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게남는거(28)] 거친 양념맛이 계속 생각나는 곳 - '동창야채닭갈비'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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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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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중화역 인근에 있는 <동창야채닭갈비>를 방문했다. 이곳 닭갈비는 다른 곳의 닭갈비와 달리 투박하면서 거칠거칠한 양념이 특징이다. 철판 닭갈비집에 방문하면 닭갈비의 양념에서 카레가루의 달달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카레가루의 맛이 강해 모든 음식 맛의 밸런스를 해칠 수 있다.
▲ 잘익은 닭갈비에 눈길이 간다. ⓒ 윤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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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닭갈비를 주문하면 초벌로 익혀서 나오기 때문에 주문을 했을 당시엔 시간이 걸리지만 나오는 즉시 먹을 수 있다. 반지르르한 빨간색의 양념보다는 약간 검붉은 양념으로 버무려져 나온다. 이미 익은 닭갈비가 눈앞에 놓이면 치익 거리는 소리와 빨간 색감만으로도 입안에 숨어있던 침샘을 자극한다.
닭갈비는 역시 닭이 맛이 있어야 한다. 닭이 양념과 어우러졌을 때 겉돌지 않고 쏙쏙 배어야 비로소 그 맛이 느껴진다 할 수 있다. 검붉은 양념이 닭고기에 배어있어 닭갈비에 절로 손이 간다. 그런데 그 양념 맛이 투박하다. 예쁘게 잘 차려입은 멋쟁이의 느낌이 아니라 무심한 듯 걸친 옷에서 멋이 느껴지는 맛이다. 할머니가 무심코 넣은 양념에서 입안에 감칠맛이 돌 듯, 꾸밈없는 맛에서 닭갈비의 진가가 느껴진다.
▲ 막국수. 살얼은 동치미 육수에 무심한 양념장이 어우러져 닭갈비를 무한 흡입하게 만든다. ⓒ 윤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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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닭갈비의 또 다른 재미는 다양한 사리와 함께 먹는 것. 고구마, 떡, 양배추까지 닭갈비와 곁들여 먹으면 철판은 어느 새 공백이 가득해진다. 이렇게 먹기는 아쉽다. 역시 닭갈비엔 막국수를 곁들여 먹어야 제 맛. 동치미 막국수를 한 그릇 주문했다. 살얼음이 낀 육수가 녹으면서 시원한 동치미가 완성된다. 동치미 막국수의 양념장 역시 투박하지만 닭갈비와 함께 먹었을 때 훌륭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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