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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대구축협 조합장 도전기(8)] “농민 출신의 참신한 인재가 나서야 한다"

윤준식 기자 승인 2015.03.09 23:28 의견 0

(마지막회) 지금까지 축협조합장에 도전하는 구교철 대표와의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왔다. 축산농민으로서의 성장과정, 조합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 조합장이 되어서 펼쳐가고 싶은 것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대구지역의 한우농가의 이야기나 조합장이 되고 싶은 개인의 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점점 커가는 도농간의 격차, 농촌의 고령화, 국제무역 속에서 위축되는 한국의 농축산업의 현실이 녹아 있는 것이다. 농민 스스로 자주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풀뿌리 조직인 단위농협에서 시작될 수 있다. 델몬트, 선키스트, 제스프리, 데니쉬 크라운과 같은 세계적인 농축산 브랜드 모두 협동조합에서 출발한 것들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윤준식 기자(이하 윤준식): 한 주간 부지런히 선거운동을 하셨는데 어떠신가요구교철 대표(이하 구교철): 조합원이 모두 1,060명 정도나 되어서 보름이 안되는 선거운동기간 중에 선거운동을 하자니 애로가 많습니다.윤준식: 어림잡아보면 하루에 100명씩을 만나야 한다는 셈이네요. 읍내 나가셔서 돌아다니시면 조합원들을 많이 만나지 않나요구교철: 그건 읍,면 단위의 농협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저희 대구축협은 품목별 조합이라 대구를 중심으로한 경북지역이라 돌아다니기엔 넓어요.윤준식: 그럼 조합원 한 분 한 분을 일일이 찾아뵈어야겠네요구교철: 그런데 가가호호 방문은 못하도록 되어있어서 선거복을 입고 명함을 돌리러 다니려고 해도 애로가 있습니다.윤준식: 아니, 가가호호 방문을 못하도록 되어 있다고요 공개토론회나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방문도 못하도록 되어 있다는 건 몰랐습니다.구교철: 그래서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애로가 있습니다.

대구축협 조합장 후보 기호2번 구교철 대구축협 조합장 후보 기호2번 구교철

(사진: 윤준식 기자)

¶ 이상한 선거: 누구에게 유리한가 - 주소는 주는데 방문은 안 되고, 전화는 되는데 전화번호는 안 준다윤준식: 그러면 매일 1,06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해보시거나 문자를 보내신다는 것인데, 그럼 조합원 명단과 연락처를 선관위나 조합 측에서 제공받으신건가요 요즘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이런 것이 민감하잖아요구교철: 조합원 명단과 연락처를 받긴 했는데 이름과 주소만 나와 있고 전화번호는 없어요. 그건 개인신용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줄 수 없다고 합니다.윤준식: 예 이름과 주소는 받았는데 개별방문은 하면 안되고, 전화와 문자는 가능한데 전화번호는 안 준다고요 그럼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십니까구교철: 제가 알고 있는 지인들을 중심으로 연락처를 수집해서 전화를 드리거나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모두 그렇게 하고 있어요.윤준식: 아니, 이런 말도 안되는게 어디있습니까 선거기간 전에 조합원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유리하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 선거가 현직 조합장에게 유리한 선거라고 하는 거군요.구교철: 저희 대구축협은 다행히 현직 조합장이 출마를 안해서 그런 형평성 문제는 없는데, 조합원들 입장에선 후보가 누가 누군지 모르고 선거를 한다는 겁니다. 대구축협 조합장 후보가 4명인데 4명이 모두 문자메시지만 계속 보내고 있으니까 문자만 계속 보다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누가 누군지 더 모르게 되요. 그러니까 자연히 친한 사람이나 친한 사람이 추천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지요.윤준식: 즉, 정책선거, 공약선거가 아니라 인맥선거, 조직선거의 양상을 보인다는 거군요. 그럼 문자메시지 효과도 없다는 거네요구교철: 농촌 인구가 고령화가 되다보니까 장문의 문자는 잘 안보려고 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한 20%만 보시는 것 같고, 문자가 반복되니까 끝까지 보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 인맥, 조직선거로 귀결되는 제1회 동시조합장선거- 공약, 정책선거가 불가능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윤준식: 그럼 전화는 반응이 어떤가요구교철: 전화는 다들 잘 받아주시고 응원도 해주시는데, 선거 전에는 친했던 분들 중에 거리를 두시는 분도 있어서 마음이 어려울 때도 있어요. 순수한 의도로 출마한건데, 조합장이 돼서 이권에 욕심내려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서 후회될 때도 있습니다.윤준식: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니까 용기를 내세요. 그나저나 이런 식의 선거분위기라면 참 힘들겠네요. 다른 후보들과 대구축협 선거판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구교철: 지금 대구축협 선거에는 4명이 나왔는데, 2명의 후보를 중심으로 판이 형성되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다른 후보에 비하면 젊고 인지도가 높은 게 아니라서 고전하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을 보면 조합의 발전이나 구도에 대해서 야심찬 공약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해요.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선거 홍보방법인 문자메시지를 보이는 구교철 후보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width="550" height="412" />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선거 홍보방법인 문자메시지를 보이는 구교철 후보 (사진: 윤준식 기자)

윤준식: 단위농협이나 농협중앙회 개혁에 대한 구호도 나오나요구교철: 솔직히 그런 건 함부로 말 못해요. 왜냐면 선거가 끝나도 조합원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조합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아무래도 촌에서 서로 얼굴보며 지내야 하니까...윤준식: 그럼 그런 분들도 모두 이번 선거가 문제가 있다는 의식은 하고 계시겠네요구교철: 이번 동시조합장 선거는 잘못된 게 맞아요. 하지만 저는 거창한 구호는 없지만 축산에 직접 종사했던 농민으로서 농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라... 단위조합 차원에서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한우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윤준식: 선거가 며칠 안남은 상황에서 생각이 많으시겠어요. 선거 이후에는 어떤 생각이신가요구교철: 선거에서 조합장으로 당선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한우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 나가고 싶어요. 선거와 관련 없이 한우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알리고 관련된 토론회도 하고 싶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알려야 발전이 있지요.윤준식: 결국 모든 관심은 축산농가와 한우상품화에 있으신 거로군요구교철:국가 간 FTA가 계속 체결되면서 수입관세도 자꾸 내려가는 상황이고요... 한우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요. 정부에서 방향을 안 알려주면 농민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헤메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무엇보다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찾아야 합니다. 소비자는 변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하는 육포사업도 개인적으로 해서 성공하는 상황인데 축협에서 하면 분명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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