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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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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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은 아니고 나름대로 전국구인 ㅎ은 초등학교 3년 후배이다.
그는 내 동생의 초딩동기이기도 하다. ㅎ은 예의가 바른 편이라 동네에서 평판이 좋다. 깡패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 ㅎ에게도 천적이 있다. 개인택시를 하는 3년후배 ㄱ이 바로 ㅎ의 천적이다. 어린 시절 둘 사이에 뭔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ㄱ은 유일하게 ㅎ을 어려워 않고 만만하게 대한다. ㅎ도 ㄱ에겐 조심하는 편인가 보다. 특히 술자리에서 내가 ㅎ을 칭찬하면 ㄱ은 ㅎ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자신의 쎈 모습을 자랑스러워 한다. 정말 꼴불견이다. 아무튼 그런 천적이 있는 ㅎ이 어느 면에서 귀엽고 인간적이기도 하다.
ㅎ과 나는 서로 통성명을 한지 몇 년이 지났다. 가끔 동네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가 나를 부르는 호칭은 선배님이나 형님이 아니다. 사적인 일로 깊게 엮이기 싫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에선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에도 계산이 있으리라... 그렇다고 아래로 보고 무시하는 게 아니고 작가님이라 부른다.
ㅎ사장을 1년만에 동네 북카페에서 만났다. 설마 책을 읽으러 온 건 아니겠지
(이정환 작가)
"작가님, 언제 날 잡아서 소주나 한잔 마시면서 재미난 얘기들 좀 나눠야 할 텐데 말입니다." 자신의 얘기도 <미아리 이야기>에 몇 꼭지 실리고 싶은 눈치다.
엇그제 동네 족발집에서 우연히 ㅎ을 만나서 가볍게 낮술을 같이 했다. X사장을 잘 안다고 했던 두명의 이름을 댔더니 그런 사람은 전혀 모르겠다고 한다.
"저를 안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제 기억에 없는 분들은 친한 분이 아닙니다. 저를 안다고 하면 족보가 올라가나요"라며 껄껄 웃는다.
"그럼 김XX 형님은 아시죠 쌍둥이... 한 분은 돌아가셨죠."라고 물으니, "아! 네. 그 형님은 제가 너무 잘 압니다. 친하죠. 가끔 만납니다."라고 대답한다.
미아삼거리 상가번영회에서도 이 친구에 대한 평판은 좋은 편이다. 다만 나이가 53살인데도 70살 먹은 사장님도 무조건 형님이라 부른다.
나와 소주 몇 잔 더 마시면 나를 부르는 호칭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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