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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전(1)] 미군의 취약점을 공략하라

김형중 기자 승인 2023.09.04 01:34 | 최종 수정 2023.09.04 12:01 의견 0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은 2017년을 전후의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에 대해 ‘모자이크전(戰)’이라는 명칭을 제시했다. 모자이크전은 전쟁수행 방식의 효과와 적용, 다영역전투와의 관계에 대한 검토를 지속하는 가운데 개념적 발전을 이루어왔다.

우선 모자이크전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개념과 의의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91년 『사막의폭풍』 작전 이후 미국의 적대국가들은 미국의 전쟁방식을 체계적으로 지켜보며 미군의 장점을 상쇄하기 위한 방법과 전략, 체계를 개발해 미군의 취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전통적인 전쟁방식에 타격을 줄 '시스템전(systems warfare)'을 신중하게 설계해왔다. 이는 전투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물리적 접근과 기동 능력을 무력화하는 것이 목표다.

◆취약점 식별을 통한 시스템 대결

미국의 국방전략서 저자 중 한 명인 엘브릿지 콜비(Elbridge A. Colby)는 “중국이 전략적 수준의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이를 사용하려고 하며 이는 미국 작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비효율적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국제관계 전문가 테일러 프라벨(M. Taylor Fravel)은 “1990년대 후반 미국에 대한 중국의 집중적인 연구는 미국을 따라 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미국의 취약점을 식별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콜비가 지적한 대로 중국의 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은 단지 통합 방공 체계가 아니라 시스템으로서의 미군 전력을 겨냥해 패배시키는 더 큰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다.

랜드연구소 분석가인 제프리 잉스트롬(Jeffrey Engstrom)은 이 전략을 ‘시스템 대결’(system confrontation)이라 명명하고, 이러한 전승이론을 시스템 파괴전(system destruction warfare)이라고 부른다. 제프리 잉스트롬은 전투 작전에서 중국군 기획자가 특히 적의 작전 시스템을 마비시키려고 시도할 때 물리적 또는 비물리적 공격을 통해 적의 정보, 고가치자산, 작전, 국면 전환 속도라는 네 가지 유형의 목표물을 공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러한 평가는 미해군이 2010년대 초에 제시한 해·공군이 가담하는 공해전투(AirSea Battle) 전략의 매우 공세적인 내용을 떠올리면 매우 의아한 것이다. 지난 10여 년 사이 중국의 군사력은 소극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미국의 군사력을 체계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CSBA, 미군이 우위를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

비영리 민간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미국은 점점 더 중국군과의 장기적인 경쟁에 참여하고 있고 미국의 국방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연방에 비해 미군이 기술적으로나 작전상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략적 이점을 되찾기 위해 미 국방부는 새로운 방어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력을 재구성하고 미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작전 개념을 통해 공중, 육지, 바다, 우주 및 사이버 공간 영역 간의 더 나은 통합 활동을 구상하는 한편, 새로운 접근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국방부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연구 개발(R&D) 지출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략예산평가센터는 미군이 우위를 획득하고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스텔스 전투기, 정밀유도무기, 장거리통신 네트워크와 같은 기술적 우위가 잠재 적국으로 확산되었고, 냉전 이후 특히 90년대 후반 미국이 개입한 코소보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을 잠재적인 적국이 관찰하여 미군의 작전에 적응하게 되면서 미국의 우위는 미래에 협소하고 일시적인 것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략예산평가센터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도전은 지리적 불리함(geostrategic disadvantage), 즉 적대국이 누리고 있는 역내의 이점(“home field” advantage)이다.

중국은 대만, 러시아는 발트해 연안 국가(최근 침공한 우크라이나와는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같은 흑해연안 국가들) 등 잠재적 군사 목표에 근접해 있다. 이러한 근접성을 이용하여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력을 현지에 집중하여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영토 확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구해왔다. 이들은 군사 배치를 현지에 집중하고 감시체계를 구축해 미군과 동맹군을 감시하는 한편, 자국 영토 수백 km 밖에서 공격할 수 있는 정밀 무기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군사적 우위를 확립하고 미국과 연합군의 개입을 지연시키면 중국과 러시아는 급속한 침략과 점령 후, 국제 사회에 이를 기정사실로 제시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국가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추가적인 이득을 위해 이런 잠재된 위협을 악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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