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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현학]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의 고현학

방랑식객 진지한 승인 2023.12.22 11:09 | 최종 수정 2024.02.06 23:09 의견 0

고현학(考現學)이란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유행의 변천을 조직적,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현대의 참된 모습을 규명하려는 학문'을 의미합니다. 일상의 고현학은 일상생활 속에 벌어지는 사안 하나를 주제로,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펼쳐보는 이색코너입니다. 인터넷 검색 정보를 중심으로 정리해 넓고 얇은 지식의 층위를 높여가 보자구요! 첫 회는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 이야기입니다.

(출처: 픽사베이)


1. 나라마다 다른 크리스마스

우리나라에서는 성탄절이라고 부르는 크리스마스는 2개의 단어가 합쳐진 말입니다. ‘크리스트’는 예수 그리스도를, ‘마스’는 종교행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복한 예배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요.

크리스마스 명칭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프랑스는 노엘(Noël), 이탈리아는 나탈레(Natale), 독일은 바이나흐텐(Weihnachten)이라 부른다고 해요. 명칭이 다르니 풍습도 각각 다르다고 볼 수 있겠죠?

2. 크리스마스 트리의 유래도 나라별로 다르다

고대 로마인들은 한 겨울 동짓날을 기념하기 위해 푸른 상록수 가지를 집에 장식했는데, 이러한 성목 숭배 사상에서 크리스마스 트리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성 보니파티우스라는 선교사가 게르만족이 해마다 숲 속의 전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보고, 이런 건 옳지 않다 생각해 이 나무를 베어냄으로써 제물이 될 사람들을 구해냈는데, 그 후 감사의 의미로 나무를 둘러싸고 모여 예배를 드리는 관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것이 뒤에 크리스마스 장식의 풍습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 문화는 19세기 초 독일에서 북유럽과 미국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에서 온 개신교 선교사들에 의해서 크리스마스 트리가 시작되었는데요... 여기에 우리만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나무가 바로 구상나무인데, 우리나라 산지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입니다. 1907년 제주 한라산에서 프랑스 선교사가 처음 발견해서 보급되었다. 이후 전세계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구상나무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K-트리라 해야할까요?

3. 여름에 보내는 크리스마스... 남반구의 나라들

북반구와 남반구는 정반대의 계절을 나타내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공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남반구의 나라들은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는데 모래사장에 크리스마스가 서있어요. 더운 날씨 때문에 썬그라스를 낀 산타가 반바지를 입고, 간혹 서핑보드를 타는 산타클로스도 등장한답니다.

4.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이 아니라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12월 25일에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지만 1월 7일이 크리스마스인 나라들도 있다고 합니다.

카톨릭은 16세기 교황 그레고리우스가 율리우스력을 개정한 그레고리우스력을 사용하였지만, 정교회는 카이사르가 만들 율리우스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차이가 나기 시작한 건데요. 두 달력은 매년 11분씩 차이가 나면서 현재 율리우스력은 13일 정도가 늦어졌습니다. 그래서 시작은 같은 날이었지만 현재는 그레고리우스력으로 13일 늦어진 1월7일이 율리유스력의 12월 25일이 된 것입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같이 카톨릭과 정교회가 섞여 있는 국가들은 12월 25일과 1월 7일 두 다 크리스마스로 지정하여 크리스마스를 두 번 지내기도 한답니다.

5. 크리스마스가 없는 나라: 이슬람 문화권 나라와 사회주의 국가들

이슬람 문화를 가진 국가는 크리스마스의 기념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경우 경찰에 잡혀갈 수도 있다고 하네요. 북한의 경우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은 불법으로, 대신 12월 24일에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머니인 김정국의 생일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6. 각국의 이색 산타들

파란색 옷을 입은 러시아 산타: 서리 할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의 산타는 착한 아이에겐 선물을 주지만 나쁜 아이는 꽁꽁 열려버린다고 합니다. 또 루돌프가 아닌 눈소녀를 데리고 다니며 왕관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다닌 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아닌 신터클라스: 네덜란드의 산타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의 산타가 아닌 산타클로스의 기원이 된 성 니콜라우스가 선물을 주러 다닌 모습을 본 딴 것으로 신터클라스라고 부르며, 크리스마스가 아닌 12월 5일 자신의 생일에 선물을 나눠줍니다. 산타에게 요정이 있다면 신터클라스에게는 조력자 “피터”가 있습니다.

착한 아이들에게는 선물을 주고 나쁜 아이들에게는 벌을 주러 다니는데, ‘검은 피터’라는 이름 때문에 ‘흑인’을 조수로 부리는 것이 노예인 것은 아닌가 반발해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지기도 합니다.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와 노예제도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안타까운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검은 피터 분장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굴뚝을 타다 보니 검댕이 묻었다는 사연의 분장으로 인종을 뜻하는 것이 아님의 의미하게 합니다.

산타가 없는 동유럽 나라들: 오스트리아와 체코 같은 동유럽쪽 몇몇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아닌 크람푸스라는 산양뿔을 가진 악마가 등장합니다. 크리스마스 동안 착한 일을 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와는 정반대로 말 안 듣는 나쁜 아이들을 두들겨 패고 심지어는 지옥으로 데려가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7. 한국에 전래된 크리스마스

한국의 크리스마스는 1800년대 후반, 개신교 선교사들에 의해 처음 소개가 되어 서구식 학교나 교회를 통해 전파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제의 문화통치 시기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행위가 금지되었다가 이승만 대통령 시절 1949년 6월 4일 공식적인 공휴일로 법제화하였으며 공식적인 명칭은 기독탄산일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널리 알려지고 상업적인 방향으로 바뀌어지면서 서구에서는 보통 크리스마스는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이지만 한국에서는 가족보다는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날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8.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우체국

해마다 12월이 되면 산타클로스의 고향마을 핀란드 ‘로바니에미’에는 전 세계에서 보낸 편지가 쌓입니다. 1985년 핀란드 우편국이 ‘산타 편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산타 마을 우체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편지에 답장을 써줍니다. 외국이라 우편을 보내기 어려워 아쉬워하시는 분들 있으실 텐데 놀랍게도, 강원도 화천에 산타클로스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이 있습니다. 10월말까지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편지를 산타클로스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에 접수하면, 그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산타의 답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의 주소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산수화로 10’입니다.

9.산타가 어디쯤 오고 있는 지 추적할 수 있어요!

1956년부터 현재까지 미군과 캐나다군의 엽합사령부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공공활동과에서 전 세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크리스마스 기념 이벤트로 산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줍니다. 이 이벤트가 유명해지자 구글에서 자체적으로 ‘구글 산타 추적기’와 같은 산타 추적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이벤트는 68주년을 맞이할 정도로 유서 깊은 연례 행사이며 추적기는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이 되면 열리며,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26일 0시에 종료됩니다. 아이들이 산타클로스가 언제 선물을 주러 오는지 알 수 있도록 현재 산타의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해주는데, 홈페이지에서는 산타가 타는 썰매의 크기와 무게, 추진력, 속도 등등을 분석해 놓았습니다.

산타 추적 이벤트는 작은 해프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55년 한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이벤트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전화번호가 인쇄되었고 이 번호는 미 방공군센터로 연결되는 전화번호였다고 합니다.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 당직 근무를 하던 미 공군 해리 슈프 대령은 아이들의 전화가 끊임없이 쏟아지자 산타가 어디에 있는지 적당한 위치를 꾸며내서 전해주도록 지시했고 ,이 해프닝을 시작으로 지금은 아예 ‘산타 추적 핫라인’이라는 전화번호를 공지해 어린이들이 해당 전화번호로 전화할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한 술 더 떠서 산타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에 관한 상세한 ‘분석 자료’를 만들기도 하는 등 진지하게 이벤트를 벌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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