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아빠육아_이야기(43)] '백조의 호수'를 스스로 읽고, 스스로 독후 활동을 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하는 책 놀이터(22)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6.18 15:39 의견 0

책은 함께 고르기도 하고, 아빠가 골라주기도 하고, 안아가 스스로 고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종종 혼자서 읽고, 느낀 점을 적고 그림을 그립니다. 물론, 그럴 때는 내용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혼자 책을 읽고, 알아서 독후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견합니다. 그래서 별로 지적하지 않습니다.

독서는 습관입니다. 아무리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읽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이 거짓말이죠. 반대로 책 읽기가 싫다고 해도 습관적으로 매일 읽는다면, 책을 읽게 됩니다.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집에 그림책이 없었습니다. 혹 있다고 해도 작은 글씨가 가득있고, 가끔 그림이 있는 정도였습니다. 초등학생 수준으로는 정말 읽기 힘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전집을 사주셨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는 벅찬 책 들이었습니다. 당시 어머니께서도 그 책을 읽으셨고, 대학교에 다니는 사촌 형도 빌려 갈 정도였습니다. ㅋㅋ 그래도 그 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도서관에 다니면서 그림책도 자주 봤습니다. 그 시절 도서관은 오전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월례행사로 놀러 가던 놀이터였습니다. 컬러 그림이 가득한 그림책을 읽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어머님이 사주신 전집은 초등학교 때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다 읽은 것이죠.

그때 책 읽는 습관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물론, 중학교 시절에는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독서를 했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1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었습니다. 고3 때는 그 양이 줄어들었지만, 일반 고3들보다는 다독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연간 100권을 목표로 읽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20년 넘게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냥 앉아서 시간이 나면, 책을 읽고, 누워서 전자책을 읽고 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습관의 중요성입니다. 독서를 좋아한다면 아주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책을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하루에 30분씩 읽는다면, 대충 30분에 15쪽의 분량을 읽는다고 한다면, 한 달이면 450쪽을 읽습니다. 두꺼운 책 한 권은 너끈히 읽는 수준입니다. 1년에 12-15권 이상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단, 30분만 투자하면 됩니다. 여기에 30분을 더 투자한다면 30권가량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을 훨씬 넘어섭니다.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내냐고 가만히 앉아서 자투리 시간을 따져 보시면 압니다. 그 자투리 시간이 한 시간이 넘는다는 것을. 저는 통근 버스와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대부분의 책을 읽었습니다. 왕복 2시간이면 벌써 1년에 60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등 다양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1년에 100권 정도는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가끔은 독서를 집중적으로 할 때도 있긴 합니다.

이러한 습관을 아이한테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힘들어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습관이 되면 그냥 읽게 됩니다. 책을 싫어할까 봐 두렵다고요 책을 싫어하기는 어렵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싫은 거겠죠. 하지만 서서히 습관을 갖게 하면 됩니다. 무리할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함께 해야 합니다. 아빠도 읽고, 자녀도 읽고. 그리고 적절한 보상도 하고.

'백조의 호수'를 읽고 안아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평소에 비해 성의가 부족합니다.그러나 일곱 살 아이에게 독후 활동이 우선은 아닙니다.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위처럼 해도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백조의 호수'를 읽었고, 그 내용을 머릿속에 지니고 있으면 족합니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