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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계를 허문 도전 정신, ‘지옥’에서 자신을 초월한 배우 문근영

- 연기 인생의 새 전환점, 문근영이 그려낸 ‘오지원’의 파격 변신
- “오랜만에 연기가 즐거웠다” 감독 연상호와 함께한 연기적 도전
-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 문근영이 말하는 캐릭터의 기쁨과 자유

글렌다박 기자 승인 2024.11.05 12:22 | 최종 수정 2024.11.05 14:44 의견 0
(넷플릭스 제공)

이토록 파격적일 수 있을까? 문근영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 2에서 ‘햇살반 선생님’이라는 강렬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평범한 유치원 교사에서 종교적 광신에 빠져 광기의 상징으로 변모하는 ‘오지원’을 연기하며, 그녀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

스크린 속 문근영은 단순히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 지옥의 혼돈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오지원’ 그 자체였다. 관객들은 그녀의 압도적인 연기에 숨이 막히고, 문근영이 전하는 감정의 파도에 압도된다.

“오랜 연기 생활 동안 새로운 캐릭터에 목말라 있었다. 처음 해보는 역할이라 설렜다”는 그녀의 얼굴에는 남다른 감회가 스며 있었다. 다양한 연기에 목말라 있던 그녀가 이번 작품에서 오랜만에 느낀 자유는 큰 만족감으로 돌아왔다. 연상호 감독이 구축한 틀 안에서 그녀는 “마음껏 뛰어놀았다. 오랜만에 연기가 즐거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지원, 평범했던 여성이 ‘화살촉’이라는 광신 집단에 깊이 스며들며 점차 변화하는 여정은 이번 작품의 핵심이다. 눈빛, 표정, 감정의 미세한 굴곡까지 세밀하게 표현해낸 문근영은 인물의 심리를 철저히 파고들었다. 현장에서 연상호 감독과 여러 차례 논의하며 인물의 변화 지점을 구체화하고, ‘햇살반 선생님’이라는 인물에 생동감을 더했다. “씬이 많지 않지만, 나오는 장면마다 오지원의 변화를 충분히 드러내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 제공)

“제가 연기를 오랜 시간 맹목적으로 사랑해왔던 터라, ‘오지원’의 광적인 믿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됐어요. ‘햇살반 선생님’을 연기하며 가장 고민한 부분은 ‘오지원에서 출발해 광기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문근영이 그린 ‘오지원’은 단순한 광신도가 아니다. 남편과의 이별 장면에서 그녀는 ‘오지원’의 광기가 단순한 종교적 신념을 넘어선 맹목적 집착임을 보여준다. ‘오지원’이 화살촉에 빠질수록 남편 ‘천세형’(임성재 분)과의 거리는 깊어만 간다. “자살이라니? 그런 죄악과는 달라. 신께 내 죄를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는 거야!”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친다. 장면에서 문근영은 ‘오지원’의 끝없는 집착과 절대 뒤돌아볼 수 없는 맹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순간도 감정에 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절정으로 치닫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그녀의 말처럼, 감정의 깊이는 한층 더 진지하고 무겁다.

문근영의 연기는 일상 속 그녀와는 너무도 달라서, 팬들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배우일 때와 평소의 자신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큰 차이는 없어요. 그저 수줍음이 좀 더 많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정도랄까요?” 문근영의 이 소탈한 모습에서 대중이 느끼는 친근함이 엿보인다.

문근영은 단지 작품을 완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관객과 공감하며 캐릭터를 완성해나가는 예술가다. '지옥' 시즌 2에서도 그녀가 연기한 ‘오지원’의 마지막 순간은 보는 이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극 중 ‘오지원’은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까지 혼란과 불안이 섞인 미소를 보였다. 이 장면을 떠올리며 문근영은 “왠지 그녀는 충분히 만족하며 행복하게 죽어갔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녀의 ‘오지원’은 순수함이 있었기에 더욱 깊이 맹신에 빠져들 수 있었고, 그만큼 강렬하게 무너져갔다. 관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안타까운 결말이었지만, 문근영은 이 결말이 ‘오지원’에게는 오히려 만족스러웠을 거라 생각한다. ‘오지원’의 운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느끼게 한다.

(크리컴퍼니 제공)

(‘지옥’ 시즌2 속 문근영의 새 모습을 반가워하는 대중들이 많다는 데 대해)

“장르나 역할의 비중에 상관없이 늘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 스스로는 무한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도 그걸 이해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연출자로서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아직 과한 것 같고, 우선 배우로서 더 많은 작품에 임하고 싶습니다.”

문근영은 단순히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매번 그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빚어 관객에게 전달하는 배우다. 장르와 캐릭터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그녀의 도전 정신은 이미 많은 팬들과 비평가들에게 강렬한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녀 자신이 말했듯 이번 작품을 통해 "무한히 도전할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지옥' 시즌 2가 공개된 후, 그녀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한층 더 커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 이번 '지옥' 시즌2는 정말 많은 분들이 열정을 다해 만든 작품이에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고, 제가 맡은 ‘햇살반 선생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계 없는 도전 정신과 깊은 몰입으로 작품 속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배우 문근영. 그녀가 앞으로 펼쳐갈 연기 여정이 어디로 향할지, 또 어떤 신선한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그녀의 다음 발걸음을 주목하며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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