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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_이야기(5)] 화려한 자연을 보며 힐링을 - 화조도(花鳥圖)

박태숙 작가 승인 2019.02.01 15:29 의견 0

▲ 화조도(花鳥圖) ⓒ 박태숙 작가


화조도는 동양화의 발전에 있어 인물화보다는 후에 시작되었으나 산수화보다는 앞서 발전되었으며 당(唐)에 이르러 독립된 분야가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생에 의해 매우 사실적으로 꼼꼼히 화면에 나타내기도 하고, 형태보다는 이들 주제가 주는 의미에 중점을 두기도 합니다. 직업 화가들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새들을 화사한 꽃들과 함께 그린 매우 장식적인 그림입니다.

궁중의 장식화나 민화 등에 화려한 색채를 사용한 매우 정교한 그림들이 전래됩니다. 일반적으로 새들은 꽃이 크고 화려하며 나뭇가지에 등장하고, 나비 등의 곤충은 풀꽃을 배경으로 그려졌습니다.

화조도 (e뮤지엄, 국립중앙박물관)

화조도는 기본적으로 선인들이 미의 대상으로 즐겼던 온갖 꽃과 새들을 표현한 그림이며 민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화조도(花鳥圖) ⓒ 박태숙 작가


하지만 넓게 보면 나무와 꽃과 풀만 그리는 화훼도와 새 대신에 나비, 벌 등 곤충류가 그려진 초충도, 그리고 개, 고양이, 사슴 등 네 발 달린 들짐승에 꽃과 나무를 배치한 영모도 등도 화조도에 포함됩니다.

화면에 계절과 상관없는 복합적인 소재가 함께 등장했고 그림의 구도를 자유롭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화조도에 그려진 암수 한 쌍의 새는 사이좋은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이는 부부화합의 뜻을 담고 있어 혼례용 병풍이나 신혼방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부부화합 뿐만 아니라 여러 길상적인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재산을 모으거나 높은 벼슬에 오르거나 장수, 화합, 평화 등 다양한 상징을 담고 있어 폭넓게 사용됐습니다.

▲ 화조도(花鳥圖) ⓒ 박태숙 작가


궁중에서도 화조화는 여성들의 공간을 꾸며주는 장식용으로 그려졌으며, 병풍으로 제작된 것이 많았습니다. 궁중 화조도는 장식적인 용도 외에 외국 사신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또한 궁중 화조도는 민화와 달리 꽃과 새 종류가 대체적으로 계절 변화에 맞게 구성됐습니다.

화조화가 이렇게 방대하게 그려지고 사랑받은 이유는 친자연적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그대로 집안에 두니 오래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고 계절과 상관없이 항상 꽃과 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는 것만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힐링도 됐을 겁니다.

아름다운 꽃들과 여러 색을 가진 새들이 모여 있으니 화려해서 장식하기도 좋았습니다. 이 장식성은 밝고 명랑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거기에 복을 가져다주는 복을 기원하는 기복적인 상징성도 함께 갖고 있었으니 대중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림 박태숙은 동대문구에서 우림화실을 운영하고 있는 젊은 민화작가 입니다.
민화로 시작해 동양화, 서양화 등 다양한 분야를 배워나가며 민화에 새로운 색감, 기법 등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들이 민화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민화를 다양한 공예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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