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_이야기(56)] 금이빨을 팔아 막걸리 값을 벌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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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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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금이빨도 사나요"
며칠 전 극심한 사랑니 통증 때문에 발치를 했는데 치과원장님이 발치한 치아에 씌워있던 금니를 챙겨줬던 게 오늘 아침에서야 생각이 났다.
몇푼이나 할진 모르겠지만 냅두는 것도 거시기했다. 아침을 먹고나서 탱자씨네 실내포차 앞 금은빵 사장님한테 물어봤다. 산다고 한다. 무게를 재더니 계산기를 두드린다.그리고는 내 얼굴을 쓱 쳐다본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2만7천 원입니다. 그래도 파시겠어요"
당연한 거 아닌가 당연히 팔아야지.이런 불경기에 2만7천 원이면 막걸리가 몇 통인데.
금은빵 사장님은 상당한 미모다. 젊었을 땐 대단했을 거다.나이는 나보다 대여섯 살 위다. 딸만 둘인 과부인데 대학생인 두 딸도 엄마를 닮아서 미모가 출중하다.
야메로 박아넣은 금이빨이 빠졌다.
(이정환 작가)
금니를 팔고 나오는데 그 불친절한 생선가게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이리 와봐."
'엥 이 양반 봐라' 가끔 방천시장 골목을 오가다 눈이 마주치면 예의상으로 꾸벅 고개인사만 나눴을 뿐인데 말을 편하게 놓는다.
"아직도 통풍이 심해""네 조금요."그럼 이 약 줄테니까 먹어봐. 이거 먹고 난 다 나았어.""아유! 이리 귀한 걸 왜 제게 주세요
생선가게 아저씨는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만 천원이야."
난 또...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이 수전노 아저씨가 공짜로 줄 리가 없지.
금니를 판 돈 중에 만천원이 빠졌다.막걸리값이 그 만큼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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