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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좌완 3인, 기대에 부응할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1.07.22 13:41 의견 0

프로야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상당 기간 팬들의 비판과 외면은 피할 수 없다. 한번 떨어진 신뢰는 그 회복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 프로야구는 선수들의 대규모 병역 비리와 승부조작, 해외 원정도박 사건 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기억이 있다.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프로야구는 지금의 10개 구단 체제를 만들었다.

여전히 리그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는 상존하고 있고 선수들의 일탈 문제가 뉴스에 등장하지만, 팬들은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정으로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고 선수와 팀을 응원하고 있다. 리그를 존재하게 하는 팬들을 위해서도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품격과 경기력을 유지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 시점에 도쿄 올림픽은 돌아선 팬심을 되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관심도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모처럼 만의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라는 점에서 외면하기 어렵다. 특히, 불편한 관계가 더 심화된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과 치열한 한일전이 곳곳에서 예고된 상황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이유다. 야구 역시 다르지 않다. 한일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야구는 개최국 일본이 그들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에서 제외된 야구 종목의 부활을 강력히 추진해 관철시켰고 역대 최강의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 타를 겸하며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오타니는 없지만, 일본 리그 정예 선수들이 포진됐다. 홈구장의 이점은 말할 것도 없고 패자부활전이 가미된 복잡한 경기 일정으로 자국 팀의 혹시 모를 조기 탈락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치밀함도 선보였다. 일본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선수 (사진 출처=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이런 일본과의 대결은 대표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일본이 우위에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원정의 불리함도 있다. 최근 리그 중단 사태까지 불러온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선수들의 일탈로 차가워진 여론도 부담이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의 비판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으로서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다. 올림픽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다면 프로야구 전반의 위기를 더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리그 수준 저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로서는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 수도 있다.

6개 팀만 참여하는 올림픽이고 그만큼 메달 획득의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만, 일본은 물론이고 나머지 팀들의 면면도 결코 만만치 않다. 미국을 포함해 중남미의 멕시코와 도미니카, 유럽을 대표하는 이스라엘 모두 메이저리그 트리플에이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우리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들이 트리플에이에서 큰 활약을 했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에서 쉬운 상대가 없다 할 수 있다. 게다가 해당 국가 선수들 중에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이력이 있는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약한 상대로 여겨지는 이스라엘 역시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은 2017 WBC 예선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

야구 대표팀으로서는 매 경기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대표팀의 전력은 역대 가장 약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경기에서 더욱더 중요한 마운드의 높이가 현저히 낮다는 우려가 크다. 대표팀은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선발해 벌떼 마운드 전략으로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선발 투수의 이닝 소화에 미련을 두지 않고 필요에 따라 마운드를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른 나라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나라가 실점을 최소화해야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전략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지만, 투수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전략을 무용지물이다. 대표팀 마운드 전략의 핵심은 좌완 투수들의 활약 여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은 베테랑 차우찬과 신인 이의리, 김진욱 3명을 마운드에 포함했다. 문제는 이들 모두 불안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차우찬은 지난 시즌부터 부상으로 긴 재활 기간을 거쳤다. 차우찬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국제 경기에서 좌완 투수로서 큰 활약을 한 이력이 있다.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에서도 차우찬은 경쟁력을 유지했다. 리그에서도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에서 수준급 활약을 했고 대형 FA 계약을 하기도 했다. 그의 지금까지 이력은 대표팀 선수로 손색이 없지만, 몸 상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차우찬은 부상으로 두 번째 FA에서 크게 낮아진 계약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고 부상 회복 속도도 느렸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가 분명 큰 부담이었다. 차우찬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시즌 중반 복귀했고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이는 차우찬이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계기가 됐다. 대표팀은 경험 많고 구위를 갖춘 좌완 투수가 절실했다. 하지만 차우찬은 대표팀 선발 후 경기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대체 선수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를 신뢰했다. 차우찬이 부상 복귀 직후 투구 내용을 올림픽에서 보여준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의 몸 상태가 정상이라면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이의리와 김진욱은 젊은 패기와 힘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유형이다. 올 시즌 특급 신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들은 구 위에서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이들에게 올림픽은 대표팀 좌완 에이스 투수의 계보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은 대표팀 마운드의 세대교체의 중심이기도 하다. 이런 미래 가능성은 대표팀 선발의 또 다른 이유였다.

이의리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그는 소속팀 KIA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외국인 선발 투수 2인에 이은 3선발 투수로 그 위상도 높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강력한 구위를 앞세운 과감한 승부로 돋보였다. 한때 부진한 모습도 있었지만, 최근 페이스를 되찾았다.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는 않는 안정감이 있다. 현시점에서는 대표팀 3인의 좌완 투수 중 가장 기대되는 투수가 이의리다. 상황에 따라 깜짝 선발 투수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김진욱은 대표팀에 교체 선수로 합류했다. 대표팀 내야수였던 박민우가 코로나 관련 문제로 사퇴하면서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진욱의 선발을 놓고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다. 대표팀은 애초 10명의 투수가 부족함이 있었고 야수진의 결원을 투수로 대신했다고 했다. 좌완 투수가 2명뿐이었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었다. 하지만 김진욱은 올 시즌 리그에서 8점 방어율을 기록하며 리그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기아 타이거즈 이의리 선수 (사진 출처= 기아 타이거즈 홈페이지)

입단 당시에는 같은 대표팀의 이의리보다 더 주목받는 신인이었지만, 프로에서 상황이 엇갈렸다. 김진욱은 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진을 거듭하며 2군행을 통보받았고 이후 불펜으로 전환했다. 순탄한 시즌이 아니었다. 구위는 뛰어났지만,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펜 투수 김진욱은 다른 모습이었다. 김진욱의 투구 수에 대한 부담을 던 이후 더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탈삼진 능력이 향상됐고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서서히 그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과정에 있었다. 대표팀은 그를 과감히 선발했다. 김진욱은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짧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의 구위와 함께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투구폼은 상대에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뛰어난 구위의 좌완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야구의 속설이 있는데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진욱이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국제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 대표팀에는 뛰어난 좌완 투수들이 있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 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을 때 좌완 투수 구대성의 빛나는 완투승이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일본 킬러로 자리하며 2차례 한일전에서 뛰어난 투구를 했던 김광현,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역투한 류현진이 있었다. 이들은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이후 국제 경기에서는 양현종이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했다.

대표팀의 좌완 투수 3인은 고심의 결과물이다. 강력한 좌완 투수가 없는 현실에서 대표팀은 이들을 선택했다. 경험과 패기의 조합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때 풍성했던 대표팀의 좌투수 자원이 사라진 씁쓸한 한 단면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이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들은 그 어느때 보다 큰 불확실성을 이겨내야 한다. 3인의 좌완 투수들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마운드의 긍정 변수로 작용할지 이들의 활약은 대표팀 마운드 운영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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