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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포럼-언빡싱(상)] 로컬을 지키는 청년들의 솔직한 속 이야기

- 소멸위기 지역들 "청년들이 지역에 와줘야 된다!" 정착에 초점
- 로컬에 정착하고 싶은 청년입장에선 일자리와 주거공간 등 정주성 고민

윤준식 기자 승인 2022.11.29 20:52 | 최종 수정 2022.11.29 23:39 의견 0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제공)


지난 11월 7일 <청년마을 와락>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가 아산시 도고면 소재 코미디홀에서 “청년마을·청년공동체의 포장없는 날 것의 이야기”라는 취지로 [언빡싱] 포럼을 개최했다. [언빡싱]은 상자에서 상품을 꺼내는 ‘언박싱(unboxing)’을 살짝 비튼 표현이다.

지난 2021년부터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소멸 위기지역을 대상으로 매년 12개소의 청년마을이 탄생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보게 되는 청년마을은 항상 잘 되고 있고, 희망이 넘치고 청년을 통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마을의 운영주체 또한 청년들이다보니 이들이 처한 현실은 녹녹치 않으며, 공식적으로는 섣불리 말할 수 없는 어려움도 겪고 있다. 이번 포럼은 포장하지 않은 청년마을·청년공동체 이야기를 꺼내보자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행정안전부 청년마을을 운영중인 경남 하동의 <㈜다른파도> 이강희 대표, 경북 의성의 사회적협동조합 <menTory 의성지사> 권예원 대표, 충남 아산의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최낙원 대표 등 3명과 충남 부여의 청년커뮤니티 <부여안다>의 김한솔 대표가 패널로 함께했으며, 모더레이터로는 <시사N라이프> 윤준식 편집장이 참여했다.

[패널소개]
①<㈜다른파도> 이강희 대표: 경남 하동 청년마을 [오히려 하동]
②사회적협동조합 <menTory 의성지사> 권예원 대표: 경북 의성 청년마을 [나만의-성]
③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최낙원 대표: 충남 아산 청년마을 [DOGO온천]
④청년커뮤니티 <부여안다> 김한솔 대표: 충남 부여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제공)


윤준식: 한 달 전쯤에 <온어스 협동조합> 최낙원 대표로부터 [언빡싱] 취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모더레이터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선뜻 “네,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한 달 넘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청년마을’이라는 어감 자체만으로는 굉장히 좋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마을’이라는 말 안에는 “지방이 소멸하고 있다. 그 문제를 청년이 들어가서 해결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기성세대인 저로서는 이 자리에 참석한 마음이 굉장히 미안하고, 힘든 숙제를 떠맡겨 드린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어젯밤 밤새 “어떤 대화를 해야 될까?” 많이 고민했는데, 참여하신 패널분들을 직접 뵙게 되니, 제가 던지는 질문 이상으로 굉장히 좋은 얘기를 해주실 것 같습니다.

일단 패널 섭외를 정말 잘하셨는데, 남녀 성비도 같은 수로 맞지만, 귀촌하신 청년 대표 두 분, 원래 지역에 있으면서 지역을 위한 청년 프로젝트를 하고 계시는 대표도 두 분... 또 충남 지역에서 두 분 오시고, 충남 외 지역에서 두 분 오시는 등 청년 커뮤니티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는 질문으로 충남과 충남 외 지역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산 <온어스>의 최낙원 대표부터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낙원: 대부분의 지방이 그렇겠지만 ‘충남’하면 도농 복합이잖아요. 최근 도지사가 바뀌시면서 정책들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는데. 사실 천안, 아산 지역을 제외한 곳은 거의 농업이 주업이라 이곳 도고면에서의 삶도 비슷한 것 같아요. 도고면에서도 ‘청년’하면 ‘청년농부’를 생각하는데, 저희는 거꾸로 농업이 아닌 영역에서 청년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최낙원 대표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제공)

김한솔: 부여는 가구 수의 5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일조량 1·2위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충남의 장점 중 하나가 생각하는 것은 동서남북 어디로 가도 중간 지점쯤에 있어서 교통이 용이하다는 점, 좌표를 정확히 찍지 않는 정서가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지리적인 특성이나 발달된 농업의 특성, 사람들의 특성들이 중간 지역으로서의 묘한 안정감을 주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예원: 경북 의성은 오기가 어려워서 “의성에 와주세요”라고 선뜻 이렇게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의성은 마늘이 굉장히 유명하고요. 일교차가 엄청 심해서 과일이 맛이 있어요. 요즘은 사과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의성은 원래 인구 26만 정도로 엄청 컸던 도시였는데 순식간에 5만으로 줄어들어 버렸거든요. 그래서 5만 인구치고는 인프라도 이미 잘 갖춰져 있고 뭐든지 널찍널찍한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이강희: 경남에서도 동부 경남, 서부 경남이 나눠집니다. 동부 강남은 부산·울산·창원이 모여 있어 제조업이 발달한, 소위 잘 사는 동네인데, 서부 경남은 사실은 아무것도 없어요. 농사를 많이 짓고 있고, 그 중 진주가 제일 유명한 도시죠. 하동은 지리적으로... 속된 말로 ‘우리나라의 똥구멍’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섬진강 가운데 뚫려 있는 위치에 있어 물류가 모이는 거점이었고, 화개장터같이 시장이 발전하고 영호남이 이렇게 섞이는 그런 문화권이에요. 그래서 경남치고는 정치적으로도 조금 중립적인 그런 특성도 조금 있습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관광이 좀 주된 사업 중 하나고, 그 다음에 농업입니다. 그러다보니 장사꾼의 DNA가 있는 저는 “하동에서 비즈니스를 좀 하려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고 다닙니다.

<㈜다른파도> 이강희 대표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제공)


윤준식: 무대 정면 기준으로 좌측 두 분은 귀촌하신 청년들이시고, 우측 두 분은 원래 그 지역에 있던 청년분들이신데요. 청년 커뮤니티 활동을 하시면서 느끼시는건 어떻게 다를까요? 귀촌하신 분들 입장에서 느끼는 것과 지역 청년으로서 계속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비교해 들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강희: 하동에서 나고 자랐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갔다가 다시 하동으로 돌아온 케이스인데, 하동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랑 지역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의 간극이 없다고는 말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데... 왜냐하면 고향 친구들과도 안 친하고,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도 아니라서 그 사람들과도 안 친한, 딱 중간 지대에 있거든요. 저는 그 중간 지대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어색한 위치였지만 지금은 둘 다 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김한솔: 부여에 있는 청년들을 세 가지 종류로 파악하게 됐는데... 한 부류는 부여에서 나고 자라서 서울로 갔다가 되돌아왔는데 언제든 이곳을 뜨고 싶은 마음을 가졌지만 나갈 계기를 찾는 청년들이 있고요. 두 번째는 가업을 이어받았거나 아니면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토박이 청년, 세 번째는 각자의 이유로 외부에서 온 청년이 있어요. 그런데 이 세 부류의 청년들이 좀처럼 섞이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왔다가 커뮤니티를 형성해가고 있는데, 그 과정 속에서 ‘뜨내기’ 혹은 ‘먹튀’로 불리면서 진정성을 의심받을 때가 굉장히 많고요. 왜 부여에 왔는지, 얼마나 있을 건지 대한 질문들과 –오늘 여기도 어떻게 보면 부여에서 활동하는 청년 중에 한 명으로 온 거잖아요?- “네가 뭔데 부여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시선들이 있어요. 그래도 스스로 부여를 선택한 청년들의 마음들이 모이고 있고, 우리가 하는 활동들의 진정성이 주위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변화를 느끼고 있는 요즘이라서 쉽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청년커뮤니티 <부여안다> 김한솔 대표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제공)


윤준식: 최근 로컬 귀촌 경향을 두고 ‘U턴, J턴, I턴’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이강희 대표 케이스 같은 경우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U턴형’에 해당하고, 김한솔 대표처럼 도시에서 로컬로 가는 경우가 ‘I턴’에 속합니다.

패널토론 이전에 각 청년 커뮤니티 사례 발표 과정이 있었는데요... 부여 김한솔 대표의 경우, 처음에 로컬 잡지를 만드는 걸로 출발했다고 하면서 잡지 제목을 표현하실 때, 처음에는 ‘부여안다’라고 하시고, 그 다음부터는 ‘부여 안다’라고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말씀해 주셨단 말이죠. ‘부여안다’는 동사로, “두 팔로 꼭 끌어안는다”는 의미이고, 이와 달리 동사구로 해석할 때는 “부여를 안다”고 해서 “부여를 이해하고 부여에 대해 알아간다”는 의미라 제목만으로도 부여 청년과 부여로 온 청년의 이야기를 정말 포괄적으로 얘기해 주기에 가슴이 뛰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편집자주; ‘부여안다’와 ‘부여 안다’는 띄어쓰기만 다를 뿐 같은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띄어쓰기에 따라 발음과 의미가 달라지는 중의적 표현이다. 전자는 발음상 “부여안따”가 되며 청년 공동체의 결속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어감을 주며, 후자는 “부여를 안다”는 의미를 통해 부여에 정착해 살아가는 삶의 안정감을 나타내고 있다.

<부여안다> 제공

그러면서 제게 “청년의 정착을 돕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어떻게 해야 청년이 정착하기 좋을까?”하는 고민이 생겼는데, 다행히도 “커뮤니티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스트하우스에서 셰어하우스의 형태로 주거 형태가 변하고 있다”는 내용도 앞선 발표에서 해주셔서 정주성에 대한 의문이 조금 해결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의성의 권예원 대표의 경우, 발표 과정에서 “조문국 스토리를 가지고 게임을 만드는 창업팀”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조문국’은 삼한 시대의 고대 부족 국가의 이름인데, 당시 사로국이었던 신라에 조문국이 복속되던 시절이 2세기 말이지만 의성의 고분군을 발굴해 본 결과 조문국의 영화는 4~5세기까지 이어져요. 신라가 중원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의성을 지나가야 했기에 조문국을 신라의 속국 형태로 우대했던 것 아닌가 추측하고 있죠.

앞서 권예원 대표가 “의성 인구가 16만 정도 되다가 5만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하셨는데 “2천 년 전에도 의성은 굉장히 살기 좋은 동네였다. 그래서 왕릉급 무덤이 300개 이상이나 만들어질 수 있던 거다”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즉, 2천 년 전부터 정주성이 굉장히 좋았던 곳인데 시대가 바뀌고 산업이 바뀌게 되면서 어떤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주성이 안 좋아진 케이스인 거잖아요.

부여 청년의 경우 ‘부여안다’가 문화적인 밀도들을 높여 나가고 있어 문화적 정주성까지 담보하고 있는데, 과연 의성은 어떨까? 특히 Z세대-디지털 네이티브라서 더 문화에 예민한 세대일 수 있는데, 어떻게 의성에서 청년들의 정주성을 확보해 나가는지 궁금합니다.

권예원: 저는 광주광역시가 고향이고요. 대학을 서울로 갔다가 서울에서 의성으로 왔어요. 저는 조금 큰 도시, 짱 큰 도시, 이제 아주 작은 도시를 경험을 하게 된 건데... 광주에 살 때는 광주가 큰 도시라고 생각 못 했어요. 당연히 서울로 가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은 다 서울에 있고 광주는 작다”고 생각해서 서울로 갔는데, 의성으로 내려오고 나니 광주가 얼마나 큰 도시였는지 이제는 압니다.

근데 의성에서 살면서 로컬로 다시 돌아오신 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고향이 너무 그리워서, 고향이 좋아서 다시 왔다”고 이야기를 하시잖아요. 저는 광주나 서울의 제 동네에서 동네에 대한 애정을 느껴보기는 했지만 이곳이 너무 그리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정도의 애정은 아니었거든요. 의성에서 있어 보니 그분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은 거예요. 확실히 관계 맺음이 다르고, 사는 터전과 일하는 터전이 같기 때문에 항상 아는 사람 만나고, 따뜻한 정을 서로 나누고, 자연이 주는 분위기가 좋고... 이제야 이런 것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주성’에 대한 것을 물어보셨는데, 저희는 저희를 통해 온 청년들에게 “여기에 정착해라” 같은 말을 안 하고 있고,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도 않아요. 계속해서 친구로 지내주면 너무 좋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성에 남기로 선택하고, 창업을 모색하는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보면 결국 나만의 일을 찾은 사람들이 정착해요. 서울에 돌아갔을 때 취준해서 직장 잡아서 사는 삶보다 “지금 이 친구들이랑 여기서 같이 뭔가 해본다면 내 인생에 의미있는 도전을 할 수 있겠다”는 곳이 된 것 같고... 저희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고 싶었어요.

의성은 소멸 위험 1‧2위를 찍은 곳이다보니 청년에 대한 지원이나 아니면 청년에 대한 급박함이 강한 도시거든요. 어르신들도 항상 “우리 소멸한다는데 청년들이 있어야 된다. 청년들이 지역에 와줘야 된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좋은 점은 확실히 지원이 많이 있어서 뭔가 좋은 기회를 잘 잡는다면 잘 써먹을 수 있다는 점이고... 다만 나쁜 점은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청년들이 많은데 그게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의성에서 먹고 살 길을 찾지 못하면 당연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죠. 저희한테는 그런 압박감이 크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사회적협동조합 <menTory 의성지사> 권예원 대표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온어스> 제공)


윤준식: 권예원 대표의 경우는 고향에서 대도시로 갔다가 제3의 고향을 찾아가는 ‘J턴형’ 사례로군요. 여담이지만 사례별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패널을 모신 주최 측의 섭외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성에서의 정주성 문제는 문화 인프라나 생활 인프라보다는 직업 분야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오늘 포럼을 위해 아산온양고속터미널에서 도고로 들어오는 길을 유심히 살펴보니 도고에서 살고자 할 때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쇠퇴하는 원도심’의 경우 도시의 중심시가가 쇠퇴함에 따라 발생한 유휴 공간들이 있어 이를 다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여기는 농촌 마을이잖아요. 원래부터 인구가 많지 않던 곳이기 때문에 이주민을 위한 주거지가 조성돼 있지 않거든요. 마을로 들어오며 보니 왕복 2차로 주변으로 1~2층 건물이 몇 개 보이는 정도라 주거공간이 많지 않아 보였어요. 청년마을을 운영하시면서 도고면에서 살고 싶은 청년이 나올 경우, 집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데 고민이 많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최낙원: 지금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고민들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정착 청년들을 위한 그런 거주 공간만 필요할 뿐 아니라, 사업비의 많은 부분이 공간 임대료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정착 청년이 나온다고 해도 선뜻 추천을 해줄 만한 집이 없더라고요. 한달살기 2기가 끝나면서 청년 한 분이 정착하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살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여러 가지 제약 조건도 있더라고요.

청년들이 풀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이니 지자체나 지역에서 후원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년에는 사회주택을 공부해서 지자체와 LH의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도고 청년 사회주택 모델’을 제안해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준식: 사실 거주가 확실해져야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정착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것 같아요. 농촌 마을에 나오는 유휴 공간의 경우 공가-비어 있는 집-보다는 폐가일 확률들이 높기 때문에, 공간을 준다 하더라도 그거를 보수하고 현대화해야 되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건축,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이 1억 정도 들어간다고 알고 있는데, 청년 입장에서 그런 재원을 조달하기가 너무 어렵고, 아파트 분양과 다르기 때문에 은행 대출을 끼고 갈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요즘 지자체 단위로 폐가나 공가를 소개하고 알선해 주고도 있지만, 이런 이유로 청년 입장에서 굉장히 어렵죠.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에 퇴직금이나 자산을 갖고 들어오는 거라 달라서요. 그런 면에서는 제가 대책 없는 질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오늘 주제가 [언빡싱]이니까 있는 그대로의 말씀을 나누는 게 더 좋다고 이렇게 생각해 여쭤봤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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