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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타선 강화 절실한 LG, 외부 FA 영입 적극 나설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1.11.24 21:10 | 최종 수정 2021.11.28 01:13 의견 0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KT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에게 아쉬움이 남는 2021시즌이지만, 정규리그 3위 LG는 그 아쉬움이 유독 클 수밖에 없었다. 2021 시즌을 앞두고 LG는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수년간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진출하면서 이기는 야구가 자리를 잡았고 선수들도 경험치를 쌓았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류지현 감독을 포함해 이병규, 김동수 등 같은 프랜차이즈 코치진 구성으로 벤치도 개편했다. 전력 역시 강해졌다. 기존의 단단한 마운드에 메이저리그급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가 영입되면서 그 높이가 더해졌다. 불펜진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차고 넘치는 자원을 확보했다. 여기에서 두산에서 선발 투수로 불펜투수로 큰 활약을 했던 좌완 함덕주가 트레이드로 영입되면서 가용 자원이 한층 늘었다. LG의 마운드는 그들을 우승후보로 자리하게 했다.

다만, 팀 타선에는 의문 부호가 여전했다. 지난 시즌 LG는 타선의 부진으로 시즌 막바지 고전했고 순위가 하락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정규리그 2위를 눈앞에서 놓치고 4위로 밀리는 아픔을 겪었다. 그 결과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밀려 그들의 포스트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다.

LG는 올 시즌에는 타선이 달라질 거라는 기대를 가졌다.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도 주장 김현수가 건재했고 지난 시즌 38개의 홈런을 때려낸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KBO 리그 2년 차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이 이끄는 중심 타선에 지닌 시즌 놀라운 기량 발전을 이루며 리그를 대표하는 출루머신으로 자리한 홍창기도 있었다. 채은성, 유강남의 우타 라인에 오지환이 이끄는 하위 타선도 경쟁력이 있었다.

특히, 김현수, 홍창기, 채은성에 이형종, 이천웅까지 5명의 외야수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LG 외야진은 빅5,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LG의 자랑이었다. 여기에 수년간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는 신예 야수들이 1군 전력으로 자리할 시점이었다. 신. 구의 조화, 좌. 우 타선이 조화를 이룬 LG 타선은 구색을 잘 갖추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LG는 타선에 대한 의문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즌에 임했다.


하지만 LG 타선은 지난 시즌보다 더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는 기대대로 강했고 엔트리에 들어갈 선수를 선별하는 일이 고민일 정도였지만, 타선은 정 반대였다. 한 마디로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며 애초 구상했던 타선의 그림이 흐트러졌다.

타선의 구심점이 돼야 할 4번 타자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타자 라모스의 부진이 컸다. 올 시즌 라모스는 지난 시즌 38개 홈런을 때려낸 거포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훈련이 부족했고 이에 따라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점차 타격감을 찾아가는 시점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당연히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LG는 그의 회복을 기다렸지만, 부상으로 경기 출전마저 들쑥날쑥한 그를 그대로 지켜볼 수 없었다. 결국, LG는 시즌 도중 외국인 타자 교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에 시간이 필요했고 상당 기간 외국인 타자 없는 라인업을 가동해야 했다. 타선의 큰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이에 더해 기존 주력 타자들도 지난 시즌만 못한 타격으로 LG를 고민하게 했다. 팀 간판타자 김현수는 상위 클래스의 타격 능력을 보였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LG 타선의 주축을 이룰 외야 5인방들도 그 명성에 걸맞은 모습이 아니었다. 팀 부동의 1번 타자 홍창기는 지난 시즌과 같이 놀라운 선구안에 타격 능력까지 크게 향상되며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군 엔트리를 들락거렸다. 타선의 중심축이 될 선수들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서 타선 전체의 힘이 떨어진 LG였다.

하위 타선 역시 공격형 포수의 면모를 유지했던 유강남이 각종 타격 지표고 내림세를 보였고 공. 수를 갖춘 3루수 김민성은 부상으로 출전하기 못하는 경기 수가 많았다. 2루수 자리는 여전히 공격력에서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다. 유격수 오지환이 분전했지만, 타선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계획 차질은 신예 선수들의 1군 경기 출전수를 본의 아니게 늘리고 말았다. 빠른 변화였지만, 신예 선수들의 내야와 외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였고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그동안 LG의 육성 성과를 시즌 중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승을 기대하는 LG로서는 팀 타선이 무게감이 떨어지는 현상을 극복해야 했다. 타선이 힘을 실어줄 외부 영입 필요성이 점점 커졌다. LG는 교체 외국인 타자로 일본 리그 경험이 있는 거포 보어를 택했고 귀한 선발 투수 자원을 내주고 키움의 주전 2루수 서건창을 영입했다. 이를 통해 LG는 시즌 내내 그들을 고민하게 한 홈런포가 있는 4번 타자와 공. 수를 겸비한 2루수 자리를 보강했다. 우승을 위한 퍼즐이 완성됐다는 자체 평가와 기대감이 상당했다.

이 기대는 얼마 안 가 산산이 부서졌다. 외국인 타자 보어는 리그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고 장타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시즌 중 2군행을 통보받았고 다시는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LG가 야심 차게 영입한 서건창은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음에도 부진한 타격으로 실망감만 더했다. 오히려 이영빈, 이재원 등 젊은 선수들이 LG 타선에 활력소가 됐고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에 큰 힘이 됐다. LG는 이런 신예 선수들에게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순위 경쟁을 했다. 시즌 구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고 한계가 있었다.

결국, LG는 팀 타선의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허약한 타선은 시즌 후반기 순위 경쟁, 포스트시즌에서 LG를 좌절하게 했다.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이라는 희망도 사라졌다. 그들의 좌절하는 사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이긴 잠실 라이벌 두산은 정규리그 4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며 큰 대조를 보였다. LG는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고도 웃을 수 없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 LG의 과제는 명확하다. 지금의 타선으로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없음을 LG는 확인했다. 우승에 도전하려 한다면 타선의 확실히 강화할 카드가 필요하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과 함께 앞으로 열릴 FA 시장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마침 이번 FA 시장에는 리그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타자들이 많다. 홈런 타자 나성범과 김재환이 있고 공. 수를 겸비한 외야수 박건우와 손아섭, 박해민도 있다. 외야수 상대적으로 풍부한 LG지만, 올 시즌 그 활약도가 미미했던 점을 고려하면 외부 영입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장타력이 있는 타격을 하는 내야수 황재균도 타선 강화를 원하는 팀에 맞는 선수다. 막대한 보상금액이 문제지만, 보상 선수 규정에서 자유로운 키움의 거포 박병호도 고려할만한 선수다. 강민호, 최재훈, 장성우 등 우수한 포수들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일단 LG는 내부 FA 선수들에 대한 잔류를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간판타자 김현수와의 협상이 우선순위다. 또 다른 FA 서건창이 있지만, 그는 올 시즌 극히 부진한 성적으로 FA 행사조차 불투명하다. 한다 해도 협상의 주도권을 LG가 가지고 있다. FA A등급인 서건창 영입을 위해서는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 선수와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서건창의 타 팀 이적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LG가 협상에 그만큼 여유가 있다.

김현수는 다르다. 김현수는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이제는 LG의 간판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꾸준한 성적과 함께 뛰어난 리더십으로 팀에 선한 영향력을 두루 발휘했다. 김현수와의 재계약 추진은 LG에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FA 4년 차인 올 시즌 김현수의 각종 타격 지표가 내림세를 보였다는 점이 LG를 고민하게 한다.

이는 LG와 김현수가 계약 협상에서 입장 차를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올 시즌 성적이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김현수의 에이징 커브의 시작이라면 큰 규모의 장기 계약은 LG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최근 FA 계약 트렌드가 미래 가치에 대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김현수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LG는 합리적인 계약을 하려 하겠지만, 김현수의 눈높이가 차이를 보인다면 잔류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타 팀과 경합을 한다면 김현수의 잔류를 장담할 수 없다. 이 경우 LG의 FA 시장 접근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LG에게 최상의 결과는 김현수 잔류와 함께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일이다. 가령 30개 안팎의 홈런 생산 능력이 있는 나성범과 김재환은 LG 장타력 부재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김재환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잠실 홈구장이 낯설지 않고 나성범은 마케팅 면에서도 도움이 되는 선수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원 소속 구단의 잔류 의지가 매우 강하다. 머니게임이 전개될 수 있다.

이들과 다른 유형의 외야수 박건우, 손아섭, 박해민 역시 타선 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장타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넓은 잠실 야구장의 좌. 우중간을 뚫어낼 능력이 있다. 수비 능력도 준수하다. 박건우와 박해민은 1990년생으로 30대 초반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라는 장점이 있다. 손아섭은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가 걸리지만,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는 선수다. LG에 부족한 투지와 근성 가득한 선수로 팀에 에너지를 더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은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한 홍창기와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 사항이다.

이 점에서 내야수 황재균에 대한 LG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 LG는 내야진에 다수의 유망주가 있지만, 풀타임 주전을 맡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중량감 있는 내야수 보강이 필요하다. 기량 저하가 뚜렷한 김민성을 대신해 황재균이 3루수로 나선다면 내야의 공격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김민성이 기량을 회복하는 촉진제가 될 수도 있고 취약 포지션인 1루수로 황재균을 기용하며 그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내년 시즌 상위권 경쟁팀 KT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황재균이 두 번째 FA인 관계로 보상 선수가 25인 보호선수 외로 완화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1987년생으로 30대 후반을 접어드는 나이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타격 능력만 고려한다면 키움의 간판타자 박병호도 고려할 수 있다. 박병호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 기량이 점점 내림세에 있지만, 20홈런 이상이 가능한 파워는 여전하다. 올 시즌 후반기 타격폼 변경을 통해 더 나아질 가능성도 보였다. 과거 LG 유망주의 귀환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1루수 유망주들의 성장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계약 조건 역시 높게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FA C 등급인 박병호는 보상 선수를 내주지 않고도 영입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의 올 시즌 연봉 15억원의 150%에 해당하는 20억원이 넘은 보상금이다. 다만, LG의 우승을 위한 윈나우 기조가 강력하고 타선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베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러 복잡한 셈법이 있지만, 이번 FA 시장을 바라보는 LG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LG는 올 시즌 타선 강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외국인 타자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검증된 타자들이 FA 시장에 다수 존재한다. 타선 강화를 위한 베팅을 할 여건은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LG가 원하는 선수들은 타 구단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내부 FA 김현수도 그에 포함된다. 그만큼 LG의 FA 시장에 대한 셈법은 복잡하다. 그 속에서 LG가 우승 목표를 위한 전력 보강을 이뤄낼지 궁금해진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 (
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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