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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유나의거리] "가을장마"

성유나 작가 승인 2018.09.04 11:50 의견 0

▲ 가을장마 ⓒ 성유나 작가

종일 빗님 오시니 내 맘 한켠에 빗물이 머금어 온다.
"알알이 매달린 삶의 부끄러움들‥"이라 말하는가
부끄러움은 자가의 고백이거늘
뉘라서 말하는 겁없음에 가을장마를 보낸다.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는 한 시인의 고백처럼
매일 난 일기장에 내 이름 석자를 감히 써 내려간다.
밤새 서러움에 절여본 들
아침은 여지없이 숙제되어 나를 일으키고
퉁퉁 부은 눈에 얼음 주머니를 문지르며
낯빛을 고쳐 세운다.
발을 땅에 딛지 않고 무임승차하는자
우편으로 받은 가을장마를
무심히 보내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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