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시즌 롯데는 아쉬운 성적과 함께 마운드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해야 했다.
롯데는 시즌 내내 마운드 문제로 고심해야 했다. 타선은 손호영의 트레이드 성공, 20대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더해지면서 세대교체와 함께 다음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마운드는 계속된 부상 이슈가 있었지만, 선발과 불펜 모두 부진했다. 선발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2명 외에 국내 선발 투수진의 부진이 계속됐다.
◆마운드 고민 깊었던 시즌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시즌 내내 기복이 있었고 4, 5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나균안과 이인복은 사생활 문제와 구위 저하 등이 겹치며 부진했다. 이인복은 시즌 후 방출됐다. 결국, 롯데는 시즌 중 다수의 투수들을 상대로 4, 5 선발투수 오디션 아닌 오디션을 해야 했다.
물론, 그 속에서 가능성 있는 영건들의 등장도 있었다. 추격조 불펜에서 시작해 롱맨, 선발 투수까지 차근차근 기량을 발전시킨 우완 투수 박진의 성장도 돋보였다.
불펜진도 상황이 밝지 않았다. 마무리 김원중은 후반기 힘이 떨어졌고 셋업맨 구승민도 초반 부진했다. 필승 불펜진에 포함된 최준용은 부상 이슈로 시즌을 일찍 접었고 신인 투수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전미르도 중반 이후 구위 저하와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사라졌다.
이후 롯데 불펜은 30대 후반 나이의 김상수가 고군분투했지만,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 사이 많은 역전패가 더해졌고 롯데는 후반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선발 투수 한 자리를 채운 김진욱
이런 마운드의 문제 속에서 롯데는 오랜 세월 과제였던 좌완 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능성도 있었다. 그 중심에는 김진욱이 있다.
김진욱은 입단 당시부터 초 고교급 투수로 주목받았다. 김진욱은 데뷔 시즌인 2021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이는 그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주는 일이었다. 하지만 김진욱은 성장하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김진욱을 불펜투수로 전환시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불펜 투수 김진욱은 압도적 구위를 바탕으로 필승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문제는 지속성이었다. 김진욱은 자신의 기량을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디에서도 지속하지 못했다. 이는 심리적으로 그를 위축하게 했다. 김진욱은 해를 거듭할수록 퇴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김진욱은 롯데가 취약한 좌완 선발 투수로 팀 미래를 책임져야 할 자원이었다. 하지만 김진욱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구폼에 변화를 주는 등의 시도도 있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에 김진욱은 점점 1군 자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2024 시즌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롯데가 투수난에 시달리는 상황에도 김진욱은 우선 대안이 아니었다. 기회는 홍민기, 정현수 등 다른 좌완 유망주들과 또 다른 신예 이민석에서 돌아갔다.
◆입단 후 발전하지 못한 유망주의 반등 가능성
롯데는 누구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롯데는 김진욱에 다시 주목했고 김진욱은 5월 25일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이때까지는 김진욱이 시즌 내내 선발투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거라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김진욱은 이런 우려를 뒤로하고 선발투수로 그 자리를 지켰다. 물론, 특급 선발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진욱은 18번 선발 마운드에 올라 4승 3패, 방어율 5.31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3회에 불과했다. 김진욱은 대안 부재의 현실에서 지속적인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긍정적인 건 김진욱이 계속된 등판을 하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김진욱은 마운드에서 여유가 더 생기고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풀 타임은 아니지만, 선발투수로 시즌을 완주했다는 건 분명 긍정 신호였다.
◆상무 입대 변수
하지만 내년 시즌 김진욱을 롯데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김진욱은 올 시즌 후 상무 입대 예정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이고 점점 상무 입대의 문은 좁아지고 있다. 한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입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보통의 경우라면 김진욱이 상무에서 선발 투수 경험을 더 쌓아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어렵게 찾은 선발 투수를 2시즌 동안 상무로 보내는 데 아쉬움이 있다. 롯데는 리빌딩을 하는 팀이 아니고 윈나우를 지향하고 있다. 성적이 필요한 팀에서 즉시 전력감 투수는 매우 소중한 자원이다. 더군다나 김진욱은 롯데에 부족한 좌완 투수다.
김진욱 역시 자신의 투구감각을 찾은 상황에서 1군과 멀어지는 상황이 아쉬울 수 있다. 김진욱이 내년 시즌 더 기량을 발전시킨다면, 2026년 WBC 아시안게임 대표님 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병역혜택과 연결된다. 같은 팀 박세웅도 상무 입대를 연기한 후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 멤버가 된 기억이 있다.
김진욱도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는 롯데에게도 최상의 결과다. 하지만 모든 일은 계획대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 만약, 2025 시즌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당장은 상무 입대로 기울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들리는 소식에는 팔꿈치 부상 가능성도 보인다. 이는 최악의 상황이다.
어떤 쪽이든 김진욱에게 2025 시즌은 매우 중요하고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 김진욱은 롯데가 고대하는 좌완 선발투수이고 올 시즌 마침내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보였다. 올 시즌 경험은 그를 더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과연 김진욱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분명한 건 김진욱이 원하는 바를 얻으려 한다면 올 시즌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롯데는 올 시즌 후 마무리 훈련부터 투수 자원 확충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고 유망주 육성을 다방면에서 하고 있다. 김진욱은 이제 유망주의 틀을 넘어 확실한 상수로 자리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김진욱의 상무 입대는 스토브리그 기간 롯데에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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