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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나 "'꽃달'로 첫 사극 도전, '조선판 MZ세대'라는 별명 가장 공감"

-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한애진' 역 맡아 조선 시대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연기
- 고교 동문이자 걸그룹 선배인 이혜리, 현장서 많은 도움 줘
- 차기작은 6월 말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 <미남당>... 서인국, 오연서 등과 출연

글렌다박 기자 승인 2022.06.22 19:22 | 최종 수정 2022.06.22 22:38 의견 0

2021년 12월 20일 부터 2022년 2월 22일까지 방영된 KBS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이 내려졌던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 퓨젼 사극으로 네 청춘이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금지된 세상에 반기를 들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생을 헤쳐나가는 청춘들의 모습은 '조선판 MZ세대'였다. 지니고 있는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있는 모습, 포기를 하지만 올바른 때를 아는 모습, 적대하지만 뜻을 모았을 땐 힘을 합치는 모습에선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극 중 귀하게 자란 명문가의 무남독녀 '한애진' 역을 맡은 배우 강미나. '한애진'은 싫은 건 죽어도 하기 싫고,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품 그리고 마음에 들어온 사람에게 직진하는 '조선판 직진녀'로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줬다.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강미나는 촬영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이하 일문일답]


Q.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이하 '꽃달') 종영 소감은 어떤가요?

A. 제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는데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게 남아요. 시청자 분들이 많은 사랑 주셔서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Q. <꽃달>의 배경은 18세기 가상의 조선으로, 금지된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은 시대였는데요.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작품이 전하는 메세지에 공감할 수 있었는 지 궁금합니다.

A.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애진'이 등장하는 부분은 한 줄 밖에 없는 상태였어요.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죠. 감독님을 뵈었을 때 "독특하고, 조선시대에 없을 법한 캐릭터 같다"며 작품에 대해 긴 대화를 나누었어요. 애진이에 대한 부분이 아직 나오기 전이었지만 '감독님을 믿고 가보자'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에 대해 '조선판 MZ세대'라고 별명을 붙여주셨는데 그 별명에 가장 공감해요.


Q. <드라마 스테이지-직립 보행의 역사> 이후 변우석 배우와 두 번째로 만나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우선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 정말 반가웠습니다. <직립보행> 당시 저희 둘다 신인이었고 풋풋함이 가득했어요. 지금은 확실히 호흡 맞추기도 편해지고, 서로를 더 배려해주고, 현장에서의 여유도 생긴 것 같아요. 더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했습니다.

Q. 아역 출신인데다가 사극 베테랑인 유승호 배우와 걸그룹 선배인 이혜리 배우와 촬영하며 조언 받은 부분이 있나요?

A. 유승호 선배님께서는 낯도 많이 가리시지만 촬영할 땐 상대 배우에게 필요한 걸 챙겨주세요. 애드리브를 쳐도 능숙하게 잘 받아주시고요. 그리고 제가 <꽃달>을 촬영하며 '혜리 언니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을 정도로 언니, 선배, 친구, 동료로서 많이 챙겨셨어요. 촬영 기간 중에 가끔 만나 밥 먹을 때면 "힘든 거 없니?"라며 물어봐 주시고, 연기도 "이렇게 하면 네가 더 잘 나올 거야"라며 가르쳐주기도 하며 도움 주셔서 힘이 되었습니다.

Q. 첫 사극이었는데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특히 '애진'은 병조판서의 외동딸인데 남의 물건을 훔치며 속에 쌓인 울분을 회수한다는 설정이 이해되었나요?

A. 이 작품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나만 현대극 어조로 말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다행히 말투가 튀지 않고 잘 어울려 걱정이 가라앉더라고요. 극 초반 대본에 '애진이 물건을 훔친다' 이후 상황이 없어서 감독님께 "여기서 왜 물건을 훔쳐요?" 질문할 정도로 저도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점점 드라마가 전개되며 조선시대에 갇힌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애진'이의 일탈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물건을 훔치는 설정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하면 미워보이지 않게 풀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감독님과 의논을 많이 했습니다.


Q. 그런 '애진'이의 일탈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 점은 무엇인가요?

A. 훔치는 연기를 하면서 눈치도 되게 많이 보고, '애진'이 입장에서는 진짜 전문 도벽꾼처럼 훔쳤다고 생각했지만 겉에서 보면 너무 어리숙하고 티나는 거죠. 그렇게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Q. '애진'은 외적인 모습은 단아하지만, 입담이 남다르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기성세대가 그어놓은 선과 수많은 제약에 답답해하는 조선시대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였는데요. 실제 성격과 얼마나 비슷한가요?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나요?

A. 저도 '이게 왜 안되지?', '나는 이걸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살아요. 저는 이제 계속 생각하고 있다가 한 번 쓱 눈치 보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하고, 그런 성격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극 중 '애진'이는 그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잖아요. 그게 다른 점인 것 같아요. 저의 경우 생각에서 머문다면 '애진'이는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거죠. 행동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는 캐릭터에요.

Q. <꽃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는 무엇인가요?

A. '애진'이가 '이표'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부디 그 마음 아끼지 말고, 낭비하지 말고, 저 주십시오. 제가 귀하게 아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애진'이는 원하는 걸 다 가졌지만 유일하게 부딪힌 게 사랑 앞에서 였잖아요. 그만큼 갖고 싶고, 그런데 표현할 방법은 모르겠고, 그 대사가 지닌 첫사랑의 간절함과 풋풋함이 묻어나서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김세정을 비롯한 구구단의 동료들이 <꽃달>을 보고 피드백을 해준 게 있나요?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꽃달> 7화, 8화 끝나고 전화가 많이 왔어요. 너무 좋다고 말씀들을 너무 많이 해주셨어요. 세정 언니가 “너무 귀여워!”라고 항상 전화하셔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시청자 댓글 중에 "빨리 세자빈 돼라. '애진'이 세자빈 돼라"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진심어린 응원으로 다가와 뿌듯했어요. 귀여운 댓글이 많았는데 저한테 별명도 붙여주시더라고요. 도벽녀라고. (웃음) 그런 댓글들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차기작이 <미남당>으로 정해졌는데요. 차기작에서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을까요?

A. <꽃달>의 '애진'이는 굉장히 밝았다면 차기작인 <미남당> '남혜준'은 살짝 어둡다고 볼 수 있고, 시니컬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미남당>에서는 “와,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많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나요?

A. 작품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배우가 제일 좋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시청자분들이 다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금강산에 갔을 '애진'이에게 한 마디.

A. 잘 살아라! 갔다 와서도 잘 살고, 그렇게 원하던 금강산을 갔는데 이제 사람이 욕심은 끝이 없다고 또 뭘 원하게 될지도 궁금하고, 그 의지 굳히지 말고 파이팅!

[사진=KBS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젤리피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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