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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TV리뷰]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수준이 이리도 높았어?” - 수퍼밴드 다시보기

정철희 기자 승인 2019.05.31 17:05 의견 0

매일 밤 9시가 되어 집에 있게 되면 죽어도 챙겨야 하는 프로그램이 생겼습니다. 바로 JTBC에서 방영하는 <수퍼밴드>라는 프로그램입니다. 1회차 방송을 보고 입덕되어 꾸준히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소개해 보도록 하죠.

1회와 2회에서는 예심을 통과한 음악인들이 자신을 어필하는 무대를 보여주었지요. 1회에서는 천재기타 삼인방과 퍼커셔니스트 ‘정솔’의 무대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고3의 나이에도 프로수준의 기타실력에 감동, 사이가 좋은 것에 또 한 번 감동을 주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타악기를 연주하는 ‘정솔’의 등장은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퀄리티가 이 정도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했지요.

2회에서는 자연주의 보컬 ‘홍이삭’과 모든 것을 다 부수는 드러머 ‘박영진’, 슈스케 7 우승자 ‘케빈오’ 등이 등장해 보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3회부터는 참가자들이 본격적으로 팀을 짜며 경연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1차 경연에서 패한 팀 전원에 해당하는 4명의 탈락자가 발생한 것도 프로그램의 긴장을 높였습니다.

심사위원에게 가장 인상 깊은 모습을 보인 출연자에게 밴드를 구성할 수 있는 선발권을 가지게 하고 추첨볼을 통해 순서를 정하게 했습니다. 가장 늦게 뽑힌 프런트맨은 밴드의 구성원을 선택할 수 없기에 가장 긴장되었을 순간이기도 했을 듯합니다.

3회에서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팀은 <얘네바라>의 베이시스트 조원상이 기타천재 3인방을 멤버로 선발하여 보컬없는 연주곡으로 <콜드플레이>의 “Adventure Of A Lifetime”을 편곡해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4회는 안 그래도 프로그램에 입덕하던 이들이 더욱 입덕할 수밖에 없는 무대가 가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홍이삭> 팀의 자작곡과 <아일> 팀의 “봄날”의 재해석, 그리고 <안성진> 팀의 “대리암”을 꼽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성진> 팀의 “대리암” 연주는 수퍼밴드 프로그램이 갖는 의의를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5회에서는 1차 경연이 마무리되고, 2차 경연이 시작되는 장이기도 합니다.

2차 경연은 출연자들이 서로의 특성과 장점을 보다 더 잘 알아 좀 더 높은 수준의 경연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로 시작했고, 역시나 이들은 기대에 부응해 주었습니다. 누구하나 아쉬울 게 없는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었지만, 그 중에서도 6회에서 <박영진> 팀이 보여주었던 무대는 압권이었습니다.

자연주의 보컬 홍이삭의 변신도 충격을 주었고, <캐빈오> 팀의 “누구없소”는 무대를 씹어먹은 연주였습니다.

7회에서는 8명의 탈락자가 발생했고, 제가 가장 특별하게 생각했던 퍼커니스트 <정솔>이 탈락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밴드의 다양함보다 전문적인 밴드를 보여준다”는 점을 느끼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수퍼밴드> 프로그램을 지켜보며 느낀 장점이 많습니다.

무명의 음악가들의 무대를 소개하는 멋진 프로그램이면서 각각의 무대를 인정해 타 경연 프로그램처럼 감상을 방해하는 과도한 리액션, 연주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중간에 평가를 삽입한다거나 리와인드 샷을 넣지 않는 점입니다. 무대가 준비되면 연출진이 “액션”을 외칠 뿐, 관객과 시청자가 연주에만 온전히 몰두하게 하는 구성은 정말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악마의 편집을 동원해 매력적이거나 익살스런 멤버 한 명에게 포커스를 주는 식의 방송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 또한 돋보입니다. 심사위원들도 경연자들을 아마추어가 아닌 같은 프로 음악인으로 인정해 순수하게 무대 자체에 대한 평가로 판단한다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저와 함께 덕통 당하실 분들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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