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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향(竹鄕)의 소풍] 아이슬란드 여행 14회차(1) 2015년 9월 12일 사진 일기

눈과 화산, 푸른 바다의 나라 아이슬란드 16박 17일 일주기

편집부 승인 2018.12.12 10:05 의견 0

섬을 빠져나오며

언제까지나 내 기억에 살아 있을 저 모습,

양을 키우며 혼자 산다는 그 사내 가슴 속에 담아두자.


섬 하나 집 하나
이 우주에 지구라는 섬 하나.


그리고 너 하나 나 하나, 우리 사랑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페리에서 나와 내륙 중간으로 조금 들어와서

텐트를 칠 다음 목적지 랑브로크라는 곳으로 갔다.


이 동네에서 유일한 상점이자

식당 겸 바에 야영장까지 겸하는 건물 벽.


바이킹이 허락없이

섬에 칩입한 우리가 가소롭다는 듯.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 어흐, 무지 춥네! 이제 겨우 9월 초순인데.


- 벌써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가봐요.


- 이러다 눈이 오는 거 아냐


- 우리가 올해 캠핑하는 마지막 손님이래요.


- 내일부터 내년 6월까지 문을 닫는다지


- 하늘에서 내리는 건 다 맞어 봤는데 눈만 안 맞어 봤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시설그것이 우리 행복하구 무슨 상관인가
뜨거운 물이 안나온다고

샤워 한번 안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닌 것을.


- 마지막 컵라면을 여기서 먹게 되는군.

- 장서방!

내일은 어디로 우리를어디로 데리고 가서감동시킬껴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허무라는 텅빈 자루에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담아야 하나.

여행이 끝날 무렵

어김없이 가슴을 헤집는 이 쓰라림의 정체.


정말 천상병 시인처럼 이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 당신과 나도 말할 수 있을까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번 여행은 폭포로 시작해서

폭포로 끝난다고 해도지나친 말이 아니다.


셀리야란드스포스로 가는 길에 야생마들을 만났는데

이녀석들이 떡 하니 버티고 한참을 비켜주지 않는 것이다.

자기들 영토에 허락없이 무단침입한 우리가 미안할 정도였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 폭포는 폭포 뒷쪽으로

움푹 패인 길이 나있어서 인기가 많지만 엄청 조심해야한다.


어마어마하게 미끄럽기 때문이다.
가다가 엉덩방아를 찧는 사람도 많이 볼 정도 였으니까 말이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죽향(竹鄕) 장욱

[죽향(竹鄕)의 소풍]

죽향(竹鄕)이라는 아호를 가진 장욱은
1986년 재학 중 먹고살기 위해 도미,
30여년 이민 생활을 지내며 한시를 써온 시인이다.
[죽향의 소풍]은 우주의 수많은 별 중
지구라는 초록별의 방문객이라는
그의 소풍(삶)을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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