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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_이야기(32)] Happy와 Sleepy의 차이

5살 안아가 보는 세상(3)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08 18:28 의견 0

안아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서 주위를 살펴 보니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울까'

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금방 생각을 바꿨어요.

'난 이제 언니니까.'

그리고 일어나서 거실로 나갔어요. 거실에 가보니 아빠가 쇼파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어요. ㅜ빠는 안아가 나오자 마자 알아보고,

"우리 딸 일어났네!"

라고 하면서 안아를 반겨 주었어요.

"엄마는"

엄마가 당연히 회사에 갔을 거라 생각했지만, 안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화장실을 쳐다보며 아빠에게 물었어요.

"응. 회사갔지."

아빠가 대답했어요.

안아는 잠시 동안이지만, 엄마가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바쁜 엄마가 더 보고 싶었거든요. 안아는 곧 아빠 품에 안겼어요. 아빠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안아를 꼭 안아주었어요. 그리고 얼굴에 뽀뽀했어요. 아빠의 까끌까끌한 수염때문에 따갑기도 했지만, 안아는 아빠 뽀뽀가 좋다고 생했어요.

"오늘은 아빠랑 영어 공부 좀 해볼까"

그러면서 아빠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안아 수준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어요. 얼굴 표정을 보면서 단어를 맞추는 놀이였어요.

"이 표정은 어때"

아빠가 처음으로 보여준 얼굴은 밝게 웃는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안아는 쉽게 "smile" 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럼 이 표정은"

다음으로 보여준 표정은 화가 난 아이의 모습이었어요. 안아는 어렵지 않게 "angry"라는 단어를 선택할 수 있었어요.

"아주 잘 했어!"

아빠는 안아가 얼굴 표정과 어울리는 단어를 잘 맞추자 안아를 칭찬해 주었어요.

"그럼 이 표정은"

다음 표정은 졸린 아이의 표정이었어요. 아빠는 당연히 안아가 'sleepy'라는 단어를 선택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안아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happy랑 sleepy 두 개 다!"

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아빠는 당황했지만, 그래도 안아의 생각이 궁금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어요.

"아빠가 봤을 때는 그냥 졸린 표정인데, 왜 둘 다 답이지"

안아는 아빠가 물어보자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어요.

"졸리면 sleepy기도 하지만, 잘 수 있으니 happy도 답이지!"

안아의 마음에는 졸린 아이 표정은 단순히 sleepy만이 아니라 '이제 자면 되겠네. 아이 행복해!'라는 happy까지도 담겨 있었던 거였지요.

아이의 생각은 솔직합니다. 그리고 어른이 볼 수 없는 내용까지 상상합니다. 그 상상력을 계속 발달할 수 있도록 해줘야하지 않을까요

▲ ⓒ 조연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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