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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아베 전 총리 총격 용의자 SNS와 살해 동기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2.08.01 00:09 의견 0

최근 일본 방송을 보면,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 관련 내용과 통일교 관련 내용이 많다. 하지만 총격을 가한 자위대 출신 야마가미 테츠야의 범행동기는 구 통일교회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한 거액의 헌금 때문에 가정이 파탄되었기 때문이라 결론짓는 분위기 탓에 추가적인 보도가 눈에 띄질 않는다.

이런 가운데 야마가미 용의자에 대한 트위터 내용이 특정되고 일부가 공개되면서 그가 구 통일교에 대한 증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트위터 계정은 2019년 10월 첫 게시 이후 올해 6월 30일까지 총 1,363건이 게재되었는데, 그의 트위터 계정명인 ‘silent hill 333’ 또한 공포 게임인 SILENT HILL 3(사이비 종교에 빠진 어머니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파멸되어 이를 복수하는 내용)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의 트위터 게재 내용을 구분한 결과, 약 2년 9개월 사이에 업로드한 1,363 건 가운데, 시사 관련 내용이 38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족·모친에 관한 내용이 26건.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25건. 그리고 구 통일교회에 대해서는 35건 등으로 나왔다.(7.19., 메자마시 8, FNN)

트위터 내용 중 가장 중요한 특징은 첫째, 그의 트위터 계정명 ‘silent hill 333’이 의미하듯 구 통일교에 대한 증오다.“내가 미워하는 것은 통일교회 뿐이나. 결과적으로 아베 정권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알 바 아니다(オレが憎むのは統一教会だけだ. 結果として安倍政権に何があってもオレの知った事ではない.)”(2019.10.13.)라는 내용과 함께“내가 14살 이었을 떄 가족은 파탄을 맞았다. 통일교회의 본분은 가족에게 절도․횡령․특수사기로 갈취한 아가리를 모두 상납토록 하는 것이다. 70(살)을 넘어 버블붕괴로 시달리는 할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절망했다고 해야 옳다. 식칼을 들고 나왔던 게 그 때다”(2020.1.26)라는 등의 내용을 통해 그가 가지고 있는 통일교에 대한 증오와 함께 언제든 복수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아베 전 총리에 대해 71회를 게재했으며 이 가운데는“아베 정권에게 할 말도 있지만, 통일교회와 동일시하는 것은 확실하게 비례(非禮)이기도 하다”(2019.10.13.)“아베 정권의 공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인 잘못. 영구포말 야당선언과 같은 것”(2020.8.31.)이라는 등 아베 정권을 비난하기 보다는 감싸고 있다.

한편으로 경찰은 야마가미 용의자가 아베 전 총리에 대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의 비디오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죽일 수 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는데, 이와는 달리 야마가미는 비디오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인 올해에도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트위트에 대해“하찮다(下らないねえ)”, “아베 증오의 첫 모습이 보인다는 우론(安倍憎しの最初にありきが見え見えの愚論)”(2022.3.23.) 등 아베정권을 옹호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즉, 야마가미 용의자가 아베 정권에 대한 옹호 입장을 버리지 않은 채 그래도 죽어야 한다면서 총격을 가했다는 것인데, 조금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셋째, 야마가미는 아주 강한 혐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트위터 속에 한국을 약 90회 언급하면서,“네트 우익(ネトウヨ)과 너희들이 비웃는 가운데는 내가 있다는 것을 후회하면 좋겠다”(2019.12.7.)라는 등 자신이 네트 우익임을 강조했다. “내가 집단으로서 한국인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며, 그들과 같은 편을 하는 일본인을 용서하는 것도 아니다. 아버지, 엄마, 형, 동생과 할아버지를 걸고”(2019.12.7.), “재일본인 차별에 반대하는 경우 가장 필요한 것은 명확하게 한국 ․ 북한과의 대결자세. 더 이상 우호국이 아닌 적국이라는 인식”(2021.12.28.)이라고 하는 등 그의 트위터 속에는 한국에 대한 증오도 크게 자리잡고 있었따.

넷째, 야마가미는 러시아 문제, 헌법개정, 코로나19 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게재했다. 흥미롭게도 야마가미는 레미제라블, 죠커 등 혁명을 주제로 하는 영화를 인용했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는 야마가미가 혁명적 야심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7.19., 메자마시 8, FNN)을 한 바도 있다. 종합해 볼 때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를“잃어버린 30년”이라고 하는데 이 시기는 야마가미 용의자의 인생과 같은 시기이기도 한 것처럼 이번 총격사건이 단순한 종교단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야마가미 용의자에 대한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는 ①구 통일교회로 인해 가정이 파탄되었기 때문이라는 단순 결론과는 달리,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 섯부른 동기규명은 용의자 형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새롭게 짚어봐야 할 부분은 ②이번 총격사건이 테러인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테러리즘이란 정부 또는 혁명단체 등이 제3자에게 공포상태를 만들어 내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거나 그 위협을 조직적, 집단적으로 행하여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즉, 테러가 일반범죄와 구별되는 것은 그 목적에 있다. 이 같은 해석을 보면 이번 총격사건은 테러보다 원한에 의한 범죄행위로 보는 시각이 더 크다. 하지만 혐한이 주요인일 경우는 별개다.

마지막으로 야마가미 용의자가 종교단체에 대한 원한이 깊었다면 ③비판의 화살은 종교단체를 방치해 온 국가도 책임이 있다. 아베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대신도 구 통일교에서의 신자들에 대한 헌금강요 등 신자들의 피해를 알면서도 선거 도움을 받았다(마이니치, 7.29)고 언급하였고, 구 통일교회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사실상의 과거 세탁을 위한 명칭 변경을 승인해준 것 역시 자민당 정권이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i_XTeDHM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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