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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37)] What과 How

김홍희 사진작가 승인 2018.03.26 20:44 의견 0

무엇을 어떻게는 찍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성경에서는 “세상에 하나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성경을 종교적인 입장에서만 보지 말고 지혜의 책으로 받아들인다면 이 말의 진의를 우리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현존하는 다양한 세계를 우리는 사진으로 묘사하거나 표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말하기를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생각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시각이라는 이야기를 이미 했습니다. 시각은 다른 말로 하면 어떤 세계 또는 사물의 모서리를 보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표면적 유사성 또는 그 차이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실로 보고 싶은 것은 심층적 유사성의 차이를 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버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지식과 관성으로 달려온 습관이지요. 이런 것들을 버리고 세계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그 본질을 향해 눈을 돌려야 합니다. 아는 것을 내려놓을 때 있는 그대로가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취하기 위해서는 사물의 용도를 폐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이름 지워져 있는 모든 사물은 용도가 있습니다. 그 용도를 버리고 폐기하는 것만으로 본질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황소 머리라는 조각 작품을 기억하십니까 망가진 자전거의 핸들을 뒤집어 안장에 고정 시킨 작품입니다.

(김홍희 작가 제공)

자전거 핸들이라는 용도를 폐기하고 새로운 생각을 불어 넣으면 그것은 황소의 뿔로 재탄생 합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피카소의 재능에 감동을 하던 어릴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용도를 폐기하면 그 사물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 옵니다. 마치 하나의 물건이 윤회를 하는 것처럼. 그리고 새로운 물건으로 탄생하는 그 연쇄 고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뒤쌍의 샘도 같은 맥락입니다.

또 하나는 재구성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미 있는 용도를 재구성해서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 합니다. 재구성을 하는 동안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용도는 자연스레 폐기 됩니다. 그러면서 본래의 용도를 잃어버리고 새로운 용도를 가지게 되지요. 이럴 때 우리는 용도를 폐기한 사물의 본질로 한 발 더 다가가게 됩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만들 때 절대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출발해서 유를 창조할 수 없습니다. 대개는 새로운 조합을 통해 화학물질을 만들 듯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조합의 결과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

왜 이런 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것은 지식의 관성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좌와 우로 나뉘어 싸웁니다. 이것 역시 어릴 때 배운 첫 배움의 지식의 관성 때문은 아닐런지요. 신념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신념화되기 전에 이미 지식으로 한 사람의 뇌 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우리는 이미 이런 현상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뇌가 익숙한 편견을 가지게 되면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러한 것을 지식의 관성이라고 부르고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만 쉽사리 바꾸지를 못 하는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말도 지식의 관성이라 할 수 있으면 뇌의 착시현상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를 안다는 것은 대단히 지엽적인 지식입니다. 이것을 잣대로 ‘본다’를 규정하는 것은 어쩌면 대단히 위험한 일일 수 있습니다. 초보적인 단계에서는 용인 될 수 있으나 고도의 지식을 발하거나 심도 있는 이해를 할 때는 안다는 문제를 폐기하고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본질에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행위는 누구라도 가능 합니다. 카메라의 발달과 후보정 도구의 발달로 누구나 사진을 찍어 자신의 집을 장식할 수 있습니다. 사진사는 있는 그래도 멋지게 찍지만 사진가는 왜곡하고 조합하고 창작 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세계를 구가하며 촬영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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