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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부터 살려야 우리가 산다” (下)

윤준식 기자 승인 2015.06.02 17:06 의견 0

 


최근 때 아닌 복수노조로 인한 논쟁이 불붙은 곳이 있다. 그 진원지는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인 갑을오토텍이다. 그동안 갑을오토텍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단일노조로 활동하며 노동자의 기본 권리인 노동3권을 보장하며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난 3월 11일 ‘기업노조’가 설립되며 복수노조 사업장이 되었고,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에는 두 노조가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언론보도는 금속노조의 입장을 위주로 “노조파괴를 위한 사측의 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시사미디어투데이는 반대편인 기업노조 관계자를 접촉해 보았다. 금속노조 측의 시각은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지만, 갑을오토텍 기업노조가 설립된 배경을 비롯하여 두 노조가 갈등하게 된 원인에 대한 기업노조의 입장도 동일하게 들어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였다. 취재기자의 인터뷰 결과 다른 매체들에서 파악할 수 없었던 완전히 다른 입장,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하 갑을오토텍 기업노조 성강용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다. 본문이 길어 총 3편으로 나눠 싣는다. 이 내용은 제휴매체인 ‘내외신문 74호’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다. (편집자 주)

 

 

- 4월 30일 충돌해서 10여명 유혈사태가 났다는 기사도 보았다.

 

성강용 위원장: 4월 30일 당일, ‘기업노조 가입해달라, 회사 살리겠다’는 취지로 아침 선전전을 나섰다. 금속노조 측에서도 맞대응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는데 4월 30일은 다른 외부단체들도 40~50명 가세한다고 해서 우리가 아침 일찍 공장 입구에 자리를 선점했다. 2줄로 서있는데 외부에서 확성기 달린 방송차를 끌고 들어오고, 경비 2명으로는 제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서로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우리는 노조원 합해야 50명 대오인데, 금속노조 측은 외부세력 포함하여 200명 대오였다. 그 현장에 쇠파이프나 각목같은 무기가 돌아다는 것도 아니고, 서로 무장해제된 상태에서 밀고 당기고 한 사태였다. 그러다 넘어지고 밟힌 정도, 그냥 지쳐서 주저앉은 상황이었다. 물론 아스팔트 도로에서 벌어진 일이라 넘어지면 조금 다칠 수 있는 상황이라 부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노조의 대립이 극명히 드러나는 현수막들. 기존의 금속노조 측은 기업노조의 등장을 '노조파괴'로 보고 있다.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width="550" height="412" /> 두 노조의 대립이 극명히 드러나는 현수막들. 기존의 금속노조 측은 기업노조의 등장을 '노조파괴'로 보고 있다. (사진: 윤준식 기자)

 

 

그런데 저쪽에서 119 부른 다음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들을 싣고 가버렸다. 양측 똑같은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자기네들 숫자가 많으니 자기네들 쪽으로 구급차를 유도해서 먼저 떠나고 우리는 마지막에 실려갔다. 고소고발해야 하니 병원 진단이라든가 명확한 근거를 남겨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서로 고소고발하고 마음 아픈 일이 계속된다.

 

 

그런데 그거와 관계없이 금속노조 측은 우리 ‘기업노조’가 설립됨과 동시에 천안지방노동청, 검찰청, 국회 한노위, 그룹본사 등을 찾아가 기업노조가 회사의 사주로 설립된거라고 진상밝히라며 피케팅하고 있다. 천안노동지청에 산업안전관련 부당행위 관련, 복수노조 관련 진상조사하라고 고소고발장 집어넣어서 여기 와서 압수수색까지 하고 조합원들이 하나씩 불려가 조사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검찰청에다 4월 30일건을 빌미로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이 갑을오토텍 사장에게 있으니 사장을 구속시키라고까지 하고 있다.

 

- 성위원장과의 생각과 달리 금속노조 지도부는 왜 회사와 타협 안하려 하는가

 

성강용 위원장: 솔직히 노조 지도부는 순수하게 공장 내에서의 노동조합 활동만 하는게 아니다. 외부와의 연대활동들도 많이 해 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실익이 안되는 명분 중심의 투쟁이 중요하다.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전체의 지침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순수하게 사원들을 위하고 자기를 위하고 가족을 위한다면 지금처럼 하면 안된다.

 

우리의 일터가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의 지침이 있었다고 파업하고 투쟁하면서 납품 끊기면 그 독박은 누가 지는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회사가 부담을 지고, 적자가 누적되고 나중에는 노동자에게는 해고로 돌아온다.

 

교대시간을 30분 가량 앞둔 조업현장.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 성강용 위원장에 따르면 투쟁일변도의 금속노조 측에서 노조원을 통제하는 과정 속에서 현장분위기가 좋지않다고 말한다.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width="550" height="412" /> 교대시간을 30분 가량 앞둔 조업현장.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 성강용 위원장에 따르면 투쟁일변도의 금속노조 측에서 노조원을 통제하는 과정 속에서 현장분위기가 좋지않다고 말한다. (사진: 윤준식 기자)

 

회사가 흑자가 나야 사측도 좀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투자를 하고 확장을 하는 거 아니겠나 내가 작은 점빵을 차리더라도 적자가 나면 문 닫아버린다. 내 견해론 사측은 올해가 최고 고비일거다. 사측은 맘먹으면 문닫아버리면 된다. 그 과정에서 누구는 살아남고 누구는 죽고 그걸 가슴 아파서 어떻게 보고 있나 그렇게 되기 전에 맘만 조금 변하면 되는데 그 변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엄청 마음이 아프다.

 

- 혹시 사측에선 ‘기업노조’의 등장을 반기지 않는가

 

성강용 위원장: 다시 말하지만 회사와 연관된 거 하나도 없고 사주받은 거 하나도 없다. 지금 이제 사무실 하나 얻었다. 이 사무실도 기존에 비어있던 면회실 공간 재활용한 것이다. 사측에 요구한 것들도 별로 없은데 그마저도 다 이행되지 않았다. 복수노조 취지에 맞게 활동을 보장받기 위해 2달을 싸웠다. 3월 12일부터 노조사무실 요구했는데, 5월 초에 간단한 공사 들어가서 아직도 마무리 안됐다.

 

- 앞으로 기업노조 활동은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가

 

성강용 위원장: 우리는 회사부터 살려야 우리가 산다고 본다. 금속노조는 우리가 있어야 회사가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나 회사를 통해 월급을 받는거다. 어려워지는 회사, 이대로 가면 더 어려울 회사... 반드시 살려내고 바로 살려내고, 좀 더 욕심내서 충남에서 제일가는 기업, 대한민국 기업 내에서 1등기업으로 만든다는 각오다. 지금 우리 회사가 몇 년간 2500억 매출 수준으로 정체되어 있다. 내가 본 바 대로면 이 회사는 매출액 1조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우리가 맘만 달리 먹고 변하면 그리 될 거라고 본다. 거기까지 갈 수 있도록 확대해서 모든 걸 바쳐서 일해보고 싶다. 지역경제 발전하는데 부응하고 싶다.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사간의 상생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성강용 위원장.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width="550" height="412" />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사간의 상생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성강용 위원장. (사진: 윤준식 기자)

 

 

이제 노조는 사측과 투쟁일변도로 가면 안된다. 투쟁에서 만들어지는 노조의 기득권 유지만 생각해선 안된다. 공동의 생존, 상생을 위해 타협할 땐 타협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회사와 대립하더라도 쉽게 조업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상생을 통한 공동의 이익이 창출되는 그 때가 되면 지금의 논란, 진실, 노동운동에 대한 변절자라는 오명 분명히 나중에 규명될 때가 올거라 믿는다.

 

- 完 -

 

“회사부터 살려야 우리가 산다” [인터뷰] 갑을오토텍 기업노조 성강용 위원장

상편: http://www.sisa-n.com/7707cat=11중편: http://www.sisa-n.com/7718cat=11하편: http://www.sisa-n.com/7725ca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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