 낭독 공연 4편, 쇼케이스 3편, 리서치 1편 등 8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발굴된 작품인 ‘7번국도’는 프로그램 첫날인 13일 관객에게 선보인다.

 

신진 이상의 안정된 필력과 구성력을 보여주는 배해률 작가가 쓴 첫 번째 장막 창작 희곡이면서 <킬링 타임>, <commercial, definitely>, <일회공연> 등을 공연한 극작가이자 연출가 구자혜가 함께한다.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낭독 공연 4편, 쇼케이스 3편, 리서치 1편 등 8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를 투영하듯 젠더 규범에 대한 특별한 두 편의 쇼케이스도 펼쳐진다.

 

14일 무대에 올라가는 ‘이러지도저러지도어데로’는 극단 골목길의 배우 김병건이 쓴 첫 희곡으로, 인권을 가장한 폭력에서 출발해 사회적 갈등에 대한 개인의 목소리와 인권, 편의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의 모순성을 드러낸다.

 

김병과 같이 극단 골목길에서 작품을 쓰고 연출해온 박근형이 극단 배우의 첫 희곡을 쇼케이스로 올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일 ‘밤이 되었습니다’는 연출자 김지은이 거리 곳곳에서 선보였던 기존 작업 <젠더 트렌지션(Gender Transition)>을 발전시켜 극장 버전의 새로운 작업을 시도한다.

 

마피아 게임의 형식을 빌어 페미사이드(femicide)가 이루어지는 현 사회에 질문을 던지면서 특정 젠더이기 때문에 혐오 당하는 ‘젠더사이드(Gendercide)’를 주목하며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 받는 ‘타자사이드’까지 확장한다.

 

3월 15일에는 무대와 연극, 관객 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실험적인 무대 ‘본 공연은 자막이 제공됩니다’이 올라간다.

 

김지나, 허영균, 목소 등의 작가들이 공연 예술에서 정보 전달의 기능으로 주로 사용되었던 자막을 연극의 중요 요소로 리서치해 토크 테이블 형식으로 발표하며 공연의 미학적, 시청각적 상상을 돕는 재료로서 자막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리서치 과정에서 참여 작가들이 번역자, 디자이너, 관객, 배우, 연출을 인터뷰해 실제 사례를 수집하고, 이슈 제안, 학술 발표, 실연과 토론으로 보다 풍성한 경험과 제안을 보여준다.

 

주철환 대표이사는 “남산예술센터는 동시대 창작자들의 내밀한 아이디어에 서치라이트를 비추고 예술가, 극장, 관객과 기획자가 모두 공유하면서 작품을 다각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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