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적인 면에서 영화의 근간을 모두 공개한 것이나 다름이 없지만,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들었던 영화입니다.
개봉전에 김지수씨의 만취인터뷰로 인해서 약간의 잡음(?)이 있긴 했지만, 무사히 넘어가서 흥행 홈런으로 연결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기전에 한국의 블랙코메디라는 것에 약간의 회의감이나 부정적인 시선이 아주 없지는 않았기때문에 기대치가 아주 높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왠걸...상당히 괜찮은 수작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를 5편정도 꼽으라면 이영화가 들어가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신선하네요.^^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
◇웃긴데 마음놓고 웃을 순 없다. 어떤이들에겐 스릴러로 보일 수도...
대부분 알고 계시듯이 영화는 친구들끼리의 모임에서 전화를 공개하는 게임이 스토리의 주축이자 전부입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자신도 모르던 것들이 전화를 통해서 흘러나옴은 막을 길이 없습니다.
감추고 싶은 수많은 것들,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이야기들이 이 작은 전자기기를 통해서 벌어지는 것입니다. 가장 사적인 대상인 친구라고 해도, 더 비밀스런 인생은 공유되지 않는 법입니다.
때문에 영화속 주인공들에게 비밀의 헬게이트가 열리는 순간은 일반관객들에게도 정확히 해당되는 내용이기에 엄청 웃긴 상황이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이들에겐 이 영화가 코메디가 아닌 스릴러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웃픈 상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누군가 이 게임을 해보자고 했을 때 선뜻 동의하기는 아마(아니 절대로!ㅎㅎ)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
◇한국형 블랙코메디의 성공...연기력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다.
한국에서 블랙코메디 장르가 성공한 케이스를 찾기는 극히 어렵습니다.
대부분 실험적인 영화이거나 스토리나 설정이 굉장히 부실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가능성을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있는 성정체성 문제라던지, 사기, 음주사고 등등이 불편하지 않게 소재에 녹아들어 있는 것에 굉장한 만족감이 들더군요. 이런 전달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사진속의 배우들입니다.
인지도 높고, 연기되는 중견(?) 연기자들이 주고받는 합은 규모있는 영화의 세트장보다 훌륭합니다. 어린편에 속하는 송하윤도 어색함없이 선배들과 좋은 합을 보여주니 영화가 나쁠리 없습니다. 다만, 어느 한분의 연기는 좀(누군지 아시겠죠?ㅎㅎ)......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유난히 연기부족이 부각된 면이 없지 않다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
◇이거 비밀인거 비밀이야.
엔딩에서 파국으로 치달을 것만 같았던 관계들이 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회복되는 부분에 의문이 있으신 것 같더군요.
감독의 속마음을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월식이 끝나고 다시금 달이 나오듯이 주인공들은 비밀이 들어났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닌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적당히 타협하거나, 덮어버리거나, 이해하거나 하는 것이 비밀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이니까요.
분명 코메디영화인데 보고나서는 코메디가 아닌 재미있는 영화. 완벽한 타인 추천해 드립니다.
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2018)
감독 : 이재규
출연 :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윤경호, 송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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