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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성분을 최소화한 영양제를 만들어야지

연재: 양심약사 양성심의 호떡장사 이야기(4)

칼럼니스트 양성심 승인 2024.12.01 22:41 의견 0

고3 때 집에 강도가 들어 강도와 대적한 적이 있다. 강도를 맞닥뜨린 충격으로 심장이 매우 약해져서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는 일이 많았다.

안 그래도 입시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대학교 진학 후에 몸이 매우 약해졌다. 매일 피곤한 얼굴이었고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했다. 일이 잘 안 풀리는 날에는 몸이 천근만근이 되었다. 음주가무를 즐기는 대학 생활은 해본 기억이 없고 집에서 음악을 듣고 혼자서 시간을 보낸 기억이 더 많다.

약대를 졸업한 후에도 바로 취업에 도전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유 없이 몸이 약해졌다. 겉보기에는 매우 단단하고 활력이 넘쳐보이는데 에너지 방전이 빨리 되는 몸으로 변해갔다. 다행히 우여곡절 끝에 영양관리에 더 일찍 눈을 뜨신 선배 약사님을 만났다. 이분의 도움을 받게 되며 몸이 회복되어서 대학 졸업 후 1년이 지난 즈음 다른 새내기 약사들처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뉴트라슈티컬(nutraceutical), 즉 영양학적인 관점에서의 질병 치료 및 관리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게 되었다.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환자들을 볼 수 있으니 더 넓은 시야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으니 약사로서의 영역이 더 넓어졌다.

약국에 와서 본인의 증상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병이 호전되지 않아 고민하시는 분들인 경우가 대다수다. 밤에 잠을 못 자 예민한 사람에게 신경안정제를 처방하기 전에 잠을 푹 잘 수 있는 수면 환경을 갖추게 하는 게 우선의 방법이다.

약국에서 영양요법을 통해 환자들의 건강이 개선되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내가 만든 조합을 환자들에게 추천을 해보니 매우 신기할 정도도 고객의 건강이 좋아지는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기력이 없는 어느 멋진 여성분이셨다.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두통약을 처방 받아 드시는 분이셨는데 상담을 통해 영양요법을 추천 드렸다.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 영양제 등도 거의 못 먹는다고 하셨고 진통제 이외에는 거의 약을 드실 수 없다고 하셨는데, 내가 추천한 영양요법으로는 건강이 좋아져서 매우 활기찬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환자들이 약사인 내가 인정하는 가격보다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의 영양제를 구매해서 가져와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인의 추천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지인들은 네트워크 사업을 하거나 네트워크 사업자와 다리가 걸쳐있는 경우가 많다. “이거 드셔보고 좋아지셨나요?”하고 물으면 “좋다니까 그냥 먹는 거예요, 약사님” 같은 허무한 대답을 하곤 했다.

나는 소비자들이 수십 년을 먹어도 안정적인 제품, 거품이 없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이 제품의 개발자가 저의 엄마입니다.'라는 자부심을 아들들이 갖게 되길 바라며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만들어 내고 싶었다. 최소한의 화학성분으로 아니 제로 케미컬을 지향하며 처방을 만들었다.

그러나 나만의 조합으로 뭔가 새롭게 만들어 표준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조합을 생각해 보고 나만의 프로그램을 돌려봤지만 현실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시작하기에 초기의 준비 수량이 너무 많았다. 몇 번이고 문을 두드려 봤지만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안 됩니다”였다.

수년이 지난 후 가까스로 담당자의 설득으로 회사 측의 허락을 받아서 내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최소량으로 시작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유통업을 시작한다는 생각과 충분한 준비 없이 그냥 좋은 조합을 직접 만들어서 적절한 가격에 판매해 보자는 참으로 어리석고 무책임한 시작이었다.

그렇게 만들어 출시한 「녹이정」은 나를 심장이 터질 만큼 흥분하게 만들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게 만들었다. 아무나 붙잡고, 그 누구에게나라도 「녹이정」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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