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먹는게남는거(27)] 평양냉면이 처음인 사람들을 위해서 - '우래옥' 평양냉면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5.31 10:59 의견 0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평양냉면’ 붐이 일었다. 정상회담 과정 중 등장한 평양냉면에 통일을 염원하며 그 맛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평양냉면집도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평양냉면의 생명은 간이 미미하지만 든든하게 받쳐주는 소고기 육수와 무심하게 툭 끊어지는 메밀면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다. 특히 소금 맛이 가미된 짭쪼롬한 맛을 빼면서도 육수에 포인트를 줘야하기에 육수를 내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흔히 평양냉면 하면 꼽히는 3대 맛집이 있다. <을밀대>, <을지면옥>, <우래옥>. 오늘은 미쉐린가이드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맛집으로 선정된 평양냉면 핫플레이스, <우래옥>으로 향했다.

평양냉면을 주문하니 면을 삶은 물을 한 잔 따라준다. 입 속에서 누룽지를 끓인 듯한 걸쭉함이 느껴지며 메밀이 지닌 구수하면서 은은한 단맛이 더해지며 입맛을 돋아준다.

▲ <우래옥>의 평양냉면. 나오면서부터 존재감을 뿜어낸다 ⓒ 김혜령 기자

<우래옥>의 냉면은 나오면서부터 아주 진한 고기의 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달착지근한 배와 메밀면, 넉넉하게 얹어진 편육, 씻은 김치가 올라가 있다.

육수부터 한 모금 머금어보니 예사롭지 않은 향이 육수의 맛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소를 통으로 삶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묵직하면서 든든한 향이 코 끝에 맴돈다. 썰어넣은 배와 씻어낸 김치에도 고기향이 배어있다. ‘밍밍하다’, ‘슴슴하다’고 표현하는 보통의 평양냉면과는 다르게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면은 다른 메밀면보다는 찰기가 있다. 이로 끊어낼 때 함흥냉면과 막국수의 중간정도 식감이 느껴진다. 하긴 육수가 진해서 메밀이 많이 들어갔다면 메밀의 향과 육수의 향, 그리고 면의 식감이 어우러질 수 없을 것 같다.

메밀면에 더해진 김치고명이 새콤하고 아삭해서 탱탱한 면의 식감을 받쳐준다. 딱 무거워서 질릴 수 있는 육수의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만 포인트를 준다. 진한 고기육수에 찰기 있는 메밀면이 먹고 싶다면 <우래옥>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평양냉면을 접해보고 싶은 초보자에게도 안성맞춤의 가게다. 물론 여름이기 때문에 <우래옥>의 냉면을 찾는 분들이 많아 줄을 서야할지 모른다는 점은 염두해야 할 듯하다.

※<시사N라이프>의 다른 평양냉면 기사들

[맛따라사진따라(10)] 평양냉면의 전성시대가 왔다

http://sisa-n.com/21416

[먹는게남는거(7)] "슴슴함의 미(味)학" - '평양면옥' 평양냉면

http://sisa-n.com/25309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