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게남는거(26)] 톡쏘는 맥주에 꼬들한 노가리면 여름이 행복하다 - '참골뱅이와노가리'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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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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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리는 2-3년정도 된 어린 명태를 말한다. 보통 말려서 마른안주로 많이 먹는다. 노가리의 가장 친한 친구가 있으니 바로 시원한 맥주다. 여름에 을지로 노가리 골목으로 가면 노상에서 시원한 맥주와 노가리를 뜯는 사람들의 행렬이 즐비하다고 한다. 예전에는 거리를 추억하는 아재감성 가득한 골목이었지만 지금은 을지로에서 먹는 노가리 맥주를 ‘노맥’이라고 하며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만점 이다.
▲ 골뱅이무침과 노가리. 세트로도 주문할 수 있다. 노가리의 값이 다른 가게에 비해 비싸지만 입에 넣으면 가격이 아깝지 않음을 실감한다. ⓒ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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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가게는 을지로 노가리골목에선 조금 떨어져있다. 종로3가의 어느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노맥집 ‘참골뱅이와노가리’다. 가게 이름이 가게의 대표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너무 바짝 마르지 않은 반건조 노가리와 진미채, 파채와 버무려진 골뱅이가 이색적인 집이다.
▲ 한눈에 보아도 골뱅이의 양이 넉넉한 골뱅이무침. ⓒ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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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 무침은 골뱅이의 양이 넉넉하다. ‘골뱅이무침 속에 숨은 골뱅이 찾기’가 아니라 골뱅이가 듬뿍 들어있어 쫄깃함과 보들함 사이의 골뱅이 식감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쫀쫀한 진미채, 아직은 매운기가 남아있는 파채의 알싸함과 달달한 양념이 알근달근해서 입맛을 돋운다.
▲ 이 가게의 단연 일품 안주는 반건조 노가리다. ⓒ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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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고의 메뉴는 단연 ‘반건조 노가리’다. 바짝 익힌 노가리를 뜯어 딱딱하면서 질깃한 맛을 즐기는 노가리와는 촉감부터 다르다. 약간의 탄력이 있다. 노가리에서 나는 특유의 배릿한 향이 있지만, 쫀득하며 꼬들꼬들하게 잘 말라있다.
짭쪼롬한 생선을 한입 먹으면 생각나는 친구 맥주를 떼어 놓을 수 없다. 이곳 생맥주는 가격도 매우 저렴하지만, 다른 가게에 비해 신선하다. 시원한 생맥주를 벌컥 마시면 신선한 맥주의 향과 더불어 식도를 타고내려가는 탄산의 느낌덕에 따끔따끔 하면서 시원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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