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했다. 지난 2017년 10월 자민·공명 등 연립여당이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며 중의원 선거에 압승한 지 4년 만인데, 이번에는 해산부터 투개표까지 17일 밖에 없어 후보자들은 전후 가장 짧은 선거전을 치르게 되었다.
일본은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제를 가지고 있는데, 중의원은 의석수 465개로 임기는 4년이며, 중의원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를 ‘총선거’라고 부른다. 중의원은 해산할 수 있어 통상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평균 2년 반) 선거가 치러진다. 중의원은 참의원보다 권한이 강하고 참의원보다 세론을 강하게 반영한다.
반면 참의원은 정족수 248명이며, 임기는 6년이고, 이 가운데 반수가 교체된다. 참의원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를 ‘보통선거’라고 한다. 참의원은 해산은 없다.
중의원을 통과한 법률안을 참의원에서 부결시키거나 60일 이상 심의하지 않을 경우, 중의원의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하면, 헌법 개정을 제외하고는 어떤 법률안도 통과가 가능하다. 또한 조약 비준 동의 및 예산안 심의도 참의원의 가부와 상관없이 중의원 결정이 곧 국회결정으로 이어지며, 내각불신임안의 결의는 중의원에게만 주어진 권한이므로 일본 내부에서는 ‘참의원 무용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0.3%에 불과하다. 새로운 내각 출범 시 보이는 기대감에 비하면 낮은 수준인데, 지지통신의 10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출범 후 첫 지지율은 40.3%에 그쳐 저조한 출발을 보였다. 스가 정권 말기의 위험 수준이었던 3할 미만보다는 높지만 결국 이같은 저조한 내각지지율은 개혁의 징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즉, 아베 전 총리와 아소 전 부총재의 그림자가 아직도 짙게 남아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단지 비례 대표로 누구를 투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자민 43.6%, 입민 11.8%라고 답변해 아직도 야당에 대한 기대는 낮다.(지지통신, 10.15)
이러한 가운데 각 당은 앞을 다퉈 크로나19를 고려한 국고지원과 소비세 감세를 선거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현직 재무성 사무차관 야노고지(矢野康治)가 유명 잡지에 “이대로라면 국가재정은 파탄한다”는 내용의 기고를 하는 등 선거로 인한 각당의 정책을 비판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일본 정치에서는‘2·5·3의 법칙’이 있다. 선거 대상의 2할은 반드시 야당에 투표하는 사람이며, 5할은 무당파층이고, 나머지 3할이 여당에 투표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자민당 등 여당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쟁점을 분산시키고, 5할의 무당파가 선거 불참토록 한 뒤 낮은 투표율로 3대 2로 이긴다는 전술을 취해 왔다. 야당이 이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야당 공동 투쟁으로 2할을 확고히 하고, 나머지 무당파 5할을 움직여야 한다.(주간 아사히 2021년 9월 3일호)
게다가 아베 전 총리가 민주당 정권이 악몽의 정권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민주당 정권은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원전사고 등으로 인한 아베 전 총리의 이미지 전략에 말려든 것이다. 그들이 3년 3개월의 집권 기간에 완성한 선거공약은 75%나 되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홍보조차 제대로 못했던 정권이기 때문에 3년 3개월 만에 다시 무너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최근에서야 각 정당별 정세조사 및 주간지, 전문가 예상 등을 참고한 자민당 후보 낙선리스트가 돌아다닌다. 현직 대신 2명이 포함된 21명의 낙선 예상자 명단인데, 이들은 각종 불상사(不祥事), 실언, 고령 등이 원인이다.
이같은 부정적 요인과는 달리 여당에 긍정적 요인도 있는데, 자민당의 표를 잠식할 도쿄도지사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가 특별고문인 ‘도민 퍼스트의 모임(ファーストの会)’은 중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산케이 10.15일)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는 일본의 여당에 대한 부정적 요인이 상대적으로 커서 아베 내각 시절처럼 화려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부패한 아베 정권하 2017년 중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소선거구 4명 중 1명, 비례구 6명 중 1명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이 차지한 의석은 6할이었다. 야당의 분열 속에 주변국의 핵 미사일이 안 날라오고 조금 부패한 정치가라도 사회복지(경제포함)를 지금처럼만 해주면 상관없다고 생각한 일본국민의 선택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zIHjB_T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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