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SDG는 UN이 제정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al Goals: 이하 SDG)를 의미한다. 모두 17개의 목표들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그 중 첫 번째 목표는 빈곤퇴치(No Poverty)다.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종식시키는 것이 SDG의 첫 번째 목표이다.
◆빈곤을 알리는 다양한 수치들
세계 인구의 10%인 7억 명 이상이 하루 1.9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고 있다. 건강, 교육, 식수확보, 위생 등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심각한 어려움이다. 전 세계적으로 농촌 지역의 빈곤율은 17.2%로 도시 지역보다 3배 이상 높다. 직업을 갖는다고 해서 제대로 된 생계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2018년 전 세계 취업자 및 그 가족 중 8%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55%인 약 40억 명은 어떠한 형태의 사회적 보호로부터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취업자 및 그 가족의 7.1%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극빈자 수는 1990년 36%에서 2015년 10%로 감소한 상황이고, 극심한 빈곤 속에 사는 세계 노동자의 비율은 2010년 14.3%에서 2019년 7.1%로 10년 동안 절반으로 줄어 긍정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빈곤이 개선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데다, 최근 코로나가 장기화된 것을 비춰볼 때 이 비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영향으로 극심한 빈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
‘UNU-WIDER’(UN대학 세계개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로 극빈자 수가 최대 세계 인구의 8%에 해당하는 5억 명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게 되면 1990년 이후 30년 만에 다시 빈곤이 증가하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이미 남아시아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극심한 빈곤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어린이 5명 중 1명이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왔으며, 이들은 빈곤의 부정적 영향이 평생 지속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져 있다.
우리는 왜 타인의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빈곤의 원인을 살펴보면 실업, 사회적 배제, 재난, 질병, 계층적 취약성 등 매우 다양하며, 사회 구성원 각자의 안녕(安寧)은 서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사회적 안정을 이룬다. 불평등의 증가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적 결속력을 약화시켜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과 갈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시급한 과제
특히 사회적 안전망은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세계 인구의 55%인 약 40억 명은 어떠한 형태의 사회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직자의 22%만이 실직급여 등 사회적 안전망이 제공하는 혜택을 받는 상황이다.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생산적인 고용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환경 조성에 적극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민간 부문 또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포괄적인 빈곤 감소에 기여하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 빈곤을 종식시키는 데에는 과학기술의 기여가 컸다. 안전한 식수를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수인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며, 위생 상태를 개선하여 안전하지 않은 식수와 위생 문제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위험을 줄여 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UN은 빈곤퇴치를 위한 다음과 같은 세부목표를 설정하였다.
1.1 2030년까지, 현재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들로 측정되는 모든 곳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극심한 빈곤을 근절한다.
1.2 2030년까지 국가 정의에 따라 모든 차원에서 빈곤에 허덕이는 모든 연령대의 남성, 여성 및 어린이의 비율을 최소한 절반으로 줄인다.
1.3 국가적으로 적절한 사회 보호 시스템 및 조치를 시행하고 2030년까지 빈곤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커버리지를 달성한다.
1.4 2030년까지 모든 남성과 여성, 특히 빈곤층과 취약계층이 경제적 자원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가질 뿐만 아니라 토지와 다른 형태의 재산, 상속, 천연자원, 적절한 신기술 및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 소유 및 통제를 보장한다.
1.5 2030년까지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회복력을 구축하고 기후와 관련된 극한 사건 및 기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충격과 재해에 대한 노출과 취약성을 감소시킨다.
1.A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개도국이 모든 차원에서 빈곤을 종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및 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적절하고 예측 가능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출처에서 상당한 자원 동원을 보장한다.
1.B 빈곤 퇴치 조치에 대한 투자 가속화를 지원하기 위해 친빈 및 성별에 민감한 개발 전략을 기반으로 국가, 지역 및 국제 수준에서 건전한 정책 프레임워크를 구축한다.
◆ 문제 제기
빈곤 퇴치를 목표로 한 SDG-1은 재론의 여지가 없이 온 인류가 힘을 합하여 달성해야 할 목표임이 분명하다. SDG-1은 주로 NGO와 정부 협력기구 등의 국제 개발 원조의 관점으로 논의되어 왔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 시작된 직간접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실천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개인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 빈곤 퇴치야말로 인류가 스스로 지속가능하기 위해 가장 기초적으로 달성되어야 할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정신의 근간인 아가페사랑 관점에서 SDG-1을 논의한 연구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복해 설명하지만 아가페사랑 관점은 사랑의 대상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기독교 전통인 ‘보양(保養)’의 관점을 의미한다(엡 5:29). 즉, 아가페사랑은 실천의 대상을 ‘보호(protection)’하고 ‘육성(nutrition)’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빈곤 퇴치’는 인류를 보호하고, 그로 말미암아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실천이다. 관점을 조금 바꿔 인류를 아가페사랑으로 사랑한다면, 인류가 성장·발전하도록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는데, 그 가장 기초가 되는 실천 또한 ‘빈곤 퇴치’다.
‘보호’와 ‘육성’이라는 아가페사랑의 두 가지 핵심요소를 고려할 때, 빈곤 퇴치는 ‘보호’의 측면이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아가페사랑의 관점에서 SDG-1을 구체적으로 논하기 위해서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빈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근거로 ‘아가페사랑 관점에서 본 SDG-1’을 논해 보고자 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마스터플랜 박종욱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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