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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월의 할로윈' 조영신 총감독 “사람들의 얼굴에서 설레임과 웃음 볼 수 있어 기뻤다”

글렌다박 기자 승인 2022.07.15 16:40 의견 0

‘여름 할로윈! 수박탈, 넘 귀엽고 기발!!’ ‘부천에 이렇게 활기 넘치는 모습 처음’ ‘현장 보니 흥이 절로’ ‘간만에 활기찬 부천축제’ ‘마법의 한여름 할로윈 파티’….

뜨거웠다. 매우. 중앙공원·잔디광장·소향로·안중근공원·BIFAN거리…. ‘바리월드’로 들어가는 ‘삼도천 입국관리소’는 입국 자격을 얻는 분장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고, ‘바리월드 카페’ ‘별난 잠화점’ ‘바리정원 쉼터’ ‘바리의 수행길’ ‘별난 푸드트럭’ 등 어디든 시민과 관객들로 가득했다. 극중 의상을 차려입은 바리공주·오구대왕·무장승·약료수·영혼들 등 바리월드 속 인물들이 지나가는 곳은 왁자지껄·들썩들썩했다.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화제를 모으고, 참여를 끌어내고는 했다.

영화제는 개막식 다음 날부터 상영 및 행사에 본격 돌입한다. 8(금)~9일(토),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는 시민 참여로 만드는 부캐들의 신나는 여름축제 ‘7월의 할로윈’ 덕분에 활기가 넘쳤다. 주말 이틀간 부천시청 일대는 시민과 관객들의 해방구였다. 팬데믹으로 오랜 기간 인고의 시간을 보낸 시민·관객들에게 짜릿한 일탈감과 새로운 에너지를 선사해주었다. 11일, 행사를 마치고 결산 점검을 하느라 바쁜 조영신 ‘7월의 할로윈’ 총감독을 만났다.

▲ ‘7월의 할로윈’을 상징하는 수박 조형물 앞에서 환하게 웃는 조영신 총감독


- 시민과 관객들 반응이 대단했다.
‘세기의 혈전’(물총싸움) 현장이 우선 떠오른다. 아이들과 엄마·아빠, 가족 단위 참여가 많았다. 아이들이 자기네끼리, 엄마·아빠와 함께 신나게 물총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흐뭇하고 뿌듯했다. 사전예약을 미처 하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해 두 번의 추가 운영을 했다. 해야만 했다. 그럴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 ‘승천나이트’도 열광의 도가니였다.
영화제의 젊은 관객층을 고려해 준비한 EDM 파티였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선선해진 저녁 시간 산책을 나온 시민들도 대거 참여, 열광의 여름 파티를 즐겼다. 조용익 명예조직위원장(부천시장)님과 정지영 조직위원장(영화감독)님도 들썩들썩하셨을 것이다.

- ‘바리공주 퍼레이드’도 호응도가 높았다.
행사는 진행하는 사람들이 먼저 신나야 한다. 그들이 심드렁한데 누가 참여하고 싶겠는가. 바리공주 퍼레이드를 선도한 경기예고 학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된다!’. 확신이 들었다. 실제로 사전참여 및 즉석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바리월드’ 주민이 되기 위해 분장을 받겠다고 미리 신청한 분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합류한 시민들이 잇따랐다. 예상을 뛰어넘는 시민·관객의 참여로 흥이 절로 났다.

- 관객 집계 상황은 어떤가?
‘바리공주 퍼레이드’, ‘세기의 혈전’, ‘승천나이트’ 등은 예상을 뛰어넘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체험 프로그램 ‘별난 잡화점’, 연계 프로그램 ‘바리 상점’ ‘바리 호텔’ 등까지 고려하면 이틀간 3만명 이상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바리공주 퍼레이드’, 물총싸움 ‘세기의 혈전’,
그리고 EDM 파티 ‘승천나이트’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 첫 행사인데 이렇게 호응받을 거라고 예상했는지?
‘바리 공주 퍼레이드’와 ‘승천 나이트’ 등 사전예약이 오픈하자마자 모두 예약이 끝났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현장참여 또한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이어서 준비한 한 사람으로서 정말 정말 행복했다.

- 기억에 남는 시민이나 관객이 있다면?
부천 중앙공원에서 만난 젊은 부부가 떠오른다. 저를 알아보시고 ‘이런 축제를 만들어주셔서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다. 참 힘이 되는 격려였다. 그분 얼굴에 웃음과 설렘이 가득했다. 다른 많은 분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만면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이 되길 진짜 잘했구나’ 생각했다.

BIFAN은 영화제 속 ‘7월의 할로윈’의 공간을 ‘바리월드’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창조했다. ‘바리월드’는 버려지고 잊혀진 망자들을 인도하는 ‘바리공주’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변방과 비주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응원하는 영화제의 정체성을 담았다. 바리공주 설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바리공주·무장승·오구대왕·약료수·영혼들 등은 ‘바리월드’만의 캐릭터로 재탄생해 행사장 곳곳에서 관객과 시민들을 만났다.

▲ 삼도천 입국관리소를 통해 ‘바리월드’에 입장하는 조영신 총감독(사진 왼쪽)과 유정주 의원 /
‘바리정원 쉼터’에서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한 페트아트로 꽃을 만들고 있는 유정주 의원


‘7월의 할로윈’은 NIGHT·DAY·ALL DAY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NIGHT(나이트) 프로그램에서는 ‘바리공주 퍼레이드’ ‘승천 나이트’ 등을 개최했다. △DAY(데이) 프로그램은 ‘세기의 혈전’ ‘게릴라 퍼포먼스’ 등을 엮었다. △ALL DAY(올데이) 프로그램에서는 ‘삼도천 입국관리소’ ‘바리 정원 쉼터’ ‘바리의 수행길’ ‘바리월드 카페’ 등을 운영했다.

- 방역과 안전에 대비 어떻게 준비했나?
사전예약제를 우선 활용하고, 현장은 공간을 가능한 한 넓게 구성하고자 했다. ‘세기의 혈전’은 고글과 마스크 착용 후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탈의실을 개별로 이용하도록 설치했다. 방역물품과 마스크 여분을 준비하고 구급차 배치와 안전수칙 사전교육을 철저히 진행하면서 준비했다.

▲ 바리공주 퍼레이드 프로그램인 ‘공주의 즉위’ 행사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한
BIFAN 조용익 명예조직위원장(왼쪽 위 사진 좌측)과 정지영 조직위원장


- 각 프로그램의 구성이 돋보인다.
‘7월의 할로윈’, ‘바리공주 설화’를 접목한 할로윈 파티. 호박 대신 수박 활용 등은 영화제 집행부의 아이디어였다. 이를 근간으로 저와 저희 팀이 각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구성했다. BIFAN의 정체성과 장르성을 고려한 축제, 동양적 세계관과 철학이 담긴 할로윈 파티, 스토리가 있는 한여름의 신나는 파티를 만들고자 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나. 4월 1일 만우절에만 생기는 리투아니아의 ‘우즈피스공화국’이나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 같은 축제를 살펴보기도 했다.

조영신 총감독은 2003년 남북문화체육교류 제주민족평화축전 문화사업팀장으로 시민 참여 축제와 인연을 맺었다. 그간 ‘아산 성웅이순신축제’ ‘인천펜타포트음악축제’ ‘동작구 도심속 바다축제’ ‘도봉산페스티벌’ ‘금천하모니축제’ 등의 총감독 혹은 예술감독으로 활약했다. 서울문화재단 축제평가 전문위원, 문화재청 문화재활용사업 평가위원 등을 맡았다. 2021년부터 문화도시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 어떤 축제를 만들고 싶나.
축제는 규모보다 준비하는 측의 마음과 의도가 중요하다. 참가하는 분들을 행복하게 하고 다음을 기대하는 경험으로 만드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공공의 재원을 사용할 때는 목적과 기대효과에 대한 선의와 신의도 중요하다. 이런 점을 우선하는, 아울러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축제를 만들고 싶다.


- 내년 ‘7월의 할로윈’ 계획은?
내년 이야기를…. 조심스럽긴 하지만 기대 이상의 호응에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다. 2000명 이상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바리공주 페레이드’를 펼쳐보고 싶다. ‘승천나이트’는 음악적 다양성을 좀 더 가미해 세대 확장성과 재미를 높이고 싶다. 바리월드와 할로윈의 이미지를 좀 더 촘촘히 담아내는 공간연출이 되려면 전체 공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산상 일부 프로그램이 시범운영 단계로 진행했다. 내년에는 지역과 상생하는 축제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싶다. ‘7월의 할로윈’에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천시와 BIFAN, 특히 용감한 결정을 내려주신 신철 집행위원장님께 감사드린다. 정말로 정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진=BIFA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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