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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작전(1)] 공해전투에 우주·사이버 영역을 포괄한 합동전

새로운 전장-당신의 머릿속, 그리고 민주주의
제1부: 새로운 전쟁의 양상_13편

김형중 기자 승인 2023.08.18 15:01 의견 0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은 미 육군이 새로운 전쟁 수행방식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다영역작전은 미지상군이 2010년대 중반 제안한 다영역전투(Multi-Domain Battle)를 발전시킨 개념으로 다영역작전을 개념화한 미군은 물론 나토(NATO)와 한국군에서도 발전시키고 있는 전쟁 수행방식이다.

◆ 미 육군에는 2018년부터 도입, 새로운 작전 개념

2018년 미 육군이 간행한 『The U.S. Army in Multi-Domain Operations 2028(TRADOC Pamphlet 525-3-1)』이라는 100쪽 분량의 책자는 다영역작전의 개념과 이런 개념이 나오게 된 경위를 잘 소개하고 있다.

이 책자 서두의 내용을 보면, 1991년 걸프전에서 펼쳐진 ‘사막의 폭풍 작전’에 이어 9.11 테러에 대응해 2001년부터 시작해 2014년에 종료된 ‘항구적 자유 작전’, 2003년의 ‘이라크 자유 작전’은 미국의 적대세력들이 미국의 군사력 운용에 대해 면밀한 연구를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대테러 전쟁인 ‘항구적 자유 작전’은 아프가니스탄, 사하라 일대, 카자흐스탄, 필리핀, 아프리카의 뿔, 조지아, 카리브해 및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실시됨에 따라 전략·작전·전술 수준의 기동, 미국의 군사력 투사와 전개, 주도권 확보, 합동·연합작전능력, 임무 지휘능력의 우위, 효과적인 합동 화력 운용 능력, 대규모 군사작전의 지속 능력, 작전지휘 시의 의사결정 등 미국의 전쟁 수행 방법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이 책자는 “인공지능, 초음속 무기, 머신러닝, 나노테크놀로지, 로보틱스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기술이 전쟁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해 전쟁의 성격까지 바꾸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군사적 활용 방안이 명확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경험한 현대전의 양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장을 혁신시킬 잠재력과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관총-전차-항공기의 통합’과 같이 단일 작전 영역에 있는 표적을 대상으로 ‘다양한 무기를 통합해 사용하는’ 공지합동전술의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 책자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들이 미군의 군사 교리 및 작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는 우주, 사이버, 공중, 해상, 지상, 전 영역에서 여러 평면에 걸쳐 대치하면서 미국과 교전하기 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다. 이로 인해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군사적 문제는 “미국이 수행하는 작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 영역에의 모든 면에 걸친 대치 상태에서 적을 패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인식의 출발점 - 중국의 A2AD 전략

사실 이러한 문제인식은 테러와의 전쟁이 한창이던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국은 미국의 잠재적 적대국들이 가까운 시기에 첨단 과학기술의 적용과 미국의 전쟁수행 방식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이 누려온 군사적 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 평가했다. 전략적 적대국가들이 미국의 군사력 투사와 전개, 주도권 확보, 군사력 운용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체계를 갖추게 되는 반면, 미국은 이들 국가를 억제하거나 격퇴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체계를 갖추지 못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특히 2000년경부터 서태평양에서 이른바 ‘A2AD(Anti-Access, Area Denial: 반접근 지역거부)’로 명명된 중국의 전략이 점차 구체화, 현실화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고조되었고, 미 해군과 지상군 모두가 대응책 마련에 나서게 됐다.

중국의 A2AD는 미국의 동맹을 포함한 미국의 합동군이 작전지역으로 진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상 적국에 대한 장거리 타격 및 대응능력과 작전지역 내에서 미국의 군사적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운용하는 단거리 타격 및 대응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10년대 초, 미 해군은 해·공군 합동 ‘공해전투(Air-Sea Battle) 전략’을 제시하였다.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항공모함전투단으로 대표되는 미 해군의 대규모 수상 전력이 주도해왔는데, 이 대규모 수상 전력이 중국의 A2AD 전력인 DF-21D 대함 탄도 미사일과 그 개량형인 DF-26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제시된 새로운 전략이다.

2010년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전략예산분석센터(CSBA)>가 작성한 『Air-Sea Battle A Point-of-Departure Operational Concept』에서 제안한 공해전투의 핵심은 다음의 6가지 국면별로 전개되는 매우 공세적인 개념이다.

① 미 공군은 중국군의 우주기반 해양감시체계를 무력화함으로써 중국군의 해상 표적 획득을 거부해 미 해군 전력의 작전의 자유를 유지한다.

②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미해군 수상함은 일본과 미공군의 전방전개기지를 보호한다.

③ 미 해군 잠수함과 함재기는 장거리 감시 정찰을 통해 중국군의 통합방공체계와 대공 감시 정찰 자산에 대한 정보 획득과 표적 타격을 통해 방공 능력을 약화해 미 공군의 작전을 가능하게 한다.

④ 미 공군은 장거리 능력을 이용해 미국과 동맹국 기지 및 시설에 대한 중국군의 장거리 해상 감시 체계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이용한 중국군의 대함 및 대지상 공격 능력을 감소시키고, 항공모함을 비롯한 미 해군의 기동 자유도를 증대한다.

⑤ 미 해군 함재 전투기는 중국군의 공중 기반 유·무인 감시 체계와 전투기를 격퇴해, 미 공군 지원기와 공중 급유기의 전개 공간을 확보한다.

⑥ 미 공군은 스텔스기를 이용한 공격기뢰 부설을 통해 해군의 대잠작전을 지원하는 한편, 폭격기와 비 스텔스기가 지속적인 공격으로 해군함정의 작전을 지원하고 원거리 봉쇄 작전을 수행한다.

이후 공해전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배적인 지리적 영역을 고려, 우주·사이버 영역과 공중과 해상을 포괄하는 현대적인 합동전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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