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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코코카피탄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대림미술관, 젊은 작가와 만나다

김혜령 기자 승인 2018.09.09 16:32 의견 0

대림미술관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젊은 예술가의 작품이다. 바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 코코 카피탄(Coco Capitan)이다.

코코 카피탄은 1992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영 아트스타로 구찌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주목을 끌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대림미술관은 코코 카피탄의 사진, 글, 그림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며 한 가지 분야에 매몰되지 않는 그녀의 예술가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 구찌 티셔츠에 색을 입히고 낙서한 작품. 코코카피탄의 익살스러운 면모를 볼 수 있다. ⓒ김혜령 기자

전시 시작은 대림미술관 2층에서부터다. 여기에는 코코 카피탄의 상업적 컬래버레이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코코카피탄은 구찌, 아디다스 등 유명브랜드 뿐 아니라 보그 등 유명 잡지와도 협업을 시도해왔다. 이곳에서도 그녀만의 새로운 시도들을 엿볼 수 있다. 익살스러운 패션화보, 자신의 사유를 담은 페인팅, 설치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며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도들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구찌와의 컬래버레이션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기업과 예술의 공존을 보여준다.

3층은 작가 개인의 내면을 담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 등 작가의 고민과 사유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비어있는 것들이나 무덤을 통해서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감정들을 담아냈다. 쓸쓸함과 외로움, 복잡한 감정들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전시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녀는 “죽기 전에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죽음을 통해서 삶의 가치를 다시 느낀다는 그녀의 생각과 만날 수 있다.

▲ 코코카피탄의 상상속 쌍둥이 형제과 그들을 표현한 작품들. 그녀의 무한한 예술적 상상력을 만날 수있다. ⓒ김혜령 기자

특이한 점은 이 공간에서 코코 카피탄이 창조한 쌍둥이 형제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쌍둥이 형제들은 모두 그녀가 상상으로 만들어 낸 형제들이다. 이 형제들은 코코 카피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형제들 하나하나에게 이름을 붙이면서까지 상상 속 그들과의 일화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자신이 자란 환경에서 겪은 문화적 충돌, 정체성을 정립하는 그녀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닥이다. 수영장을 바닥에 형상화한 설치미술이 제일 먼저 보인다. “나는 수영장 가운데에 떠있다. 유일하게 새로운 것은 내가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이다”는 메시지가 두드러지는데, 마치 수영장 한 가운데에 문구가 둥둥 떠 있는 느낌을 자아낸다.

▲ 4층 전시장의 모습. 바닥에 수영장을 형상화 한 설치미술과 8m의 핸드라이팅 작품이 눈에 두드러진다. ⓒ 김혜령 기자


이곳에는 설치미술인 수영장 외에도 스페인의 올림픽 싱크로나이즈 선수들을 촬영한 사진도 전시되었다. 코코 카피탄은 꿈꾸는 것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의 땀방울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특히 거대한 8미터 크기의 핸드라이팅을 통해 “우리는 이 세상의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이야기를 전한다.

대림미술관에서 만난 코코 카피탄은 단순히 상업주의 작가가 아니었다. 우리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젊음, 그리고 혼란스러움을 다양한 작품으로 풀어낸 젊은 작가였다. 그러나 이런 사고들을 결코 우울하게 풀지는 않았다. 유쾌한 색감과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동시대의 청춘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전시 제목인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이것이 오늘이 결코 우울하거나 무겁지만은 않을 것임을, 젊은 희망의 색을 담고 있음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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