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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긴 암흑기 탈출 삼성, 다시 강팀의 길 갈 수 있을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01.12 10:47 의견 0

지난 시즌 긍정의 반등에 성공한 팀은 단연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공동 1위에 올랐고 우승 결정전에서 KT에 아쉽게 패하며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은 아쉬웠다. 삼성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라는 평가에도 가을 두산의 기세에 밀려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삼성의 최종 순위는 3위가 됐다. 정규리그에서 1위 승률을 기록했던 삼성임을 고려하면 가혹한 결과였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시즌은 2015 시즌 이후 계속된 그들의 암흑기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2015 시즌 삼성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 상대는 두산이었다. 그 해 두산은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부터 연전연승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무서운 기세였지만, 두산은 거듭된 경기로 선수들이 지쳐있었다. 늘 그렇듯 정규리그 1위 팀 삼성은 충분한 휴식과 함께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런 유리함에 삼성은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까지 갖춘 당대 최강팀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은 삼성이 앞서있었다.

변수가 발생했다. 해외 원정도박 사건에 삼성 주력 선수들이 연루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악화된 여론 속에 삼성은 해당 선수들인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국시리즈 구상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전력이 약화된 두산은 두산의 상승세를 제어할 수 없었다. 두산은 삼성에 승리하며 업셋 우승에 성공했다. 삼성의 5년 연속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의 꿈도 사라졌다. 이는 최강 삼성의 시대가 저물고 그 자리를 두산이 대신하는 변화를 불러왔다.

단단하던 삼성의 철옹성은 그다음 시즌 허물어졌다. 그해 삼성은 정규리그 9위로 추락했다. 이후 삼성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은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한국시리즈 진출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진출도 버거운 팀이 됐다. 전력 약화가 결정적 원인이었다. 2015 시즌을 기점으로 삼성의 모기업 지원이 크게 줄었다. 삼성은 이전에 없었던 재정적이 압박이 발생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에 삼성은 전력 유지에 필요한 FA 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이 쉽지 않았다. 도리어 머니 게임에 밀리며 기존 주력 선수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타선의 핵심 선수였던 최형우와 박석민이 팀을 떠났다. 마운드에서는 불펜진의 핵심인 안지만, 임창용이 경기 외적인 문제로 팀을 떠났다. 이런 변화에 맞게 세대교체나 내부 육성책이 나와야 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대안으로 FA 시장에서 외부 선수 영입을 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영입마저 실패의 연속이었다. 긴 세월 강팀으로 자리하는 동안 알지 못했던 시스템의 문제가 우승의 영광이 사라진 이후 곳곳에서 드러났다. 프런트는 달라진 환경에 맞는 구단 운영을 하지 못했고 코치진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 역시 강팀에서 약 팀으로 전락한 팀 상황이 낯설었다.

삼성은 최신식 구장인 지금의 홈구장으로 이전하며 앞선 경기장 인프라를 구축했음에도 성적 부진으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아무리 경기장이 훌륭해도 패배의 경기가 훨씬 많은 홈 팀의 경기를 보러 올 팬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야구의 도시였던 대구였지만, 대구 FC의 선전과 함께 그 흐름이 축구로 넘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2021 시즌 삼성은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이 파격적으로 선택한 프런트 출신 허삼영 감독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고 프런트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동안 실패만 거듭하던 외국인 선수 영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꾸준함을 자랑하는 에이스 뷰캐넌에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외국인 타자 피렐라가 가세했다. 투. 타의 기둥이 바로 섰다. 뷰캐넌은 뛰어난 품성과 꾸준함을 유지했고 피렐라는 삼성에 부족했던 근성의 야구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들은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

여기에 리그 최강의 선발 마운드가 구성됐다.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우완 원태인이 유망주를 넘어 에이스 반열에 올랐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극적인 반등에 성공한 좌완 백정현이 에이스 못지않은 활약을 했다.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의 선발 3각 편대는 리그 투수 부분 타이틀 상위권에 자리하며 삼성 마운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들의 활약은 삼성이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됐다.

선발 마운드의 안정은 불펜진에도 긍정 효과를 불러왔다. 그에 앞서 불펜 구성도 성공적이었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불혹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했고 신. 구가 조화된 불펜 조합이 안정적이었다. 삼성은 이런 마운드에 힘에 타선이 힘이 더해지면서 시즌 초반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테이블 세터진은 국가대표로도 큰 활약을 했던 주장 박해민과 구자욱이 조화를 이뤘다. 박해민은 큰 약점이었던 출루율을 끌어올리며 상대하기 힘든 타자로 거듭났다. 구자욱은 타격 거의 전 부분에서 상위권에 자리했다. 구자욱은 장타와 타점 생산능력, 기동력까지 더한 호타 준족의 모습을 보이며 강한 2번 타자의 전형을 보였다.

중심 타선은 외국인 타자 피렐라에 FA로 영입한 오재일, 다시 타격 생산력을 끌어올린 포수 강민호가 활약했다. 김헌곤, 김상수, 김지찬, 이원석 등의 하위 타선도 짜임새가 있었다. 삼성은 고정된 라인업을 유지하기보다는 경기에 따라 이를 유기적으로 조정하는 유연성을 보였다. 주전 선수가 이탈해도 단단해진 백업층이 이를 잘 메웠다. 시즌 초반 중심 타자 오재일의 공백도 문제가 없었고 부진한 주전 유격수 이학주의 공백도 전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주전 2루수 김상수의 부상 공백도 잘 대처했다. 이를 통해 주력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가능했고 장기 레이스에 버틸 힘이 한층 강해졌다.

이렇게 안정된 마운드와 두꺼워진 선수층, 타선마저 폭발하는 삼성의 기세는 무서웠다. 삼성은 기존의 단단했던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한때 우승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우승의 기회를 놓치면서 우승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그 경기에서 삼성은 인생투를 선보인 KT 선발 투수 쿠에바스의 역투에 타선이 침묵하면서 0 : 1 패했다. 그 여파였는지 삼성은 3전 2선승제의 플레오프에서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며 두산에 패했다.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은 정규리그 우승 결정전에서 승리한 KT 차지였다. 삼성으로서는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한 그 한경기 승부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의 기억을 뒤로하고 삼성은 2022 시즌에도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전력이 여전히 강하다. 특히, 마운드는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의 선발 3인방이 건재하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리그 경험을 두루 갖춘 외국이 투수 수아레즈가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됐다. 지난 시즌 아쉬움이 있었던 외국인 투수 한자리를 그가 잘 메워준다면 삼성의 선발 마운드는 한층 더 강해진다.

불펜진은 오승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불펜진의 여유는 전직 마무리 투수였던 불펜 투수 심창민을 과감히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40살을 넘긴 오승환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44세이브 마무리 투수의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걱정되긴 하지만, 지난 시즌 오승환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한 시즌 더를 외쳐도 될만한 내용이었다.

타선도 여전히 강하지만, FA 시장에서 LG와 계약한 박해민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 박해민은 삼성 센터라인의 중심이었다. 전형적인 1번 타자 역할에 충실했고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도 팀에 큰 플러스 요소였다.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지난 시즌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만큼 상징성도 큰 박해민이었다. 삼성은 박해민 잔류를 위해 머니 게임을 하지 않았다. 삼성은 박해민을 대체할 자원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삼성 외야에는 박해민과 같은 빠르고 재간 있는 유망주 자원이 있다. 삼성이 구상이 잘 들어맞는다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함께 팀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야구 이미지 - 픽사베이


중심 타선에 설 수 있는 선수 중 구자욱은 2022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의 계보를 이어가는 선수로 팀 내 비중이 매우 크다. 이미 구자욱은 FA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상당한 동기 부여 요인이 있고 기량도 더 발전하고 있다. 구자욱 외에 피렐라, 오재일, 강민호의 중심 타선은 삼성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다만, 고질적인 발 부상이 안고 있는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건강과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강민호, 오재일의 에이징 커브 우려는 존재한다.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그 지난 시즌 활약을 이어갈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하위 타선은 공개 트레이드 대상이었던 유격수 이학주의 거취가 아직 불투명하지만,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했던 김지찬과 부상에서 회복한 김상수, 주전 중견수로 유력한 김헌곤, 베테랑 3루수 이원석 등의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김지찬은 박해민이 떠난 1번 타자로 나설 수도 있다. 내야진에는 오선진, 강한울, 김호재 등의 백업이 든든하고 외야진은 그 활용폭이 커질 우타 거포 김동엽과 박승규 등이 백업진을 구성하고 있다.

센터라인의 중심 포수진은 3번째 FA 계약에 성공한 강민호를 중심으로 NC에 영입한 주전급 백업 포수 김태군에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김재성까지 리그 최고 수준이다. 1군 주전으로 손색이 없는 김태군, 김재성의 존재는 강민호의 부담을 덜어주고 그의 타격 능력을 더 극대화하는 라인업 구성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결코 어느 팀에서 밀리지 않는 전력의 삼성이다. 이에 더해 성공적이었던 지난 시즌의 경험은 선수단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놓았다. 지난 시즌 삼성은 주전 선수의 부상 등 상황을 수차례 극복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긴 암흑기 동안 삼성은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팀 내실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그 결실을 지난해 맺었다. 이는 삼성이 상위권 팀의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올 시즌도 삼성은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다. 이렇게 다시 쌓은 삼성의 전력이 올 시즌 또다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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