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대안영화제인 제24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네마프2024)이 8월 1~7일 KT&G상상마당 시네마/ 스위트관, 서울아트시네마,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 미디어홀, 별관 아웃하우스 등에서 개최된다.
네마프2024는 대안영화,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안영상예술축제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안영화제로, 올해 30여개국 87편이 상영, 멀티스크리닝 전시된다.
올해 네마프2024의 주제는 ‘박제된 데이터, 떠도는 기억’으로 다양한 상영/전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2024년 올해의 주제- ‘박제된 데이터, 떠도는 기억’
오픈AI 챗GPT 등 인공지능이 생성해내는 텍스트, 이미지, 무빙이미지 등이 인간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사유체계도 뒤흔들고 있다. 어떤 이미지가 데이터로 박제되고 어떤 이미지가 방황하고 떠돌며 부유하는 기억-이미지로 컴퓨터, 가상공간, 인터넷공간 등을 유령처럼 배회할까.
올해 네마프는 ‘박제된 데이터, 떠도는 기억’을 주제로 인공지능의 디지털로 빅데이터화되는 시대에 대해 관객과 함께 고찰하고자 한다.
◆개막작- <누구세요>, <미얀마 아나토미>, <레너드 기억법 예제> 단편 3편
네마프2024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으로는 올해의 네마프 주제인 ‘박제된 데이터, 떠도는 기억’을 상징적이면서 독창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단편 3편- <누구세요>, <미얀마 아나토미>, <레너드 기억법 예제>-이 선정됐다.
개막작 상영작 첫번째 <누구세요?>는 캐나다로 국제입양된 키무라 별 르무안(byol kimura-lemoine) 작가의 작품으로, 입양 부모에게 제공된 한국 입양인들 입양 사진 100장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 사진들은 입양아들이 20여년이 지나 한국의 친부모를 찾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 우리가 어떤 기록을 남겨야하는가를 남겨진 어린 시절의 사진 한 장으로 사유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되어 개막작에 선정되었다.
개막작 두번째 작품 <미얀마 아나토미>는 방콕 작가인 프라팟 지와랑산(Prapat JIWARANGSAN)의 작품으로 미얀마의 과거를 세 개의 장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제국주의 열강의 시기 미얀마에 드리웠던 영국 제국주의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는 이미지, 반복되는 악순환을 양곤 순환선 열차에 비유하여 미얀마 역사를 꼬집고 있는 이미지, 부조리에 절망한 미얀마의 프로파간다 박물관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의견을 피력한다.
마지막 오용석 작가의 <레너드 기억법 예제>는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아르코 공공예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재울 지역의 <데이터로 재환원하는 일상실천미술관>의 커미션 작품이다. 작가는 한국의 주택은 왜 70%이상 아파트가 되었나?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지역이 갖고 있는 지역주민의 다양한 경험과 누적된 역사가 도시재개발로 인해 한순간 눈앞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주목한다.
◆주제전: 떠도는 기억, 그 너머의 흔적, 한국입양 70년
2024년은 한국 해외입양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의 해외입양은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 이후 시작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의 논의에서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역사임에도 해외입양에 관한 진실은 많이 가려져 있다. ‘떠도는 기억, 그 너머의 흔적’에 대해 올해 네마프 주제전으로 다루며 입양당사자이자 경험자로 작품을 만든 만든 제인 진 카이젠을 비롯해 에미상을 수상했던 디앤 볼쉐이 림, 키무라 별 르무안, 말레나 최 작가의 작품 9편이 소개된다.
<차정희를 찾아서>
디앤 볼쉐이 림(Deann Borshay LIEM) / 2010/ 62분/ Personal Documentary
여권에는 차정희라고 적혀 있었다. 그녀의 이름과 달랐다. 1966년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는 새로운 미국 가족에게 자신의 진짜 신분을 비밀로 해야했다. 왜 그녀의 신분은 바뀌었을까? 그리고 진짜 차정희는 누구였을까? 기억의 상실,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국제 입양의 윤리성, 거짓된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여자, 고아, 그리고 호랑이>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2010/ 72분/ Narrative experimental documentary
20대와 30대의 다국적 입양아들과 한국 디아스포라(diaspora) 여성들을 따라가며, 억압된 기억이 어떻게 부딪히고, 여성과 아이들의 몸과 삶에 가해진 고통과 폭력의 역사를 침묵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서사를 불안정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작가전- 엘리 허경란: 유토피아 정원
올해 네마프에서는 런던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엘리 허경란의 작품을 작가전에서 만날 수 있다.
엘리 허경란은 예술이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 사이의 긴장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반응을 어떻게 전복할수 있는지, 사회적 관습에 의해 종종 외면받는 생태적 갈등을 어떻게 조명할 수 있는지 등을 비디오아트 작품으로 탐색한다.
비디오는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상황을 마주하며 시간, 기억, 동시성을 개인 혹은 사회 시스템의 다양성을 근거로써 세계(환경)와의 관계를 맺는 모든 순간을 교환하며 어떤 접속을 시도한다. 엘리 허경란은 이러한 비디오의 기록자이자 관찰자로서 자연과 인간이 맺는 유기적인 세계의 이야기를 제시한다. 작가는 ‘정원’이라는 장소에서 인간과 식물 사이의 특수한 관계들에 대해서 탐색한다.
◆국가교류전-일본 대안영상예술 특별전
네마프는 매년 한 국가의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등을 특별전 형식으로 초청하여 소개해오고 있다.
스페인, 인도네시아,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특별전 등을 개최해왔으며, 올해는 우리에게 가까우면서도 국내에서는 잘 접하지 않았던 일본의 비디오예술 작품들을 모아 특별전으로 소개한다.
야마모트 루리코, 나카지마 코, 스즈키 노노호 작가 등의 실험적인 애니메이션, 비디오아트 등과 한일교류전 작품 등 15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경쟁부문 본선작 44편 관객과 만나다.
영화+예술+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네마프는 작품 공모를 통해 경쟁부문 본선작 44편을 선정하였다. 한국 부문 19편, 글로컬 부문 14편, 장편 부문 5편, 뉴미디어 부문 6편의 작품이 일반 관객들과 만난다.
동시대 미디어 영상예술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안영화, 파운드 푸티지 필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다채로운 형식의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한편, 대안영상예술을 사랑하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했다.
디앤 볼쉐이 림 작가 마스터 클래스, 한-일교류전: 네마프포커스, 대안영상예술이론학교, 뉴미디어부문 라운드테이블, 작품별 GV 프로그램 등이 네마프 행사기간 다채롭게 펼쳐지며, 행사 및 작품 상영시간표는 네마프 홈페이지(www.nemaf.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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