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게남는거(7)] "슴슴함의 미(味)학" - '평양면옥' 평양냉면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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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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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양냉면 맛집으로 검색하면 꽤 많은 가게가 등장한다. 이번에 방문한 평양냉면 가게는 동대문역사공원역 근처에 있는 평양면옥이다.
평양면옥 냉면의 가장 큰 특징은 슴슴함이다. 맛을 표현하기에 슴슴하다라는 표현보다 적절한 단어는 없을 것 같다.
‘슴슴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북한어] 인상에 남을 만큼의 흥취나 멋이 없다’라고 나온다. 그러나 단어가 주는 느낌은 단순히 심심하다와는 차이를 보인다. 맛에 강렬한 포인트는 없지만 입안에서 묘한 여운을 준다.
면을 맛보기 전, 육수를 먼저 한입 머금어본다. 첫맛은 아주 가벼운 간만 느껴질 뿐, 많은 맛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물을 목으로 넘기기 전, 진한 고기향이 코끝으로 전해진다. 두 모금, 세 모금 마실수록 육수 향은 점점 진해진다.
면을 한입 먹어볼까 평양냉면은 면이 쫄깃하지 않다. 메밀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면의 찰기가 느껴지는 대신 무심하게 툭툭 끊어진다. 그러나 끊어진 면을 씹으면 메밀의 고소하면서 텁텁한 맛이 입안에 어우러진다. 육수의 간이 가볍기 때문에 메밀의 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냉면에 올려진 편육도 뛰어난 식감이나 향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육수의 고기향을 뒷받침 해주며 육수 본연의 슴슴함을 해치지 않는다. 편육과 면을 함께 먹으면, 편육의 단단한 듯 쫀득함과 메밀의 거친 식감, 고소한 향이 잘 어우러진다.
▲ '평양면옥'의 평양냉면. 슴슴한 국물의 맛이 인상적이다.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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