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극복의 메시지를...” -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날’의 작가 최은경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18/06/04 [12:28]

[인터뷰]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극복의 메시지를...” -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날’의 작가 최은경

김혜령 기자 | 입력 : 2018/06/04 [12:28]
어느 날 최은경 작가는 자신의 삶 속에서 겪었던 이상한 일을 세상에 이야기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삶 속에서 겪은 의심, 차별, 직장 내 괴롭힘은 한 편의 자전적 소설로 완성되었다.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자신의 상처를 공개하는 일은 그보다 몇 배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어느 볕이 좋은 날, 최은경 작가를 만났다.

 

원제 ‘리나’ - 자전적 소설로 집필한 이유

 

최은경 작가가 자신의 일을 글로 쓰고자 마음먹은 것은 약 2년 전이었다. 예전부터 20대 후반에 겪은 일과 고통을 글로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해왔지만 옛 일과 자신을 다시 만나게 하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러 번 주저함이 있어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한 것은 작년 말. 이후 6개월의 집필이 진행되었다. 예전에 있었던 사건들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여태껏 자신을 괴롭혀왔던 일들에서 한발 물러나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원제는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리나>였다. <울지 않겠다고 결심한 날>의 작가 최은경.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을 객관화 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객관화하기 위해 자전적 소설의 형태로 글을 풀어내기로 마음먹었다. 실존인물이나 사건을 거론하는 것 보다 소설화하는 과정에서 모든 상황을 냉정하게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실존인물이나 사건을 이야기했을 때 불편해할 분들의 입장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구도 아니다. 이 글은 소설화하면서 극적인 요소를 살리긴 했지만, 실제 그녀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글이 진행되기 때문에 허구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 이렇게 글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 시키는 과정은 자신을 충격과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픈 고백을 담담한 어조로 담아내다

 

그녀가 자신이 겪은 일들을 책으로 쓰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는 과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겪었던 직장 내 차별, 성당 교우들 내에서의 따돌림은 아직도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는 측면도 존재한다.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고 기가 막힌 일이었다.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작가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기 때문에 시각은 지극히 여성적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한 개인의 고통이라는 측면에 집중해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를 일방적인 피해자의 입장에서 쓰지 않았다. 자신을 폄하하는 사람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었던 사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번 책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자마다 서로 다른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세계를 꿈꾸는 최은경 작가.

 

다양한 메시지가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최은경 작가의 글은 짤막한 문장들을 중심으로 한 속도감 있는 전개로 구성되어 있다. 지나친 감정이 묻어나지 않는 그녀의 글 속에는 그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바로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 그녀는 누군가의 삶에 대한 글을 격정적인 감정으로 전달하기 보다는 독자 스스로 해석할 여지를 남기는 글을 쓰고 싶었다.

 

“물론 작가 스스로가 담아내는 메시지가 있죠.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읽는 이의 감정입니다. 읽는 이가 책을 통해 느끼는 메시지가 진짜 전달하는 이야기이죠.”

 

하나의 메시지를 억지로 전달하면 사람의 감정을 동요하게 한다. 직접적으로 주제를 내세우는 영화도 많지 않다. 스크린을 보며 사람들의 감정이 동요하는 지점이 바로 그 영화의 메시지인 것처럼 그녀도 자신의 글을 읽고 읽는 이가 자연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첫 번째 작품이 출간된 이 시점에서 그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다음 이야기는 ‘가족’과 관련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 구성원들 간의 역할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다. 자신이 가진 가족에 대한 생각, 고민들을 소설로 풀어낼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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