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담양에 커피 농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고 취재를 결심했다. 담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는 택시로 커피농장까지 이동했다. 금성면 사무소에서 내려서 담양 커피농장까지 발걸음을 이동하는데, 아직은 이르지만, 논밭에는 수확을 기다리는 곡식들이 영글어가고 있었다.
커피농장에 도착하니 직원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바리스타 체험, 드립백 만들기, 커피 수확 등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과 농장 투어가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핸드드립 체험과 농장투어를 선택했다.
핸드드립은 보통 13g 내외의 원두를 150mL 정도 추출하는데, 평소 진하게 마시는 편이라고 말씀드리니 25g으로 양을 늘려서 체험을 진행했다. 사용된 원두는 케냐 AA였다. 로스터기는 준상업용인 이지스터 500g을 사용했는데,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원두를 볶아내기에는 충분했다.
원두를 적당한 굵기로 분쇄한 후 칼리타 101 드리퍼를 린싱한 후에 호소구치형 드립 포트로 핸드드립을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칼리타 KH-3 핸드밀을 사용했더니 생각보다 원두를 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처음에는 시계방향으로 원두를 충분히 적신 후에 2~3회에 걸쳐서 300mL 정도 추출해보았다. 오래간만에 추출해 보아서인지 충분히 원두가 적셔지지 않아 잡미가 느껴서 아쉬웠지만 잘 로스팅된 원두라 적당한 바디감에 고소함이 입안에 퍼지면서 만족스러웠다.
간단한 핸드드립 체험을 마친 후 하이라이트인 커피농장 견학을 시작했다. 아쉽게도 올해 커피의 수확시기가 지나서 새로 열린 생두만 볼 수 있어서 아쉬웠는데, '내년에는 커피 수확시기에 다시 한 번 방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나무는 병충해에 강해 따로 농약을 치지 않고도 재배할 수 있고, 잎이 지면 바로 새 잎이 달린다는 점이 신기했다. 특히 시들기 전의 잎과 새로 나온 잎의 질감이 달랐다.
커피나무와 함께 파파야 나무도 있었는데, 커피나무 생육과 관련된 다양한 사실들을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책으로 볼 때와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듣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어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체험형 농장으로 다양한 원두산지의 나무들을 재배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재배된 커피는 담양 골드캐슬(金城)로 명명했는데, 근처에 아름다운 금정산성이 위치해서 이름 지었다고 한다. 하우스 안에서 제한적으로 재배되고 있고 체험 위주의 농장이라 아쉬웠지만, 커피 산지가 아닌 곳에서 커피나무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
커피농장 체험 후 떠나기 아쉬워서 커피잎차를 마시며 시간을 가졌다. 커피잎차는 클래버로 추출했는데 첫맛은 감잎차와 비슷하면서도 카페인이 녹차보다 적고 끝 맛에는 단맛이 감돌아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추출할 때는 살짝 쓴맛이 느껴졌는데, 여러 번 마셔도 좋아서 커피 열매 과육을 이용한 카스카라차와 더불어 추천해 볼 만하다.
담양 커피농장을 오는 길에 보이는 메타세콰이어길도 좋았고, 커피농장에서 만난 분들도 좋은 분들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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