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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준비, 신부가 중심이 되는 것이 전통 예법입니다 (中)

윤준식 기자 승인 2013.11.13 10:08 의견 0

[윤기자의 뷰-人] W웨딩홀, 해군호텔 송기문 전무이사 인터뷰 (中)

 

 

혼례준비, 신부가 중심이 되는 것이 전통 예법입니다W웨딩홀, 해군호텔 송기문 전무이사 인터뷰 (中)
지난 가을 새롭게 변신한 해군호텔 W웨딩홀이 예비신부들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잊고 있던 한 분을 떠올렸다. 예절강사, 전문주례인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예절에서 시작된다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는 분이기도 하다. 해군간부 생활을 마치고 해군호텔의 총지배인으로 근무하면서 인생이모작으로 예절에 대한 연구와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는 해군호텔 송기문 전무이사를 만났다.(일반적으로 ‘결혼’, ‘결혼식’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예절의 기본이 되는 ‘관혼상제(冠婚喪祭)’의 개념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기사에서는 ‘혼례’, ‘혼례식’이라는 표현만 사용하였다.)

 

▲새롭게 변신한 해군호텔 W웨딩홀에서 해군호텔 총지배인 송기문 전문을 만났다. ⓒ 윤준식 기자

 

윤준식 기자(이하 윤기자): 아까 ‘전례원’이라는 예절기관을 잠깐 말씀하셨는데요, 그런 곳에서 초등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보급을 하지는 않고 있나요

 

송기문 전무(이하 송전무): 예전부터 전례원과 성균관에서 교과과정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아직 힘이 약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같은 사람들이 열심히 뛰어서 바른 예절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뜻으로 ‘신랑신부 예절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윤기자: 웃으며 말씀하고 계시지만 ‘신랑신부 예절교육’을 하시면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죠

 

송전무:혼례를 하면서 신랑과 신부가 전혀 다른 집안으로 장가를 가고 시집을 옵니다. ‘간다’, ‘온다’는 이 말도 시대에 따라 변화가 있고 지방에 따라 다릅니다. 신부 댁에서 혼례의 주도권을 잡아서 그런거죠. 그런데 요즘의 추세는 돈 많은 쪽에서 주도권을 잡는 거예요. 서로 비슷하면 기가 센 집안이 주도권을 잡구요. 이런 문화가 너무 안좋습니다.

 

윤기자: ‘신랑신부 예절교육’에서 배우는 내용을 잠깐 소개해 주세요.

 

송전무: 혼례식 절차에 따른 예법도 배우지만, ‘언제나 서로 배려해라’, ‘서로 흠 잡지 말아라’, ‘형제간 우애를 지켜라’ 처럼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학력과 지식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이런 기본적인 이야기와 지혜를 전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윤기자: 신혼부부들이 양쪽 부모님을 모시게 되면서 소소한 다툼이 생기게 되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가르치시나요

 

송전무: (웃음) 사실 교육을 하다보면, 신랑, 신부 모두 제일 흥미있게 듣는 대목이 있어요. ‘부모님께 선물을 하거나 용돈을 드릴 때는 친정에 할 때는 신랑이 하고, 시댁에 할 때는 신부가 하라’고 가르치는 부분이죠.

 

▲ 송기문 전무는 혼례 전 '신랑신부 예절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말한다. ⓒ 윤준식 기자

 

윤기자: 맞아요. 그런 부분이 참 애매하거든요. 양가 부모님들께서도 좋아하시겠어요.

 

송전무: 우리 애들은 다른 애들과는 다르구나 하면서 매우 좋아하시죠. 그런데 ‘적어도 혼례 후 한 달 동안은 한 달 동안은 양가 부모님을 뵐 때에 방으로 모시고 큰 절을 올려라’고 하는데 이게 가장 어색하다고 하십니다.

 

윤기자: 제가 생각해도 매번 큰 절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난감스러울 것 같은데요

 

송전무: 다들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에만 큰 절을 올리는 것으로 알지요. 제가 그렇게 교육하는 것은 이유가 있어요. 큰절을 올리려면 무릎을 꿇게 돼요.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부모님에 대한 예절을 지키게 되지요. 그래서 부모님께도 이렇게 말씀드려요. “자녀들이 예절을 지키려할 때 거부하지 마세요. 큰 절을 하면 꼭 받으세요. 그래야 자녀들의 가정에 기틀이 섭니다.“

 

윤기자: 어떤 면에선 자녀교육이 아니라 부모교육인 것 같은데요

 

송전무: 우리 부모님들에게도 잘못이 있어요. 바쁘니까 넘어가는 태도가 기본 예절을 없애버린 것이죠. 부모님께 조석문안을 드리는 전통예절에서 배울 점은 큰절을 드리며 갖추는 ‘공손함’이예요. 사실 중요한건 이 ‘공손함’인데, ‘공손함’을 갖추게 하는 큰 절을 올리고 받는 행위인 것이죠. 그래서 아이들이 유치원에 갈 때부터 드나들 때에 서로 인사하고 받아주는 것부터가 중요합니다. 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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