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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랑_이야기(3)] "뭐? 신혼집을 공유한다고?"

공유주방에 이어 에어비앤비까지... 양화림의 시작

양화랑 손양화,임현석 승인 2020.05.28 17:20 | 최종 수정 2020.05.30 18:07 의견 0
전포에 소재한 <도우 개러지>가 <덕천키친>을 빌려 조각피자 연구에 몰두 중이다.  (양화랑 제공)

소중한 우리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 <덕천키친>은 다양한 사람들이 오갔다. 벌써 1년이나 되었다니, 그래도 아직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조금은 대견하다.

고마운 첫 번째 손님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온 커플이었는데, 부산까지 와서 공유주방을 이용한다는 게 신기해서 몇 가지를 물어 봤었다. 서울에 친구들이 공유주방을 이용했었는데,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단다. 부산까지 여행간 김에 이런 곳도 가보는 게 어떨까 하고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고 나왔던 공간이 <덕천키친>뿐이길래 이용하게 되었다고 했다.

여행이라면 그 지역의 명소를 찾기 마련인데, 공유주방이라니 신기했다. 개개인의 여행 색이 다양해지는 요즘이라 그런가. 아무튼 타지역으로의 여행 중 한 부분이 되어서 뿌듯했었다.

그렇다면 이 지역의 사람들에겐 어떤 공간이 되었나? 대표적으로는 친구들과의 파티, 브라이덜 샤워와 같은 모임들은 매달 예약이 들어온다. 홈카페처럼 편안한 프라이빗 공간이 컨셉이다 보니 벽지와 원형테이블 등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는데 그게 통했나보다.

주말이면 커플들의 예약이 들어오는데 가끔 프로포즈 공간으로도 쓰이기도 했다. 한번은 프로포즈 이용자 분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 다행히 “Yes” 대답을 받고 그들에게 추억의 공간이 되었단 이야길 듣고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생각지 못한 케이스도 있었는데 바로 ‘혼족’이다. 주변에 사는 혼족이셨는데 반찬만 간단히 몇 가지 만들고 싶은데, 2인 이상 이용할 수 있는 공간대여는 부담스러우시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이외에도 내가 진행하는 커뮤니티에 참가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고, 예비창업자(피자가게)의 오븐테스트, 모델촬영, 제품촬영 등 목적에 따라 이용의 범주도 넓어졌다. 최근에는 요리 관련 유튜버의 예약도 있었는데, 만족하셨는지 이내 또 재이용을 하셨다.

이처럼 각자의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대로 덕천키친을 이용했다. 덕천키친이 나만의 아지트이길 바랬고, 모수(고객)는 부족할지언정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긴 하다.

<양화림> 내부  (양화랑 제공)

◇"뭐? 신혼집을 공유한다고?"

결혼식을 많이 앞두고 주변 아파트 시세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부동산을 들렀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곳들은 너무 구축이었고 고칠 곳도 많아 보였다. 신혼의 달달함은 커녕 매일 싸우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공간도 있었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 천천히 보자며 결론짓던 때에 부동산 소장님께서 “저 신축아파트는 어떠냐?”고 물어보셨다. 너무 비싸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싸게 나온 1층 전세가 있다”며 생각해 보라고 하시는 거다.

그 길로 아직 내·외부 인테리어도 시작하지 않은 아파트로 몰래 들어가서 구조를 보았다. 구조만 보려고 했는데, 창 너머로 보이는 낙동강 뷰에 반해버렸다. 바로 부동산 소장님께 전화해 계약하겠다고 말했고, 집주인분이 마음을 바꾸기 전에 계약금을 넣었다. 1층인데 모든 방과 거실에서 낙동강을 볼 수 있다니!

계약을 하고 보니 역시나 우리에겐 조금 과하지 않았나 걱정되기 시작했다. 애도 없는데 방이 3개라니 너무 많다. 전세자금대출 이자도 걱정이었다. 그럼 남는 방으로 은행이자라도 벌어보자 라고 의견을 모았고, 입주하자마자 <에어비앤비>에 등록했다. 김해공항과 가깝다는 장점 외에는 관광지와도 멀고 찾아오는 길이 쉽지 않으니 저렴한 가격으로 유인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의 이름을 따서 <양화림>이라는 이름도 짓고 “이게 또 잘되면 나중에 게스트하우스 또 하는 거 아닌가 몰라” 너스레를 떨었다.

해당 구청에 <에어비앤비> 신고를 하려니, 해당 공무원께서 처음 등록하는 사례라 절차를 확인하고 전화를 주신다고 했다. “블루오션이라 생각했더니 죽은 오션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뚜껑을 열어보면 알겠지!  (계속)

<양화림>에서 바라본 낙동강  (양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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