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FA 계약은 팀 전력을 단기간에 상승할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에 해마다 FA 시장이 열리면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대형 계약이 속출하는 게 현실이다.
10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할 수 있는 리그 구조에서 모든 구단들에게 포스트시즌의 문은 열려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크면 그 문을 더 커지고 거기에 FA 선수가 더해지면 가능성을 현실이 될 수 있다.
물론, 지속적인 FA 선수 영입에도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구단도 있다.
◆FA 영입의 변수 샐러리캡
과도한 운영비 지출에 부담을 가진 구단이 늘어나면서 내부 육성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구단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팀 총 연봉을 제한하는 샐러리캡 도입은 구단들이 FA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이에 구단들은 정해진 샐러리캡을 고려하면서 FA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이에 이전보다 FA 시장의 열기가 덜해진 면도 있지만, 100억원 이상의 계약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 이전에 장기 계약을 체결해 팀 주력 선수들이 FA 시장에 나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여전히 FA 시장은 전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통로이고 스토브리그가 열리면 야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4 시즌 후 FA 시장에서 롯데는 내부 FA 지키기에 주력했다. 대신 트레이드로 불펜과 내야진을 보강했다. 그 과정에서 1라운드 지명 선수인 김민석과 외야 유망주 추재현을 떠나보냈다.
롯데는 이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내부 자원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결정적인 이유는 샐러리캡 제한이었다. 롯데는 최근 발표된 연봉 샐러리캡 기준에 근접했다. 추가적인 투자가 부담스러웠다.
중요한 이유는 이미 FA 시장에 상당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악성 계약이 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이 점에서 내년 시즌 롯데는 기존 FA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유강남은 주전 포수로서 제 자리를 찾아야 하고 노진혁은 떨어진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한현희는 업그레이드된 투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강남은 포수로서 운동능력에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는 무릎 수술을 받았다는 점에서 불안함이 있다. 유강남은 그의 장점인 프레이밍이 ABS 도입으로 무력화된 상황에서 타격에서 각종 지표를 더 끌어올려야 하지만, 부상 후유증이 걱정된다.
노진혁은 2024 시즌 유격수로는 더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받았다. 노진혁의 역할은 3루와 1루수 백업, 대타 요원으로 변화했다. 이 속에서 노진혁은 시즌 중 타격감이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노진혁으로서는 내야의 슈퍼 백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현희는 선발투수 경쟁을 이겨내고 로테이션에 포함되는 게 최상이다. 롯데는 아직 4, 5선발 투수에 의문부호가 여전하고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 한현희는 아직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고 경험도 풍부하다.
사이드암인 한현희가 좌타자 승부의 약점을 덜어낸다면 선발 투수로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마침 한현희는 2025 시즌 후 옵트아웃 권리를 얻어 자유 계약 선수가 될 수도 있다. 큰 동기부여 요소다.
◆롯데가 야심차게 영입한 FA 3인방
2023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까지 3명의 FA 선수를 영입하는 데 큰 투자를 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유강남은 4년간 최대 80억원, 노진혁은 4년간 최대 50억원, 한현희는 4년간 최대 40억원이다. 한현희는 옵션 비중이 크고 3시즌 후 옵트아웃이 가능한 계약이지만, 연봉 비중이 큰 건 사실이다.
문제는 이들이 지난 두 시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강남과 노진혁은 롯데의 약점인 포수와 유격수 고민을 덜어줄 선수로 기대됐다.
하지만 유강남은 이전에 없었던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노진혁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 문제와 에이징 커브 조짐까지 보였다. 그렇게 2시즌 동안 유강남과 노진혁은 제 역할 하지 못하는 FA 선수가 됐다.
그나마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나름의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롯데가 원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이렇게 유강남과 노진혁, 한현희의 FA 계약은 악성 계약이 됐다. 이 부담은 추가 FA 선수 계약을 어렵게 했다. 심지어 주장까지 했던 베테랑 2루수 안치홍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후 협상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다.
2025 시즌을 앞둔 시점에도 롯데는 샐러리캡 부담으로 외부 FA에는 눈길을 돌리지 못했다. 보상 선수가 없는 C 등급 선수들 중 팀이 필요한 자원이 있었지만, 영입 시도는 없었다.
롯데는 올 시즌 후 연봉 협상에서 인상이 필요한 선수들이 많다. 타선의 새로운 주축이 된 윤동희, 황성빈, 손호영, 고승민, 나승엽 등도 모두 억대 연봉자가 될 전망이다. 샐러리캡 부담이 그만큼 가중된다. 외부 영입이 어려운 이유다.
◆절실한 반등
이렇게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3명의 FA 선수들은 2025 시즌 롯데의 중요한 키맨이다. 이들이 악성 계약의 굴레를 벗지 못한다면 롯데는 외부 FA 영입에 제한을 받으면서 고민을 거듭해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돈값을 하지 못한 이들 3인방이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는 두 번째 FA 권리행사까지 꿈꾸는 이들에게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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