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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불평등, "돈 가질수록 권력 증가하고, 부는 대물림된다"

심정 기자 승인 2019.11.21 08:25 의견 0

(픽사베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부의 불평등’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엇보다도 ‘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부’가 대물림이 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양극화’와 ‘부의 불평등’이 훨씬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돈' 가질수록 '권력' 증가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9%)이 '인간은 무엇을 하든지 우선적으로 돈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공감 했다.

특히 응답자 10명 중 8명(80.8%)이 돈을 가질수록 권력이 증가한다고 바라봤는데, 이는 2014년 75.6%에서 2017년 72.2%, 2019년에는 80.8%로 돈과 권력이 비례한다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는 모습이다.

그 외에도 '돈이 없으면 사람은 제 몫을 할 수가 없다'는 의견은 67%에 달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20대 45.6%, 30대 52.8%, 40대 58.8%, 50대 62.4%) 돈이 있어야만 제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20대 55.6%, 30대 64.8%, 40대 68.4%, 50대 79.2%) 태도가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인간을 평가하는 척도'라는 생각(38.9%)도 결코 적지 않았다.

또 돈은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전체 응답자의 76.6%가 '돈이 있는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보다 행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현대사회에서는 금전관계가 끊어지면 인간관계도 끊어진다'는 주장에 10명 중 6명(60.6%)이 동의했다.

돈에 대한 태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 한국은 부가 대물림 되는 나라

설문 응답자의 92.2%가 '한국사회는 부가 대물림 되고 있다'고 바라보면서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응답은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57.1%)은 '한 번 가난해지면 계속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사회'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부모를 잘 만나야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인식(81.2%)'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생각은 모든 연령대(20대 82.4%, 30대 80.8%, 40대 80%, 50대 81.6%)에서 똑같았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에 따라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21%로 드물었고 '가난한 사람들도 열심히 일을 하면 상류층이 될 수 있는 사회'라는 인식(13.6%)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만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13.1%로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우리나라는 계층 상승의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라는 응답도 22.8%에 그쳤다. 

'앞으로 내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2014년 38.6%에서 2019년 32.8%고 감소했으며 '경제적으로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2014년 47.9%에서 2019년 43.5%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성공 및 계층이동 가능성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 한국, '부의 불평등 심각하다' 느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의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87.8%가 '한국사회의 부의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편'이라고 답했으며 성별(남성 86.4%, 여성 89.2%)과 연령(20대 86.4%, 30대 88.8%, 40대 85.2%, 50대 90.8%)에 관계 없이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인식은 공통적이었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부의 불평등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10명 중 8명(77.4%)에 달했다.

부의 불평등을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부동산 보유자와 비보유자간 불로소득의 차이'(60.6%,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54.5%)가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이와 더불어 '불공정한 기회들'(50.6%)과 '불평등의 문제를 방치하는 정당 및 정치인들'(47.2%), '고소득자에 대한 낮은 세금 부과'(46.4%),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우 및 임금 격차'(45.2%)도 부의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많은 편이었다.

부의 불평등의 원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이에 대해 부의 불평등 해결을 위해서는 '고액 소득자에 대한 철저한 세금 징수'(62.5%, 중복응답)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49.5%),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시행해야(48.7%) 부의 불평등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다.

실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나야 하고(85.1%),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78.8%)는 주장에 대부분 의견을 함께 하고 있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소득에 따라 범칙금을 부과시키는 정책(41%)과 공기업과 대기업 입사제도의 공정성 확보(38.6%)도 많이 꼽았다.

다만 ‘기본소득제’(24.4%)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비교적 30대29.8%)와 50대(29.1%)의 관심이 높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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